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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도시를 걷다, 데이터로 만난 기후위기
수원시 기후위기 적응 시민 모니터링단 첫 현장 활동기
2026-07-02 11:19:05최종 업데이트 : 2026-07-02 11:18:57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기후위기 시민모니터단 모집 안내문

수원시정연구원이 지난 6월 기후위기 적응 시민모니터링단을 공개 모집했다


"폭염, 적응이 되십니까?"

 

수원시정연구원이 운영하는 '기후위기 적응 시민 모니터링단' 모집 포스터 속 이 문구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지금 우리 도시가 마주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묵직한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기후위기 적응 시민 모니터링단은 시민이 직접 폭염 대응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지난 6월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모니터링단은 6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활동하며,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 개선 과정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활동은 지정된 장소의 온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기록·제출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원의 폭염 대응 정책 효과를 분석하고 개선 의견까지 제안한다. 시민이 정책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 검증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측정시 대조구(땡볕)는 꼭 측정해야한다

그늘막 그늘, 가로수 그늘, 공원 그늘 100m 이내 측정. 대조구로 땡볕은 꼭 측정해야 한다.

 

이번 모니터링은 네 가지 공간의 열환경 차이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측정 대상은 △횡단보도 주변 그늘막 아래 △도로변 가로수 그늘 아래 △공원 내 도시숲 △차광시설이 전혀 없는 땡볕 구간이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들이 실제로 얼마나 다른 열환경을 만드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본격적인 현장 활동에 앞서 총 3차례의 교육도 진행된다. 첫 교육은 지난 6월 30일 더함파크 4층 다산실에서 열렸고, 이후 7월 14일과 8월 4일 추가 교육이 예정돼 있다. 첫 워크숍에서는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건강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문제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 방식을 '감축'과 '적응'으로 나누어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감축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 자체를 완화하는 것이고, 적응은 이미 변화한 기후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다. 평소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하면 탄소중립이나 에너지 절약만 떠올렸는데, 폭염처럼 이미 현실이 된 문제에 대응하는 적응 정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수원이 운영 중인 그늘막, 가로수, 도시숲이 실제로 얼마나 폭염을 완화하는지를 시민이 직접 측정하고 검증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내가 기록하는 작은 데이터 하나가 향후 도시 정책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껴졌다.


온도 측정하는 방법 설명

지급받은 소형 온·습도 센서로 온도 측정하는 방법

온도 측정 센서와 함께 연동 앱의 아이디를 부여받았다

온·습도 측정 센서와 함께 연동 앱의 아이디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7월 1일, 청명역 인근에서 첫 현장 모니터링이 시작됐다. 지급받은 소형 온·습도 센서를 이동 시에는 가방 바깥쪽에 부착하고, 모바일 앱과 연동한 뒤 손을 앞으로 뻗어 가슴 높이에서 측정했다. 이후 기온과 습도,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현장 사진까지 업로드해야 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고 긴장됐다. 앱 사용도 익숙하지 않아 몇 번씩 확인하며 진행했지만, 하나씩 직접 해보며 점차 요령이 생겼다.

이번 활동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도시숲, 가로수길, 그늘막, 땡볕 구간을 최대한 비슷한 시간대와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는 일이었다. 같은 지역에서 측정해야 환경 차이에 따른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단순히 이동하며 측정하는 것보다 조건을 맞추는 과정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도시숲 공원 온도 측정

청명역 인근 도시숲 공원 그늘에서 온도를 측정했다

땡볕의 온도 측정

같은 공원내에서도 그늘이 없는 땡볕은 2도 가까이 높은 것으로 측정되었고 체감온도는 3도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측정을 진행하면서 놀라운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청명역 인근이라도 햇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곳은 몇 분만 서 있어도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였다. 반면 가로수 아래로 이동하자 열기가 한결 덜했고, 도시숲 안으로 들어가자 공기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조금 시원하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몸으로 확실히 체감될 만큼 차이가 컸다. 측정 결과 역시 체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땡볕 구간은 가장 높은 온도와 체감온도를 기록했고, 도시숲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도시숲은 기온 뿐 아니라 체감온도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왜 도시 녹지가 폭염 대응에 중요한지 숫자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데이터가 단순한 숫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와 공원이 누군가에게는 폭염 취약지역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잘 조성된 그늘과 녹지는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중요한 도시 인프라가 될 수 있다.


7월1일 첫날 진행한 기후 모니터링 활동

7월 1일 기후 위기 모니터단 첫 활동으로 진행한 측정치들 


이번 첫 활동을 통해 폭염 문제를 뉴스나 통계 속 이야기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도시의 현실로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시민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 개선에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남은 활동에서는 더 많은 지역을 측정하며 수원의 폭염 취약지역과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다. 작은 데이터 하나하나가 모여 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폭염은 더 이상 계절적 불편함이 아니다. 도시가 함께 대응해야 할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며, 그 변화를 기록하는 시민의 손끝에서 더 나은 미래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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