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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부동산 매매 계약서와 시험 답안지 엿보기
수원광교박물관 <고문서로 만나는 조선의 일상> 테마전
2026-07-06 10:46:25최종 업데이트 : 2026-07-06 10:46:21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조선 시대 고문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 시대 고문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다.


수원광교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특별한 문화 여행지 분위기가 난다. 위치부터 남다르다. 최첨단 도시로 성장한 광교신도시 한가운데 자리하면서도, 주변은 자연환경이 풍성하고 아름답다. 박물관은 광교산 자락에 편안하게 앉아 있고, 발목에는 맑은 물이 넘치는 원천리천이 흐른다.

조금 걸음을 옮기면 광교호수공원의 푸른 풍경도 만난다. 박물관 근처에는 세종의 장인이자 영의정을 지낸 심온 선생 묘와 조선 태종의 8번째 아들인 혜령군과 부인 합장묘가 있다. 그리고 광교 신도시 개발 당시 발굴된 청동기 및 삼국시대 유적들이 수없이 말을 건다. 

이런 풍경 덕분일까. 수원광교박물관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금 열리고 있는 수원광교박물관 테마전 <고문서로 만나는 조선의 일상>도 조선 시대 풍경인데 오늘날 우리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지와 합격증을 통해 관리 임용 제도를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지와 합격증을 통해 관리 임용 제도를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조선 시대 사람들도 오늘날과 다르지 않게 시험을 치렀다고 알린다. 이집두 시권(1792년)은 당시 과거시험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물이다. 정조가 직접 답안을 살펴 우수한 답안에 비평과 포상을 내렸는데, 모두 17명이 선정됐으며 이집두는 그중 차상의 성적을 받았다. 시권에는 시험 제목과 성적 등급은 물론,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할봉, 시험지 관리 번호 등 시험 운영 방식이 상세하게 남아 있다. 이로 보아 조선 시대에도 공정한 시험 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생활상을 알려 주는 호적 대장 등 자료.

조선 시대 생활상을 알려 주는 호적 대장 등 자료.


그때도 시험에 합격하면 합격증을 받았다. 홍패는 문·무는 홍패, 생원·진사시는 백패를 내렸다. 두 문서 모두 국왕이 내리는 교지 형식으로 작성했다. 시험합격은 관리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었다. 관직에 임명될 때도 역시 국왕이 교지 형식의 임명장을 발급했다. 오늘날 5급 이상 국가공무원에게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이 수여되는 것처럼, 국가가 공식 문서를 통해 합격과 임명을 증명하는 제도다.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공직에 오르는 절차와 의미가 큰 틀에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722년 작성된 과부 홍씨 밭 매매계약서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데 이 한 장의 문서가 조선 사람들의 부동산 거래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밭을 사서 경작했다. 그러나 남편을 잃은 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밭을 처분해야 했다. 이런 사연과 밭주인, 증인, 대서인의 수결이 있다. 

조선 시대 관청 간 공문서서도 당시 사회의 질서를 엿볼 수 있다. 상급 기관에 보내는 첩정·서목은 반듯한 글씨로 썼다. 반면 동급이나 하급 기관에 보내는 관은 자유로운 필체를 사용했다. 즉 조선 시대에는 관청의 높낮이에 따라 공문서 서식을 달리했다. 

조선 시대 혼서 등의 문서로 혼례 절차를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혼서 등의 문서로 혼례 절차를 알 수 있다.
 

이명종 학예연구사(수원광교박물관)는 "오늘날 다양한 문서가 우리의 일상을 증명하고 사회를 움직이듯, 조선 시대에도 문서는 개인의 삶은 물론 행정과 정치, 경제 활동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라며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 고문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조선 시대 문서와 오늘날의 문서를 나란히 배치해 비교해보도록 했다. 두 시대의 문서를 비교하며 관람하면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일상이 한층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서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사회를 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 고문서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부동산 매매 계약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조선 시대 문서와 나란히 배치해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시대가 달라도 문서가 수행하는 역할과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해하게 된다. 

전시장 입구에 안내지를 들고 관람하며 도장도 찍어 보고, 직접 나만의 문서 작성도 해 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안내지를 들고 관람하며 도장도 찍어 보고, 직접 나만의 문서 작성도 해 볼 수 있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고문서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을 오늘로 이어주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곁에 넘쳐나는 수많은 문서 역시 언젠가는 오늘을 증언하는 기록이 된다. 결국 문서는 시대를 넘어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소중한 기억의 그릇이다. 

박물관을 나서는 순간, 마음속에 작은 반성문 하나가 써졌다. 평소에 계약서나 각종 증명서 같은 문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대충 훑어보곤 했다. 앞으로는 어떤 문서든 꼼꼼히 읽고 그 의미를 살피는 습관을 지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습관이 선택과 권리 책임 등 내 삶을 지키는 길임을 깨닫는다.

수원광교박물관 2026년 테마전 <고문서로 만나는 조선의 일상>
○ 전시장소: 수원광교박물관 2층 사운실(영통구 광교로 182)
○ 전시기간: 2026. 6. 26.(목) ~ 2027. 5. 30.(일)
○ 운영시간: 09:00 ~ 18:00(입장 17:00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 주요유물 : 관습조사보고서, 이집두 시권, 김찬 홍패, 조선중기 명가 간찰첩 등
○ 관람료 : 어린이 무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감면대상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
○ 전시내용: 수원광교박물관 소장 고문서 등을 활용하여 조선 시대 생활상을 살펴보고, 동시에 현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문서들과의 비교를 통해 관람객들이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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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부동산매매계약서, 혼서, 과거, 교지, 광교박물관,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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