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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에 핀 꽃 이야기
국립농업박물관 소장품전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연계 강연 '우리 문화유산 속에서 꽃을 찾다' 열려
2026-07-13 17:49:18최종 업데이트 : 2026-07-13 15:21:51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고려청자에 담긴 꽃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고려청자에 담긴 꽃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7월 10일 국립농업박물관 대회의실에서는 2026 국립농업박물관 소장품전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연계 강연 '우리 문화유산 속에서 꽃을 찾다'가 열렸다. 이번 강연은 동국대학교 장경희 강사가 맡아 기획 전시 유물 속에 담긴 꽃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꽃을 바라본 선조들의 미의식을 다양한 관점으로 소개했다. 이번 강연은 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으로 6월 12일(금)에는 민화 전문가인 정병모 한국 민화학교 교장이 '회화'를 주제로 강연한 이후 두 번째 연계 프로그램이다. 

  강의는 도자 유물 꽃무늬에 담긴 상징성과 아름다움을 풀어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백자 청화 칠보문 접시를 소개하며, "국화는 장수와 절개를 상징한다"라고 말하며, 분청사기 인화문 접시와 발에 새겨진 꽃무늬는 "자연이 지닌 아름다움을 생활 속에 담아내려는 옛사람들의 미적 감각과 정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백자 청화 괴석 화조문 항아리를 통해서는 문양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짚었다.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고결한 품격과 절개를 상징하며, 소나무와 복숭아는 장수와 영원한 생명력을 뜻한다."라고 해석했다.

선비들 방안 가구에 꽃 그림은 선비가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와 인품을 상징한다.

선비들 방안 가구에 꽃 그림은 선비가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와 인품을 상징한다.


  옛사람들은 도자기에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계절의 아름다움, 그리고 오래 살고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염원을 새겨 넣었다. 늘 곁에 두고 사용하는 그릇 속에 자연의 영원성과 길상의 의미를 함께 담아내고자 했던 선조들의 삶의 철학과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조선백자의 특징을 비교하며 우리 도자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도 했는데, 고려청자의 뛰어난 예술성과 세계적 가치를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9세기에 청자를 제작한 나라는 고려와 중국뿐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본격적으로 청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임진왜란 이후의 일이다."라며, "고려청자의 가장 큰 매력은 옥빛을 머금은 신비로운 비색에 있다. 중국 청자가 맑고 푸른 하늘빛을 띤다면, 고려청자는 은은하면서도 깊이 있는 비췻빛으로 세계 도자 역사에서도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인정받는다."라고 덧붙였다.

늘 사용하는 다식판에도 꽃을 그려 실용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예 문화를 꽃피웠다.

늘 사용하는 다식판에도 꽃을 그려 실용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예 문화를 꽃피웠다.


  또한 "분청사기는 자유롭고 소박한 멋으로 서민적인 미감을 담아냈고, 조선백자는 절제와 단아함 속에서 유교적 정신과 품격을 표현했다."라고 말하며 우리 도자 문화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설명했다. 

  공예품에도 꽃과 나무를 소재로 한 문양이 풍성하게 등장했다. 조선 시대 필통을 소개하며, 그 표면을 장식한 매화와 소나무, 대나무 문양에 담긴 의미를 하나씩 풀어 설명했다. 이들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선비가 평생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와 인품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다식판과 찬합, 일주반, 화형반, 상보, 수저집 등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 공예품이지만, 선조들은 이를 결코 소홀히 만들지 않았다. 실용성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꽃의 형상을 우아하고 단아하게 담아내 생활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선조들은 늘 사용하는 물건에도 미적 감각과 정성을 담아 실용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예 문화를 꽃피웠다. 작은 생활용품 하나에도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품격 있는 삶을 추구했던 우리 문화의 미의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병풍에 책을 그려 넣으며 학문에 대한 열망과 출세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

병풍에 책을 그려 넣으며 학문에 대한 열망과 출세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


  강연 마지막 꼭지는 회화와 책 속에서 꽃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조선 시대 책거리 병풍을 소개하며, 그림 속에 담긴 선조들의 삶과 바람을 흥미롭게 들려주었다. "병풍은 크다. 그렇다면 집도 커야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그때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잘 살았다. 그때 병풍이 유행했다."라며 "예전에는 책이 매우 귀한 물건이어서 원하는 만큼 갖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병풍에 책을 그려 넣으며 학문에 대한 열망과 출세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책장 가득 꽂힌 책과 문방구, 그 사이를 수놓은 꽃과 장식품은 단순한 정물화가 아니라 지식에 대한 존중과 풍요로운 삶을 향한 염원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조충도, 조충묘도, 인두화조도 등 다양한 회화를 소개하며, 그림 속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소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꽃과 새, 곤충, 동물은 모두 장수와 복, 풍요, 화목, 절개와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선조들이 바랐던 삶의 가치와 소망을 담아낸 매개체라는 것이다. 선조들은 꽃을 통해 계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소망을 그려냈다.

강연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 전시 유물 속에 담긴 꽃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꽃을 바라본 선조들의 미의식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강연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 전시 유물 속에 담긴 꽃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꽃을 바라본 선조들의 미의식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결국 우리 문화유산 속 꽃은 아름다움을 꾸미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피워낸 상징이었다. 꽃잎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망, 품격 있는 삶을 꿈꾸는 철학이 담겼다. 그것은 공동체가 함께 품었던 가치와 세계관이었다. 

  전시 관람에 이어 연계 강연에 참석했다. 김춘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처럼, 강연을 듣고 나니 전시장 유물이 자세히 보이고, 하나하나에 담긴 상징과 의미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선조들의 꽃문양은 장식을 넘어 상징성을 공유하는 시각적 언어였다. 그 언어가 수백 년의 시간이 흘러와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아름다움에 담긴 마음과 정신이 꽃으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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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박물관, , 유물, 연계 강의, 문화유산,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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