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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울림과 여유... '유희삼매(遊戲三昧)'展, 7월 26일까지
북수원도서관 갤러리에 펼쳐진 붓글씨와 그림의 조화
2026-07-16 16:09:45최종 업데이트 : 2026-07-16 16:09: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호
북수원도서관 갤러리, '묵진회, 유 ‧ 희 ‧ 삼 ‧ 매 서예 전시 전' 전경

북수원도서관 갤러리, '유희삼매 전' 전경


무더위와 장마가 오갔던 지난 14일(화) 북수원도서관 갤러리를 찾았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니 시원한 여름 쉼터가 펼쳐진다. 묵직한 시·서·화 서예작품들이 변덕스러운 날씨와 대조를 이룬다.  
 
갤러리 안내판에 적힌 '遊·戲·三·昧(유희삼매) 展' 글씨에 눈길이 멈춘다. '부처의 경지에서 이르며,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아니함'이라는 뜻이다. '遊(놀 유), 戲(놀 희)' 한자는 해탈이나 깨달음의 경지에서 걸림없이 머무는 상태에 가까운 표현이다. 
 
작품을 전시한 묵진회는 50세 이상의 수원시민 25명으로 구성된 작가 단체다. 이들은 주민자치회 박람회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어 수원시문인화, 경기서예대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 출품하며, 입선 및 특선 수상 실적을 거두고 초대작가로 외국 전시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시를 주관한 양정 윤승열 회장은 서예연구실을 35년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서예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서예대전에 출품하고 다양한 대회의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국 서예협회 이사로 미국, 독일, 중국 등의 행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는 한글 흘림체 <박목월 시, 나그네>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된 작품은 한글 정자와 한글 흘림체, 한문 정자와 한문 흘림체의 서예와 아름다운 그림과 글씨가 함께 한 '시 ·서·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깊은 뜻과 명언,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서예의 정자는 획이 또렷하고 글자 틀이 안정적이며, 궁체 정자와 정자체는 지나친 꾸밈보다 가독성 및 균형 중심이다. 한글 흘림체는 획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흐름이 드러나는 형태며 궁체 흘림, 완전 흘림으로 구분된다. 한문 흘림체는 획의 연결과 운필 흐름이 강조되는 형태다. '시·서·화'는 일반적으로 글씨와 그림이 함께 그린 작품으로 서예 작품과 달리 회화적 요소가 포함된다.
 
전시에는 한글 궁체 정자와 정자체(6점), 한글 흘림체(5점), 한문 정자체(4점), 한문 흐림체(5점), 시·서·화(4점) 등 총 24점으로 구성되었다. 
 
한글 정사체 서예

한글 정사체, 지송 이진희(왼쪽) 및 청우 정순모의 작품


먼저 한글 정사체 작품은 △청우 정순모 <김소월 시 봄비> △아원 유일현 <법정 스님 말씀> △지담 차희정 <고시조> △서원권성주 <김동환 시, 산 넘어 남쪽> △지송 이진희<아인슈타인 말, 모든 사람은 천재다> △운석 황금채 <목은 이색시> 등 여섯 작품으로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 우수성이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양정 윤승렬, 박목월 시, 화선지, 먹, 35✕70cm(우)

양정 윤승렬이 '박목월 시' (왼쪽)


△양정 윤승열 묵진회 회장의 <박목월 시, 나그네> 작품운 흘림체가 돋보인다. '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 삼백리 / 술 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작가는 한글 서예 붓글씨 흘림체로, 유명한 시와 글씨가 어울리는 아름다운 작품, 한글이 부드럽게 흐른다.

한글 정사체, 희연 황연순 <설성희 시, 종이배> 외쪽

희연 황연순(왼쪽) 및 청목 배은경의 작품


이어서 △여울 최복순 <박종화 시> △희연 황연순 <종이배> △백현 김윤자<성경구> △청목 배은경 <금란> 등의 작품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드높인다. △피득 홍성호 <강녕> △경산 이승호 <수처작주 입처개진> △의림 김창영 <덕불고 필유린> 작품은 한문 정자체로, 깊은 뜻을 담은 무게감이 돋보인다. 

한문 흘림체 서예

한문 흘림체 

 
△운곡 최해숙 <무진장> △무산 심상원 <달 아래 꽃이 춤춘다> △율전 차영구 <명구> △시우 김지연 <이양연 시> △서정 한승연 <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등의 작품은 글씨를 몰라도 바라보면 힘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들은 서예하면 매우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간단하게 서예는 점과 획으로 구성된 문자의 형태와 그 의미를 붓과 먹으로 전하는 예술이다. 특히 흘림체는 그림에서의 추상화와 같다.

시와 서예, 그림이 어울리는 시·서·화

시와 서예, 그림이 어울리는 시·서·화


시와 서예, 그림이 어우러진 시·서·화는 △운정 안경순<맑은 기운> △운초 박순천<세상의 티끌을 씼어낸다> △송담 김정금 <맑은 향기> △청목 배은경<금란> 등 네 작품이다. 글의 의미, 글씨의 필력, 그림의 형상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르라 볼 수 있다. 글씨·그림·동시가 결합한 작품처럼 문자와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도 이어진다. 그림과 서예의 경계가 흐려지며, 관람객은 서예를 감상하는 동시에 한 편의 짧은 동시를 읽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눈에 든 서원 권현주 한글 정자체 <김동환 시>, 한문 정자체 경산 이승호<수처작주입처개진>, 시·서·화 윤정 안경숙 한글흘림체와 매화 그림 <맑은 기운>, 한글, 한문, 시·서·화 세 작품이 어울려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세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구간으로 솔솔 재미있다.
 
그림은 더 칠해 두껍게 그릴 수 있으나, 서예는 단 한 번의 붓질로 머뭇거림 없이 써야 한다. 쓴 글자를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글씨에는 글 쓰는 이의 마음과 인품이 담겨있다. 서예 작품을 감상할 때 기본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장법에 따라 단조로운 글씨와 변화가 많은 글씨 여백도 살펴야 한다. 따라서 서예는 인격을 수양하고 인품을 갈고 닦는 예술이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서예를 배우고 있는 정자동의 박 씨는 "육십이 넘어 서예 글씨를 배우고 있는데, 연습할 때 그윽한 묵향이 온통 방안에 스며든다. 먹을 듬뿍 찍어 그저 붓 가는 데로 하얀 화선지 위에 예쁜 글을 그려본다. 잡념은 없어지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온다."라고 말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도 작품 속에서 색다른 힘찬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율천동에 온 윤 씨는 "한약방을 수원에서 운영하는데, 한약과 서예는 교감이 있다."라며, "흘림체 한글과 한자에서 주는 힘과 멋, 명사들의 말씀이 마음에 닿았다."라며, 나이 든 어르신들은 서예 작품을 보면 깊은 뜻이 작품 안에 있어, 마음이 차분해진다."라고 감상문을 설명한다.

전시장 입구에서 보면 단순한 서예 전시 같지만, 작품을 하나하나 감상하면, 한글과 한문, 그림, 정자체와 흘림체, 동요와 명언 등 깊은 뜻이 작품 안에 있는 뜻깊은 작품이다. 일 년에 한두 번 볼 수 있는 전시로, 시원한 여름 쉼터에서 마음의 편안을 찾을 만하다.

서예 작품 전경

서예 작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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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전시, 북수원도서관 갤러리, 묵진회, 유희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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