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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펼쳐진 행복특강, ‘우리가 시로 말할 수 있는 것들’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에서 열린 황인찬 시인 초청 강의  
2026-07-16 13:18:23최종 업데이트 : 2026-07-16 13:18:19 작성자 : 시민기자   홍명후

열강하는 황인찬 시인 모습

열강하는 황인찬 시인 모습


지난 15일, 오후 2시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4층)에서 황인찬 시인의 '우리가 시로 말할 수 있는 것들' 행복특강이 열렸다. 무더운 7월임에도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이며 200여 석의 자리를 가득 메웠다. 별마당도서관 특유의 높은 층고와 시원한 개방감은 무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에게 최고의 피서처가 되었고, 쇼핑과 피서, 그리고 시 문학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까지 쌓는 일석이조의 시간이 되었다.

 

황인찬 시인은 1988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시집 '구관조 씻기기',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이 있으며,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내며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그는 시를 통해 타인과 깊이 공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인이다.
 

별마당 도서관 장식장과 행복특강 안내간판

별마당 도서관 장식장과 행복특강 안내간판

 

황 시인은 강의 서두에서 시는 '어려운 문학적 형식'이 아닌 '일상의 당연함을 의심해보는 태도'라고 정의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 속에는 사실 수많은 감정과 사건이 숨어 있다. 그는 "시란 그 틈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행위"라며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창한 단어를 나열하기보다 눈앞의 사물이나 바람의 냄새를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감정을 더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다면서 강의를 풀어나갔다.  

강의의 핵심 주제는 두 가지였다. 첫째, '시는 아주 작게 말을 거는 일'이다. 이는 명령이나 계몽이 아니라 "그냥 이런 마음이 들었다"는 낮은 목소리의 고백이다. 시가 너무 거창하면 독자는 방어적 거리를 두지만, 작게 말을 걸어올 때 비로소 마음의 빗장을 풀고 시를 내면으로 조용히 받아들이게 된다. 둘째, '시는 우리의 슬픔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많은 이들이 슬픔을 피하려 하지만, 시는 오히려 그 슬픔을 언어로 불러내어 이름을 붙여준다. 슬픔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내가 느끼는 쓸쓸함이 세상 모든 생명과 공유하는 감정임을 깨달을 때 진정한 위로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시민들

강의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시민들

 

강의 후반부에는 김소월의 '산유화(山有花)' 시와 박용래의 '물기 머금은 풍경 1·2' 시 두편을 소개했다. 특히 김소월의 '산유화'에 대해 시인은 핵심어인 '저만치'를 단순히 고독의 거리로만 보지 않고, 나와 상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적당한 거리'로 해석했다. 또한, 이 시에는 "자연의 순환적인 섭리와 개별적 생명의 고독을 긍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있도록 지켜보는 시인의 정중한 태도가 잘 나타난 작품이라는 것이다.

 

김소월, 산유화(山有花)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질의응답 시간에 65세의 한 시민이 시집준비 하면서 글쓰기 공부를 하는데 문학하기에 늦지 않았나요? 질문을 게시판에 올렸다. 황 시인은 "대단한 문학적 성취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격려했다. 오히려 매일 겪는 절망과 불안을 시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그 안에서 나만의 '시적 풍경'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객의 질의에 답변하는 황인찬 시인 모습

관객의 질의에 답변하는 황인찬 시인 모습

 

강의를 마친 후, 정자2동에서 온 30대 시민은 "시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된 뜻깊은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화서동의 40대 시민 역시 "어렵게만 생각했던 시와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이라며 만족해했다.

 

이처럼 이번 특강을 통해 우리가 발견한 것은 시가 일상의 불안과 소소한 감각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시인의 말처럼 오늘부터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슬픔, 그리고 사소한 기쁨을 기록하는 시 한 편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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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 행복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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