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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 옆 한옥 피서지, 수원전통문화관 ‘미지의 섬’
한옥과 현대 미술의 만남!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에서 즐기는 피서
2026-07-21 14:28:59최종 업데이트 : 2026-07-21 14:28:55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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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 근처에 자리한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뜨거운 여름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바깥 기온이 치솟는 한여름, 수원화성 행궁동 거리는 아스팔트 열기로 뜨겁다. 장안문 인근을 걷다 한옥의 단아한 지붕선이 이끄는 대로 수원전통문화관 안으로 들어섰다. 솟을대문을 지나 나지막한 담길을 따라가면 기획전시실인 '진수원(珍羞園)'이 모습을 드러낸다. 진수원은 귀한 재료로 차린 맛있는 음식을 뜻하는 진수성찬의 의미처럼,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손님에게 정성껏 대접하는 문화 공간이다. 나무 기둥과 창살이 정겨운 한옥 내부로 들어서면 시원한 공기와 함께 현대 미술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원문화재단이 진행하는 2026년 기획초대전 '미지와 조형'의 세 번째 전시! 김현수 작가의 <미지의 섬>이 열리는 현장이다. '미지(未知)'는 아직 알지 못하는 세계를 뜻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과 자연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찾아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스며드는 햇살과 작품이 만나는 순간, 한옥이 품은 여백 덕분에 전시 감상도 한층 느긋해진다. 바깥은 여름이다. 그리고 이곳도 여름이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작품들은 초록과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처음에는 여러 면과 도형이 겹쳐진 추상회화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 작품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천천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화면 속에서 익숙한 풍경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음의 모양〉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짙은 초록이 무성한 여름 숲을 떠올리게 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습기를 머금은 공기,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햇살의 온기까지! 분명 구체적인 풍경을 그린 그림은 아닌데도 어느 여름날의 기억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바라보았을 풍경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김현수 작가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자연의 순간들을 자신만의 색과 형태로 옮겨 놓는다. 그래서 작품을 보고 있으면 기억 속 어딘가를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캔버스 위 초록빛 잔상들은 오래전 지나온 여름의 한 장면을 조용히 꺼내 보여준다. 초록과 푸른빛으로 가득한 김현수 작가의 <미지의 섬>, 여름의 한 장면이 문득 떠오른다. 시원한 실내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가슴속 답답함을 씻어 주는 듯하다. 붓으로 겹겹이 쌓아 올린 색조의 깊이감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숲속 한가운데 섬에 홀로 서 있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온다. 전시장을 찾은 이들은 한옥 특유의 따뜻한 나뭇결과 현대적인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리라. 무더위를 피해 들어온 공간에서 만난 기대 이상의 예술적 휴식은, 여름철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어린 아이와 방문하더라도 작품 속에 숨은 자연의 모습을 보물찾기하듯 둘러보기 좋을 터! 1795년 봉수당 진찬연의 상차림을 재현한 전시, 정조의 효심과 조선 왕실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진수원을 나서는 길, 바로 옆 전통식생활체험관 상설전시실에도 잠시 들러보았다. 이곳에서는 <혜경궁 홍씨의 봉수당 진찬연> 전시를 통해 조선 왕실의 식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1795년,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해 수원화성 봉수당에서 큰 잔치를 열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당시 연회에 올랐던 궁중 상차림이 정교한 모형으로 재현돼 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다식과 한과, 떡 등 다양한 음식이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하나하나 모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탄이 나올 만큼 섬세했다. 화려함을 뽐내기보다 정성과 예를 다한 상차림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던 사실! 음식을 통해 정조의 효심과 조선 왕실의 생활 문화를 함께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나하나 살펴볼수록 놀라운 궁중 상차림! 음식보다 먼저 정성과 품격이 눈에 들어온다. 찬찬히 둘러보다 보니 음식보다도 상 위에 담긴 정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높낮이를 맞춰 올린 다과와 가지런히 놓인 그릇들은 한 끼 식사가 아닌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졌달까. 왕실의 연회가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음식의 종류만큼이나 그릇의 배치에도 일정한 질서가 숨어 있다. 색과 형태의 균형을 고려해 차려진 상차림에서 조선 왕실이 중요하게 여겼던 예법과 미적 감각을 엿보는 시간, 책 속 사진으로 보던 궁중 문화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이들과 함께 둘러본다면 "왜 이렇게 놓았을까?" 하는 질문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역사 이야기를 이어가기 좋겠다. 관람부터 체험의 즐거움까지, 계절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좋다. 전시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수원전통문화관 곳곳에서는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11일까지 진행되는 '단체 예절교육'에서는 인사법과 몸가짐, 생활 속 예절을 배울 수 있고, 개인 방문객을 위한 '예절 한 잔'도 마련돼 있다. 전시를 둘러본 뒤 한옥 공간에 앉아 전통 예절을 배우는 시간이라니! 요즘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경험이 아닐까 싶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4일까지 운영되는 '방학특강 홍재서당'에서는 한학과 예절, 전통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다. 공부라기보다 체험에 가까워 아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기 좋겠다. 8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수라간 맛보기 : 간식편'이 열린다. 계절 재료를 활용해 전통 간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전시를 보고, 한옥을 거닐고, 간식까지 만들어 본다면 하루 일정이 제법 알차게 채워질 듯하다. 참가 신청은 수원전통문화관 누리집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잔여석이 있을 경우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초록 여름 속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우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여운은 한옥 마당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한옥에서 보낸 여름 오후는 길었다. 전시 한 편을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초록빛 그림 앞에 발길이 머물고, 왕실의 상차림을 구경하고, 마당 풍경까지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훌쩍 지나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공간이 주는 분위기다. 바람이 스치는 처마 아래를 걷고, 나무 기둥 사이로 전시를 만나고, 잠시 걸음을 늦춰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화려하거나 북적이지 않아 더욱 좋았다. 마당 한편에서는 배롱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진분홍 꽃송이가 초록 잎 사이로 얼굴을 내민 모습이 꼭 여름이 보내는 인사처럼 느껴졌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현수 작가의 <미지의 섬>이 그려낸 여름의 잔상이 한옥 마당까지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수원전통문화관 이용 안내]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93 (장안동) ○ 전시 관람시간: 10:00 ~ 17:00 (진수원 및 상설전시실 동일)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 관람료: 무료 (현장 자율 관람) ○ 주차장 정보: 공영주차장(장안동공영주차장, 화홍문공영주차장 등) 이용 또는 대중교통 권장 ○ 대표 전화번호: 031-247-3762 ○ 누리집 정보: 수원문화재단 수원전통문화관(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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