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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둔 여름날에 독립과 동양 평화의 정신을 생각한다
경기도서관에서〈안중근, 평화를 쓰다〉전시 중
2026-08-03 13:15:23최종 업데이트 : 2026-08-03 13:15:2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도서관 4층 기후환경라운지에 <안중근, 평화를 쓰다> 코너가 있다.

도서관 4층 기후환경라운지에 <안중근, 평화를 쓰다> 코너가 있다

8월이 시작됐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는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아침부터 햇볕이 뜨겁다. 거리는 아스팔트 열기로 잠시 걷기도 힘들다. 이럴 때는 도서관도 피서지가 된다. 광교에 경기도서관이 더위도 식히며 마음까지 쉬어갈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시원한 공기가 반긴다. 통유리 너머로 푸른 숲이 펼쳐지고, 넓고 쾌적한 공간에는 책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화롭게 이어진다. 어린아이부터 학생, 직장인, 어르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장을 넘기며 더위를 잊고 있다.

  4층 기후환경 라운지에서 특별한 전시가 있다. 경기도박물관이 기획한 연계 전시 〈안중근, 평화를 쓰다〉 코너다.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였던 안중근 의사의 삶과 정신을 그의 글씨를 통해 만나는 자리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묵 전시를 여기 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다. 2026년 6월 12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안중근을 읽다'라는 코너에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도서 30여 권이 함께 비치돼 있다.

'안중근을 읽다'라는 코너에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도서 30여 권이 함께 비치돼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일본 제국주의 고위 관료 후손으로부터 환수해 공개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영인본과 '독립(獨立)' 영인본이 소개된다. 전시 코너는 단출하지만 전하는 감동은 묵직하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1910년 여순 감옥에서 남긴 작품이다. 이는 긴 탄식 끝에 먼저 일본을 조문한다는 뜻이다. 안중근이 일본 제국주의가 파국에 이를 것임을 선언한 글이다. 실제로 안중근은 법정에서 자신의 거사가 일본이나 일본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를 향한 것이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동양의 평화는 각국의 독립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상과 연결된다.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일본 제국주의는 결국 파멸로 향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독립(獨立)' 역시 여순 감옥에서 쓴 글씨다. 두 글자이지만 힘차면서도 절제된 붓질은 강한 의지와 신념이 담겨 있다. 
'영혼의 혼, 다시 조국으로'라는 동영상을 통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안중근의 일대기를 시청할 수 있다.

'영혼의 혼, 다시 조국으로'라는 동영상을 통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안중근의 일대기를 시청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책을 읽는 도서관에서 열리는 것처럼, 옆에는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도서 30여 권이 함께 비치돼 있다. '안중근을 읽다'라는 코너로 이곳에서 안중근의 삶과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안중근 의사 일대기 사진첩,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 안중근 신문 기록 등 안중근 관련 기록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광복회 경기도 지부가 제공하는 '영혼의 혼, 다시 조국으로'라는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역사학 강사 최태성의 14분 46초짜리 강의다. 조국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조국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간 안중근의 일대기를 시청할 수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주권마저 짓밟힌 암울한 시대에 청년 안중근은 자신의 안위보다 조국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 타국의 차가운 감옥에서 사형을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안중근 의사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열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의 숭고한 정신을 마주할 때 우리의 가슴은 여름날보다 더 뜨겁게 뛴다. 
AI 스튜디오. 도서관이 책을 읽고 정보를 찾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접 경험하는 미래형 학습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AI 스튜디오. 도서관이 책을 읽고 정보를 찾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접 경험하는 미래형 학습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묵 속 글귀를 담은 카드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들은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을 고르고 가져갈 수 있다. 전시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중근의 정신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기회가 된다. 손안에 카드를 쥐면서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안중근의 신념과 시대정신을 생각하게 된다. 
  인공지능[AI]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지하 1층의 AI 스튜디오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전담 매니저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나노바나나, 제미나이 3 프로, 소라 등 도구들을 고성능 장비와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다."라며 "AI가 어렵고 전문적인 기술로만 여기는데 막상 해보면 카톡보다 쉽다."라고 권한다. 

  이 밖에도 지하 1층에는 AI 독서토론실 등 AI로 공간 구성을 하고 있다. AI와 바둑을 두고, 로봇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경험도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일상에서 AI 기술을 체험하고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도서관이 책을 읽고 정보를 찾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접 경험하는 미래형 학습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도서관 내부에 나선형 구조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곳곳에 마련된 라운지는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 소설 속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가족이 함께 그림책을 읽는 모습도 눈에 띈다. 전시를 둘러본 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까지 다양한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이 여름 더위를 잊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도 초록 풍경이지만 창밖 경기 정원은 초록이 더 풍요롭다. 책을 읽다가 창가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안중근, 평화를 쓰다> 
◯ 전시 기간: 2026. 6. 12.~2027. 4. 30.
◯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주말 및 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무
◯ 장소: 경기도서관 4층 기후환경라운지
◯ 입장료: 무료
◯ 문의: 031-28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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