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를 필 순에 따라 열심히 쓰고 있는 아이들
지난 8월 1일 광교박물관에서 자연 속에서 사물을 관찰하며 한자를 배우는 어린이 주말 교육프로그램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번 교육은 '자연 속의 그림 모양 한자 공부하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산, 해, 달, 불 등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의 모양을 관찰한 뒤, 그 형태와 닮은 한자의 유래를 배우는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단순히 글자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자연을 연결해 이해하는 체험형 교육으로 구성돼 참가 어린이들의 흥미를 높였다. 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자연물을 관찰하고 한자를 써보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림처럼 보이던 글자가 한자로 이어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자 교육은 문해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국사를 이해하고 박물관 유물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광교박물관은 이러한 점에 주목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교육은 서예과 선생님을 초청해 진행했다.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한자 세 글자를 정해 직접 고르고, 한자를 써보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전래놀이와 연결해 재미있게 놀면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저학년 어린이 24명씩 조를 나누어 진행했으며, 아이들에게 한자를 무조건 외우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사
선생님들은 한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림으로 보여주고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배우고, 만들기도 하고, 전래놀이도 하면서 한자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서예 활동도 아이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먹물을 사용하는 대신 물로 쓰면 색깔이 나타나는 붓글씨 도구를 활용했다. 비석 치기 전래놀이를 통해 배운 내용을 다시 공부하고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제 한자를 배우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한자가 왜 만들어졌는지, 연관 있는 단어와 사자성어까지 배운 뒤 연필로 써보고 붓으로도 직접 써보았다.
교육은 '퍼즐 맞추기', '오늘의 한자 배우기', '물로 쓰는 붓글씨', '한자와 만나는 전래놀이 복습'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퍼즐 맞추기를 했다. 어떤 한자와 관련이 있는지 퍼즐 조각을 연결하며 그림 속 내용을 알아맞히는 활동이다.
그림을 보며 광교의 야경에 있는 불빛을 살펴보고 '빛 광(光)' 자를 배웠다. 또 광교산의 경치를 보며 광교라는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알아봤다.

비석 치기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아이
광교(光敎)는 '빛 광', '가르칠 교'라는 뜻이다. 원래 광교산은 광옥산, 광악산 등으로 불렸지만, 태조 왕건이 산 중턱에서 쉬다가 정상에서 빛이 나는 모습을 보고 밝아서 눈을 뜰 수 없었다고 해 '밝은 가르침'이라는 뜻의 광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를 배웠다. 빛 광(光)은 불 화(火)와 사람 인(人)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로 어둠을 밝힌다는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멍멍이가 공을 물고 돌아오는 그림을 보며 '돌아올 복(復)' 자도 배웠다. 한 번 되돌아 공부한다는 뜻의 복습(復習),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왕복(往復), 잃었던 것을 다시 찾는 회복(回復) 등 다양한 단어를 통해 한자의 의미를 익혔다. 또 8월 15일 광복절과 연결해 '광복(光復)'의 의미도 배웠다. 폐허가 된 우리나라가 다시 빛을 되찾고 독립한 기쁜 날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한자가 역사와 연결되는 과정도 알아봤다. 다음은 물로 쓰는 붓글씨 시간이다. 아이들은 물을 살짝 찍어 한자의 획순을 따라 써보며 글자의 모양과 순서를 익혔다. 이후에는 '나만의 비석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배운 한자를 활용해 비석 두 개를 만들고, 색을 칠하거나 스티커를 붙이며 자신만의 비석을 완성했다.비석으로 비석 치기 놀이를 했다. 비석 치기는 일정한 거리에서 세워진 비석을 쓰러뜨리는 전통놀이다. 던져서 맞히거나, 발등에 올려 떨어뜨려 맞히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한자 비석을 활용해 놀이를 진행했다. 뫼 산(山) 자를 만들었다면 설산을 맞히고, 빛 광(光) 자를 만들었다면 야광을 맞히는 방식이다.
배운 글자와 관련된 곳으로 이동해 비석을 떨어뜨리거나 던져 넘어뜨리면서 아이들은 한자를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달력 만들기 활동을 했다. 아이들은 직접 달력을 만들며 날짜를 표시하는 방법도 배웠다.

열심히 실습하고 있는 아이들
한 아이에게 오늘 활동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별생각 없이 왔다. 그런데 와서 해보니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참여했지만, 직접 체험하면서 재미를 느꼈다는 아이의 답변이었다. 광교박물관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재미있는 활동을 더 많이 해 달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고, "다음에도 꼭 오겠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었다.
하주형 강사는 "우리말의 대부분은 한자어다. 한 글자를 알면 그와 연결된 여러 단어를 이해할 수 있고, 유래적인 측면까지 알게 되면서 지식의 폭이 넓어진다. 작은 것이 기초가 되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수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광교박물관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자 교육은 어디에서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박물관에서는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짝수 달 첫째 주에는 한자 교육을 진행하고, 홀수 달에는 한국사 교육을 운영한다. 주말 첫째·셋째 주에는 한자 교육과 자연 생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이 세 가지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아이들은 광교박물관에서 한자와 자연, 한국사를 함께 배울 수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다양한 교육이 이어지며, 이번 여름에는 납량특집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교육은 날짜별로 주제를 달리해 운영한다. 11일과 12일에는 전설이 담긴 한자를 배우고, 13일과 14일에는 거북선과 신기전을 주제로 한 교육이 진행된다. 납량특집 프로그램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살렸다. 복식과 비석 등 다양한 구성품을 활용할 수 있어 어린이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