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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모금, 쉼 한 시간'… 폭염 속 수원이 열어둔 피난처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시민마루 무더위쉼터 현장 취재… 폭염 속 시민의 하루를 지키는 수원의 쉼터
2026-08-11 14:20:52최종 업데이트 : 2026-08-11 14:20:50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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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마루는 8월 6일부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지난 8월 10일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에서 만난 한 이용자는 쉼터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배달노동자,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처럼 거리에서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에게 폭염은 단순한 날씨가 아니다. 일하는 동안 계속 마주해야 하는 위험이자, 몸으로 견뎌야 하는 현실이다. 쉼터 안에는 물을 마시는 사람,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사람, 안락의자에 기대 잠시 눈을 붙이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휴식이지만, 이동노동자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안전장치였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원시는 시민들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무더위쉼터를 확대하고 있다. 필자는 이날 수원시의회 내 시민마루 무더위쉼터와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를 찾아, 폭염 대응 정책이 실제 시민의 하루에 어떻게 닿고 있는지 살펴봤다. 시민마루, 시민이 쉬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다
수원특례시의회 청사 1층 시민마루 입구. 시민마루는 폭염을 피해 시민 누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무더위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무더위쉼터의 가장 큰 의미는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 다녀오는 길, 장을 보고 이동하는 길, 버스를 기다리는 중간, 잠시 땀을 식힐 곳이 필요한 시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폭염이 심한 날에는 이 짧은 쉼이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수원특례시의회 시민마루 내부 전경. 넓은 실내 공간과 좌석, 식물이 어우러져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마련됐다.
수원시 무더위쉼터로 민간시설 105개소 추가 지정, 더 가까워진 폭염 안전망
우리은행에 무더위쉼터 안내판을 부착하는 모습. 은행 등 민간시설이 폭염 취약 시민을 위한 생활 속 쉼터로 참여하고 있다.
새롭게 지정된 대규모 판매시설은 롯데마트 천천점, 갤러리아 광교점, 스타필드 수원점, 이마트 광교점, 롯데마트 광교점, 트레이더스 수원점 등이다. 이들 시설은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시민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은행도 무더위쉼터에 동참했다.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99개소가 새롭게 지정됐다. 은행은 시민들이 생활권에서 자주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폭염 속 가까운 쉼터로 활용될 수 있다.
NH농협은행에 마련된 무더위쉼터. 시민들이 폭염을 피해 쉬어갈 수 있도록 안내 배너와 부채 등 폭염 대응 물품이 비치돼 있다.
수원시안경사회와 함께하는 무더위 건강쉼터 참여 안경원 안내문. 가까운 안경원에서도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잠시 머물 수 있도록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자료제공:수원시)
녹색교통회관 무더위쉼터는 팔달구 일월로22번길 23에 위치한 녹색교통회관 1층 쉼터에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특히 택시쉼터는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폭염은 낮에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여름에는 밤에도 열기가 쉽게 식지 않는다. 늦은 시간까지 운전하거나 대기하는 노동자에게 냉방이 되는 쉼터는 안전한 휴식 공간이 된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 시민 행동요령도 중요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폭염 시 시민 행동요령을 지키는 일이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카페인 음료나 술보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외출과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낮에는 운동, 야외작업, 장시간 보행을 피하고 가까운 무더위쉼터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자, 옥외노동자, 이동노동자 등은 온열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주변의 관심도 필요하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 심한 피로감 등이 느껴지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쉬어야 한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이다. 쉼터 밖에서도 이어지는 폭염저감 대책
도로의 열기를 낮추는 살수차량, 미세한 물안개를 분사해 체감온도를 낮추는 클링포그, 보행자가 잠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등이 대표적인 폭염저감시설이다. 무더위쉼터가 실내에서 시민의 휴식을 돕는 공간이라면, 살수차량과 클링포그, 그늘막은 시민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더위를 덜어주는 시설이다.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쉼터와 폭염저감시설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시민이 집 밖으로 나와 이동하고, 일하고, 기다리는 모든 순간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치가 촘촘해질수록 도시의 안전도 높아진다. 이날 취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였다. 필자는 이번 취재를 통해 이 공간을 처음 알게 됐다. 현장에서 만난 이용자들은 "쉼터가 문을 연 이후 오랫동안 이동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 입구. 8월 일요일과 공휴일 한시적 확대 운영 안내문과 무더위쉼터 운영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 내부에 마련된 이용 안내 공간. 이동노동자들이 QR 출입 등록을 하고 휴식과 대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에 비치된 무료 생수 나눔 냉장고. 폭염 속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이 물을 마시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쉼터가 저절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의 필요가 있었고, 그 필요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행정과 현장이 만나며 공간이 생겼다. 쉼터는 이동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 내 여성휴게실과 이용자 안내문. 쉼터는 대리운전기사, 배달노동자,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의 휴식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들이 민간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갤러리아 광교점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민간시설 참여로 시민 생활권 가까이에 쉼터가 확대되고 있다.(자료제공:수원시)
그래서 무더위쉼터는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생활 안전망이다. 시민마루처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처럼 특정 노동환경을 고려한 공간, 은행과 마트처럼 생활권 가까이에 있는 민간 공간이 함께 작동할 때 폭염 대응은 더 촘촘해진다. 이번 취재를 통해 정책은 문서 속 숫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718개소라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을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삶이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안락의자에 기대 눈을 붙이는 그 짧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수원의 무더위쉼터가 더 많은 시민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폭염 속에서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되는 도시, 잠시 쉬어가도 괜찮은 도시. 그런 도시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도시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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