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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물러설 때 아이는 한 걸음 성장한다
매여울도서관 부모교육, 정리정돈부터 공부와 관계까지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부모의 역할
2026-08-28 13:28:19최종 업데이트 : 2026-08-28 13:28:16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매여울도서관 외관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매여울도서관(영통구 효원로 415)


지난 8월 27일 오전, 매여울도서관에서 '잔소리 없이 스스로 정리하는 아이 만들기'를 주제로 부모교육이 열렸다. 아이가 스스로 방을 정리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돕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이날 교육은 단순한 정리수납을 넘어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부모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강연 제목만 보면 아이의 방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물건을 효율적으로 수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연에서 강조한 것은 '정리' 그 자체보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힘이었다.

 

강연자인 유진아 나다운정리연구소 대표는 자기주도성을 공부에만 필요한 능력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일상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행동하고, 결과가 기대와 다를 때 다시 조절해 나가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정리정돈과 생활습관 역시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주도성

자기주도성 -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행동하고, 결과가 기대와 다를 때 다시 조절해 나가는 힘

 

먼저 아이가 정리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살펴봤다. 부모에게는 간단해 보이는 '방 정리'가 아이에게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해야 하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따라서 처음부터 방 전체를 정리하도록 하기보다 가방을 놓을 장소를 정하거나 책상처럼 작은 공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평소 아이에게 건네는 말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 정리해", "책상 치워", "공부해야지"처럼 부모가 방법과 순서를 정해주기보다 "넌 어떻게 정리할 거야?", "어디서부터 정리해 볼래?", "어느 부분이 깨끗했으면 좋겠어?"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직접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아이마다 정리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형제자매라도 좋아하는 물건과 정리의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언니(누나/형/오빠/동생 등)는 잘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와 같은 비교는 피해야 한다. 아이의 취향과 방식을 존중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연모습

자기주도성은 물건과 공간, 시간과 관계 속에서 연습된다


공부 습관 역시 같은 원칙으로 설명했다. 처음부터 긴 시간 집중하도록 요구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하고, 짧더라도 끝까지 해내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5분이라도 아이가 스스로 정하고 실천했다면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휴식도 자기관리의 한 부분으로 소개됐다. 공부를 잠시 멈추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처럼 자극적인 활동보다 가만히 쉬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머리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부모 역시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한 뒤 다른 일을 하기보다 같은 시간에 책을 읽는 등 각자의 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아이의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가 곧바로 해결해주기보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 방법을 찾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면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역시 중요하게 다뤄졌다. 부모가 아이의 실패를 모두 막아주기보다 직접 경험하고 그 결과를 통해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실패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다음 선택을 배우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교육을 들으며 '아이에게 스스로 하라고 말하는 것'과 '아이에게 스스로 할 기회를 주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이가 스스로 하기를 바라면서도 부모가 대신 정리하고, 공부 시간을 정해주고, 문제가 생기면 먼저 해결해주고 있지는 않은지 부모의 역할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었다.

 

부모의 역할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긍정적인 조력자가 되어야한다


강연을 들은 한 참여자는 "아이에게 스스로 하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부모인 내가 먼저 정답을 정해주고 대신 해주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아이가 직접 선택하고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정리정돈을 잘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아이의 생활 전반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작은 것부터 아이에게 맡겨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부모교육은 아이의 정리 습관을 넘어 부모가 아이의 삶에 어디까지 개입하고, 무엇을 아이에게 맡길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 때로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시도할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는 것도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의 자기주도성은 부모가 '무엇을 더 해줄까'를 고민하는 순간보다 '무엇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할까'를 생각하는 순간 시작될 수 있다. 매여울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교육은 정리정돈이라는 일상의 작은 습관에서 출발해 아이의 선택과 부모의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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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여울도서관 부모교육, 잔소리 없이 스스로 정리하는 아이 만들기, 자기주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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