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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 내려앉은 시, 광목과 도자기·조명이 작품이 되다
수원가족여성회관서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다시공방’ 회원들의 시와 일상을 잇다
2026-08-28 13:28:22최종 업데이트 : 2026-08-28 09:16:42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수원가족여성회관 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 광목 시화와 목판, 조명 작품이 전시장 곳곳에 놓여 있다.

수원가족여성회관 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 광목 시화와 목판, 조명 작품이 전시장 곳곳에 놓여 있다.

시가 종이를 벗어나 광목천과 나무, 도자기, 조명 위에 자리했다. 시 한 편을 액자 안에 넣어 감상하는 익숙한 시화전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다. 수원가족여성회관 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를 지난 27일 찾았다.

은은하게 염색한 광목천에 쓴 시와 나뭇결을 살린 목판 작품이 전시장 벽면을 따라 이어져 있다.

은은하게 염색한 광목천에 쓴 시와 나뭇결을 살린 목판 작품이 전시장 벽면을 따라 이어져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연두색과 분홍색, 하늘색, 회색 등 은은하게 물들인 긴 광목천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마다 시 한 편씩이 적혀 있고, 그 사이에는 나뭇결을 살린 목판 작품과 조명이 놓였다. 맞은편 벽에는 액자 작품이 줄지어 걸렸고 전시장 중앙 탁자에도 시를 입힌 조명 작품들이 자리했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조명 작품. 광목과 목판뿐 아니라 생활 속 조명에도 시를 담아 작품으로 만들었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조명 작품. 광목과 목판뿐 아니라 생활 속 조명에도 시를 담아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시를 담는 바탕에 있다. 종이나 캔버스에 한정하지 않고 광목, 나무, 도자기와 생활 조명 등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했다. 도자기 접시 위에도 시가 들어갔다. 강미자 작가의 '어머니'에는 손 글씨로 적은 시와 작은 꽃 그림이 함께 담겼다.

강미자 작가는 "종이에 시를 써서 액자에 넣는 것만이 아니라 광목천이나 나무, 도자기, 스탠드처럼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소재에 시를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인 '생활에 詩를 담다'가 작품의 형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짧지 않다. 전시 직전에 시를 받아 옮겨 적는 방식이 아니라 몇 달 전부터 작품을 준비한다. 시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재료를 고르고 천을 염색한다. 목판 작품은 나무를 다듬고 대패질한 뒤 칠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만든 바탕에 글씨를 더해 하나의 시화 작품으로 완성한다. 전시장에 나온 작품의 글씨는 이안 시인의 필체로 작업 됐다.

강미자 작가의 '어머니'. 도자기 접시에 시와 작은 꽃 그림을 함께 담았다.

강미자 작가의 '어머니'. 도자기 접시에 시와 작은 꽃 그림을 함께 담았다.

강 작가는 "전시하기 몇 달 전부터 시를 받아 준비한다. 천은 염색하고 목판은 대패질과 칠 작업까지 해야 하니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일부 작품은 관람객이 원하면 구매할 수도 있다.

이번 시화전에 참여한 이들은 이안 시인에게 시를 배우는 '다시공방' 회원들이다. 12명의 회원은 수원에만 모여 있지 않다. 양평과 충남 논산, 제주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정기적으로 만나 시를 공부한다.

매달 정해진 주제로 시를 써 와 함께 읽고 이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며 평가하고 비평하는 것이 기본이다. 서로의 작품을 읽으며 어색한 표현을 고치고 생각을 나눈다. 때로는 춘천이나 인천 등으로 시 기행을 떠난다. 여행지의 풍경을 보고 사람을 만나며 시를 공부하고, 그 경험을 다시 창작으로 이어간다.

강 작가는 "매달 만나 각자 써 온 시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춘천이나 인천 같은 곳으로 시 기행도 다니면서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나눈다"며 "이안 선생님은 회원들의 시와 작품이 살아서 숨 쉴 수 있도록 지도해 준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활동 거점은 수원 팔달구 행궁동에 있는 '산아래 詩 다시공방'이다. 이안 시인이 운영하며 시집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정기적인 시 수업과 모임뿐 아니라 초청 시인과 독자가 만나는 북토크도 열린다. 회원들은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며 해마다 한 차례 정기 시화전을 열고 있다.

전시장 중앙의 다양한 조명 작품과 벽면의 광목 시화. 시를 생활 속 여러 재료에 옮겨 놓은 전시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장 중앙의 다양한 조명 작품과 벽면의 광목 시화. 시를 생활 속 여러 재료에 옮겨 놓은 전시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면 같은 시라도 어떤 재료와 만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바람에 흔들릴 듯한 광목에 쓴 시와 나뭇결 위에 놓인 시, 불을 밝히는 조명에 담긴 시가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든다. 시를 읽는 일과 생활 속 물건을 바라보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책 속의 시가 어렵게 느껴졌던 시민이라면 이번 전시에서는 조금 편하게 다가가도 좋겠다. 접시를 보고, 조명을 살피다가 그 위에 적힌 한 구절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문학을 별도의 공간에 두지 않고 일상 가까이 불러온 것이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 안내 현수막.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참여 작가들의 이름과 전시 일정이 소개돼 있다.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 안내 현수막.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참여 작가들의 이름과 전시 일정이 소개돼 있다.

○ 전시명: 제12회 연합시화전 《생활에 詩를 담다》
○ 기간: 2026년 8월 24일(월) ~ 8월 28일(금)
○ 장소: 수원가족여성회관 문화관
○ 주소: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19
○ 주최·주관: 산아래 詩 / 다시공방
○ 후원: 한국문예협회
○ 전시 내용: 광목천, 목판, 도자기, 조명 등 다양한 생활 소재에 시를 담은 시화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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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족여성회관, 다시공방, 생활 시 이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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