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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확장팩 아티스틱 리서치> 개막! 무료 전시회에서 만난 예술가들의 연구실
광교 가볼 만한 전시 추천! 데이터·기록·VR 체험으로 만나는 예술가의 탐구 과정
2026-08-31 10:17:47최종 업데이트 : 2026-08-31 10:17:45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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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시 광교에서 만나는 색다른 현대미술 전시회, 예술가들의 치열한 연구를 따라가는 첫 관문이다. 전시를 찾아다니는 사람에게 무료 전시회는 늘 반가운 소식이다. 어제 개막한 《확장팩: 아티스틱 리서치》 역시 그런 이유로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기게 된 전시였다. 장소는 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이번 전시가 익숙한 미술 전시와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제목에 담긴 '확장팩'이라는 단어처럼 작가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김보경, 이소요, 전혜주, 정찬민, 정혜정, 조혜진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해 사회·과학·역사·생태를 탐구한 과정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질문을 던지고 자료를 수집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게 만든다는 점이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다. 평온한 일상의 시간을 부피로 환산해 눈앞에 펼쳐 보인 정찬민 작가의 '행동부피' 첫 번째 섹션 「진동하는 데이터: 파동과 입자」에서 가장 오래 발걸음을 붙잡은 작품은 정찬민 작가의 <행동부피>(2023)였다. 처음에는 거대한 풍선 조형물처럼 보였지만, 작품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고 나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작가는 지인 60명의 일상 습관을 조사한 뒤 그 시간을 부피로 환산해 조형물로 구현했다. 휴식과 산책, 대화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공간을 채우는 형태로 변하면서 평범한 일상의 가치가 새롭게 읽혔다. 사실 처음 작품을 마주했을 때만 해도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라는 궁금증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전시장을 둘러본 뒤 다시 찾아가 보니 조형물의 크기가 달라져 있었다. 그제야 이 작품이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이들의 일상을 읽다가 내 하루를 돌아보는 순간, 어느 사이에 풍선의 형태가 달라져 있었다. 조형물 위에는 바람을 주입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작품의 크기가 조금씩 변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움직임의 원리를 알고 나니 처음보다 작품이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바닥에는 '햇빛 쬐며 멍 때리기 30분', '남편과 저녁 대화 40분', '먼지 청소하기 10분' 같은 기록들이 적혀 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일 수 있지만, 그 시간이 모여 하나의 부피가 된다는 발상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기록을 하나씩 읽어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내 하루도 떠올랐다. 바쁘게 흘려보낸 시간은 무엇이었는지,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휴식의 가치를 공간 속에 펼쳐 보인다는 점에서 가장 긴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수백 년 전 기록이 오늘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기록에서 내러티브로: 종(種)과 형(形)」으로 이동하면 역사와 기록을 다시 읽어내는 작업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중 이소요 작가의 <『玆山魚譜』, 그림 없는 자연사>(2017/2016)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자산어보>를 인상 깊게 보았던 터라 더욱 눈길이 갔다. 조선시대 흑산도에서 기록된 생물 분류와 관찰 내용이 오늘날 전시장 안에서 다시 펼쳐지는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책 속에 머물러 있던 기록은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로 확장된다. 오래된 자료가 과거의 흔적으로 남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도 새로운 해석과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던 화환 장식 속에도 수많은 변화와 선택의 역사가 숨어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혜진 작가의 <도시루 아카이브>(2016)는 경조사 화환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잎사귀인 도시루의 형태 변화를 추적한 작품이다. 평소라면 눈여겨보지 않았을 작은 장식 하나에서 형태가 달라져 온 과정을 찾아낸다는 발상이 먼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우리가 늘 보아왔던 화환도 새롭게 보인다. 왜 이런 모양이 되었는지, 어떤 필요에 따라 형태가 달라졌는지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사물에도 나름의 변화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달까? 우리 주변의 물건은 어느 날 갑자기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필요와 선택, 더 나은 사용을 위한 개선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현재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평범한 화환 잎사귀 하나를 통해 익숙한 사물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식물과 따개비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익숙한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마지막 섹션 「응시의 축: 아칸서스와 따개비」에서는 시선을 인간에게서 식물과 바다 생물로 옮긴다. 김보경 작가의 <아칸서스 군락 — 파도를 펼침 ver.4>는 아칸서스 문양과 식물 사진, 건축 장식과 공예 자료 등을 디지털 이미지로 엮어 식물이 여러 문화와 장소를 거쳐 이동해 온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혜정 작가의 <노틸러스 호의 따개비>는 공상과학 소설 《해저 이만리》의 상상력에 따개비의 시점과 작가의 해양 경험을 더한 영상 작업이다. 한곳에 붙어 살아가는 따개비를 중심에 놓고 바다를 바라보니, 평소 인간의 시선으로만 보았던 세계가 다르게 느껴진다. 두 작품을 차례로 감상하고 나니 예술가들이 얼마나 다양한 자료와 대상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지 알 수 있었다. 식물과 생물의 이동을 따라가며 익숙한 세계를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했다는 점에서 마지막 섹션까지 이어서 살펴볼 만한 작품들이다. 가상현실을 통해 작품 속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전시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 세 번째 섹션 한편에는 전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VR 콘텐츠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이다.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작가의 세계관 속으로!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VR 기기를 쓰고 화면 속 세계를 따라가다 보니 전시장에서 보았던 작품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는 시간!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작품을 어렵게 느끼기보다 직접 체험하며 내용을 알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체험 시간은 1회 약 15분 정도이며, 일요일을 제외하고 운영된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VR 체험까지 계획하고 있다면 방문 전 가능 시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작품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하는 즐거움까지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의 또 다른 재미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전시의 마지막은 스탬프 탐험으로! 활동지를 들고 전시장을 한 바퀴 더 둘러보며 놓쳤던 작품을 살펴보고, 떠오른 생각까지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출구 근처에는 스탬프 탐험과 활동지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작품을 모두 둘러본 뒤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만났던 작품들을 다시 떠올리며 전시에서 발견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앞에서 아이와 함께 즐길 만한 VR 체험을 소개했지만, 이 활동지는 어린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전시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직접 적어보고,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어른도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혼자 방문했든 가족과 함께 왔든 누구나 한 번쯤 해보면 좋을 만한 전시 연계 활동이다. 개막 첫날 찾아간 《확장팩: 아티스틱 리서치》는 작품만 감상하고 돌아오는 전시와는 달랐다. 일상의 시간부터 오래된 기록, 익숙한 사물과 식물, 바다 생물까지 작가들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넓어지게 된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이번 전시가 건네는 가장 재미있는 확장팩이 아닐까! [관람 안내 및 기본 정보] ○ 전시명 : 《확장팩: 아티스틱 리서치》 ○ 참여 작가 : 김보경, 이소요, 전혜주, 정찬민, 정혜정, 조혜진 ○ 장소 :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 ○ 전시기간 : 2026년 8월 28일 ~ 12월 20일 ○ 관람시간 : 10:00~18:00 (입장 마감 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요금 : 무료 ○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 주차 : 수원컨벤션센터 지하주차장 이용 ○ 문의 : 031-5191-4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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