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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벽을 걷다…수원시미디어센터 《AI 디지털, 작가를 그리다》
수원시미디어센터·경희대 대학원 협업…지역 작가 회화를 5개 콘셉트·12개 미디어아트로 재해석
2026-08-31 10:17:59최종 업데이트 : 2026-08-31 01:59:28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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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미디어센터 아트스튜디오2 벽면에 한복 차림의 인물과 전통 문양이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이 캔버스를 빠져나와 벽을 걷고, 호랑이와 까치가 화면 사이를 오간다. 한옥 서까래 아래 세 면의 벽이 하나의 캔버스가 되면서 익숙한 회화가 빛과 움직임을 얻었다.수원시미디어센터 3층 아트스튜디오2 입구에 《AI 디지털, 작가를 그리다》 참여 작가와 전시 안내물이 설치돼 있다. 수원시미디어센터 3층 아트스튜디오2에서는 지난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2026 수원 빛으로 물들다-AI 디지털, 작가를 그리다》가 열렸다. 지역 작가의 회화를 미디어아트로 다시 풀어낸 기획전이다.분홍빛 벽면을 배경으로 여성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미디어아트 장면이 수원시미디어센터 아트스튜디오2에 펼쳐지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영상이 정면과 양쪽 벽을 이어 채운다. 분홍 화면에 호랑이와 두 여성이 나타나고, 푸른 화면에서는 한복을 입은 인물과 문양이 벽 모서리를 넘어 이어지며 공간의 분위기를 바꾼다.천장에는 한옥 목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인물의 크기가 커졌다가 작아지고 색 면과 문양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평면 작품을 한 점씩 가까이 들여다보는 전시와는 보는 방식부터 다르다. 모시조각보를 연상시키는 색면과 천의 이미지가 아트스튜디오2 세 면의 벽을 따라 이어지며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 회화에서는 종이와 비단, 먹과 물감 등 재료 자체의 물성과 붓질의 흔적이 화면에 남는다. 반면 미디어아트에서는 빛과 시간, 움직임이 표현의 중요한 재료가 된다. 정지된 화면에 없던 시간과 공간이 더해지는 것이다.이번 전시는 수원시미디어센터와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가 함께 만들었다. 센터의 공간과 장비에 대학의 연구·창작 역량을 연결해 실제 전시장에서 작품을 구현하는 협업 프로젝트다. 김다롱 수원시미디어센터 미디어융합팀장은 "공공기관이 가진 공간과 인프라, 대학의 창의적인 인재, 지역 작가의 문화자원이 만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협력 모델이다."라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홍콩·베트남·중국 출신 경희대 대학원생 9명과 교수진이 제작에 참여했다. 센터는 시설과 장비, 기술 자문과 홍보를 맡고 대학은 콘텐츠 기획·제작과 전시 설치·운영을 담당했다. 미디어아트의 바탕이 된 것은 수원에서 활동해 온 최경자 작가의 회화다. 작품의 이미지와 색채, 서사와 공간성을 분석한 뒤 빛과 움직임, 영상과 공간 연출을 더 해 5개 콘셉트, 모두 12개 작품으로 재구성했다. '가시나'는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여성의 모습을 다룬다. 해와 달, 일월오봉도의 산맥과 갓의 실루엣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확장해 여성의 욕망과 권력이라는 원작의 주제를 공간 전체로 넓혔다. 보랏빛 화면 위로 회화 속 인물과 도자기 이미지가 분리돼 움직이는 '도자기와 춤추는 사람들' 미디어아트 장면. '호랑이와 까치'는 전통 민화와 현대의 셀카 문화를 결합했다. 호랑이 무늬가 움직이고 까치가 반복해 날아다니며 권위를 풍자한다. '도자기와 춤추는 사람들'은 정지와 움직임을 대비해 회화 속 상상력을 끌어냈다.옅은 꽃무늬와 여백, 앉아 있는 여성의 형상이 넓은 벽면으로 이어지는 '물들다' 미디어아트 장면. '거울과 모시 조각보'에서는 실과 매듭의 연결, 분할된 색 면과 전통 패턴이 이어지며 여성의 노동과 내면을 보여준다. 마지막 '물들다'는 연꽃이 천천히 피고 여백이 넓어지는 화면으로 여성의 내면적 시간과 감정을 담았다.강의실이나 작업실에서 시작한 대학원생의 아이디어가 시민이 찾는 문화공간에서 작품으로 완성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관람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후속 콘텐츠 개발에 활용하는 현장 중심 프로젝트다. 김 팀장은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창작물을 실제 시민에게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고, 센터는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지역 작가의 작품도 미디어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시민에게 전달되도록 협력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센터는 상설 전시에 대학과 외부 창작자, 기관이 참여하는 단기 기획전을 병행하고 창작·실험·전시가 이어지는 공공 문화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힐 계획이다. 경희대와는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추진한다. 센터와 경희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 협력 전시를 추진했다. 하반기에는 AI 기술로 로컬문화와 지역 IP를 콘텐츠화하는 등 야간 관광 활성화와 연계한 협력사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종이와 비단, 먹과 안료 등 손에 잡히는 재료로 완성하는 회화와 빛과 영상으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는 서로 다른 감각을 요구한다. 지역 작가의 회화가 미디어아트로 재해석되면서 평면 안에 머물던 이미지가 시간과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 전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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