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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갤러리에서 열린 '결새김' 첫 판화 전 <하나의 새김, 다양한 결>
이병렬 작가 외 2인 40여 점 판화 작품 선보여
2026-09-02 10:18:35최종 업데이트 : 2026-09-02 10:18:3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발끝이 머무는 곳

어느 관람객의 발끝이 머무는 곳


장안구청 안에는 장안구민회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취미와 특기활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그뿐 아니라 장안구민회관 안에 작은 갤러리도 있다. 바로 '노송 갤러리'다. 파장동 지지대 고개의 노송지대를 연상하게 한다. 노송 갤러리에서는 1주일 단위로 다채로운 장르의 전시가 열린다. 

노송 갤러리 입구의 전시 포스터

노송 갤러리 입구의 전시 포스터


이곳에서 오는 9월 6일까지 판화 모임 '결새김'의 첫 판화전 <하나의 새김, 다양한 결>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갤러리를 찾았다. 이병렬 작가, 양정아 작가, 김동석 작가를 현장에서  만났다. 이들은 40여 점이 넘는 크고 작은 판화 작품을 전시했다. 이번 판화 작품 모두 리노컷(lino cut)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라 한다. 이는 리놀륨판을 조각도로 파내어 선과 면을 만들고 잉크를 바른 뒤 종이에 인쇄하는 방식이다. 간단한 도구와 공간만 있어도 수작업을 통해 작업이 가능하고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병렬 작가는 총 13점을 전시했다. 그는 현재 세류동에 작업장을 갖고 있으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 때는 어반 스케치, 유화 등을 그렸다. 전시가 처음은 아니다. 사정이 있어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고 쉬었던 적도 있다. 그는 고색동에 있는 고색 뉴지엄에서 판화 강사를 했다. 그때 만난 수강생이 양정아 작가와 김동석 작가이다.

작품에 몰입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작품에 몰입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한 가운데가 이병렬 작가)


이병렬 작가는 판화가 "기본 방식이지만 원초적이다"라고 말한다. "전부 손으로 다듬으니 손끝에서 예술의 진솔함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작품명 '당당하게1'과 '당당하게2'는 세상에 맞서는 자신감과 긍정의 힘을 표현하고 있다.

양정아 작가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그는 93학번으로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전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학창시절에 미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 고색동에 있는 뉴지엄에서 이병렬 강사를 만났고 판화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이에 대한 교육적 관점에서 엄마가 하는 일이 당당하고 자신감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여 판화를 하기 시작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마음이 편치 않을 때 이병렬 강사가 때로는 선배로서, 동료로서 커다란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11점을 출품했다. 작품명 '피어나는 시간'과 '물드는 시간'을 함께 감상하며 차이점을 물었다.

양정아 작가: 피어나는 시간과 물드는 시간

양정아 작가: 피어나는 시간과 물드는 시간


양 작가는 "사실 그림의 제목을 붙이는 일이 고민되는 경우가 많다. 두 작품이 비슷하긴 해도 같은 시간이 아니라 서로 간의 상반된 내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작품명: 인연1, 인연2(김동석 작가)

작품명: 인연1, 인연2(김동석 작가)


김동석 작가는 재미있는 것이 인물화 판화가 여러 점 된다. 흥미를 갖고 질문하니 재미있는 답이 나왔다. 맨 처음은 목사님 사진을 판화로 했고 두 번째는 교회의 장로, 세 번째는 교회의 집사님의 얼굴을 판화로 표현했다고 해서 한바탕 웃기도 했다.
 
김동석 작가 작품: 천년 염원, 법계사 3층 석탑

김동석 작가 작품: 천년 염원, 법계사 3층 석탑


김동석 작가의 '천년염원'은 멀리 경남 산청 법계사 3층 석탑의 실물을 배경으로 정밀 스케치를 한 뒤 판화로 작품을 재구성했다. 법계사는 해발 1,400m로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이다.

이번 결새김 첫 판화전은 인간애 즉 사랑을 주제로 했음을 읽을 수 있다. 가족애, 인간 사랑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작품의 본질일 수도 있다. 3명의 작가 모두가 삶이 녹록지 않았는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작품을 통해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

박명록에 커다랗게 자신의 이름을 쓰는 꼬마 관람객

박명록에 커다랗게 자신의 이름을 쓰는 꼬마 관람객(그 옆은 양정아 작가)


작가들과 작품 이야기를 하는 동안 초등학생이 혼자 전시실 안으로 들어왔다. 양정아 작가는 귀한 손님 모시듯이 작품 하나를 세세하게 설명했고, 서로 고개를 끄떡이며 감정을 함께 나누었다. 학생은 몇 점의 작품을 본 후 방명록에 커다란 글씨로 본인의 이름을 담대하게 쓰는 놀라움을 더했다.

이병렬 작가의 '진달래' 채색과 '호박꽃' 채색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의 순수함을 작품에 담았다. 이병렬 작가는 아주 오랫만에 작업에 참여했다며 결새김 세 명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인사말을 포스터에 실었다. 양정아 작가는 아직은 서툴고 배워가는 과정이지만 이번 전시로 즐거운 감사의 시간을 함께 나누자고 했다.

김동석 작가는 수많은 첫 걸음 중 또 하나의 시작, 경계인으로 혼신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그냥 홀로 보낸다고 했다. 단, 그 끝은 마침표 없는 무한대라고 여운을 남겼다. 어느 관람객은 "수많은 판화를 보며 단순하게 여겨졌던 판화의 작품이 이렇게 예술성이 높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8월 31일부터 6일까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시한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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