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무동 창룡도서관 전경
유독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독서의 달을 맞아 고양시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한 온기로 채워줄 특별한 문화 행사가 마련됐다.
수원시 창룡도서관에서는 지난 8월 28일부터 도서관 내 특별 전시홀에서 박종진 작가가 글을 쓰고 송선옥 작가가 그림을 그린 인기 그림책 《에너지 충전》의 원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9월 2일 창룡도서관을 방문하여 원화를 보고 감동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는 9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도서 출판 '소원나무'의 적극적인 작품 협조로 성사되었으며, 도서관을 방문하는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에게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넘어 시각적 감동과 울림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모태가 된 그림책 《에너지 충전》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동심과 엉뚱한 상상력을 탁월하게 포착해 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동생 '율동이'가 형으로부터 "너는 사실 엄마, 아빠가 주워 온 로봇이야"라는 장난기 섞인 농담을 들으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형의 짓궂은 말 한마디에 큰 충격을 받은 율동이는 자신이 진짜 로봇일지도 모른다는 고민에 빠진다. '로봇이라면 움직이기 위해 반드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율동이는, 그때부터 자신만의 '에너지 충전' 방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은 율동이가 에너지를 채워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기저에 깔린 형제간의 깊은 우애를 놓치지 않는다. 겉으로는 동생을 놀리는 것 같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동생을 챙기는 형의 모습, 그리고 형의 존재 자체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얻는 동생의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배고프고 지친 율동이가 노랗고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한입 가득 베어 물며 행복해하는 장면은, 일상의 소박한 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에너지를 주는지 시각적으로 증명해 낸다.

원화가 전시되고 있는 창룡도서관 현관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인쇄된 도서의 판형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들었던 원화 고유의 생생한 질감과 따뜻한 색감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작품 전체에 걸쳐 포근하고 몽글몽글한 톤을 유지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 안내 포스터 전면에 등장하는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붕어빵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 아래 배치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은 작가가 얼마나 섬세한 필치로 인물의 감정을 묘사했는지 잘 보여준다. 인쇄물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미세한 크레파스와 물감의 흔적, 종이의 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원화의 매력은 어린이 관람객에게는 시각적 자극을, 성인 관람객에게는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주민 이소연(38, 수원시 연무동) 씨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빌리러 왔다가 뜻밖의 아름다운 전시를 보게 되어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낸 기분"이라며, "책으로 볼 때도 좋았지만, 벽면에 크게 걸린 원화로 마주하니 그림이 가진 위로의 힘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 붕어빵 그림을 보니 아이들과 오늘 저녁엔 맛있는 간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어졌다"며 웃었다.

창룡도서관 9월 원화 전시, 에너지 충전
이번 창룡도서관의 '9월 원화 전시회'는 공공도서관이 도서를 대출하고 정독하는 정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의 문화를 선도하고 주민들이 예술을 공유하는 '열린 복합문화공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도서관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전환기에 이번 전시를 배치함으로써, 학업에 지친 어린이들과 일상에 치인 학부모들이 도서관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적 충전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8월 28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4주간에 걸쳐 넉넉하게 진행되는 전시 기간 덕분에, 평일 방문이 어려운 맞벌이 가정이나 직장인들도 주말과 여유 시간을 활용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작품을 관람하고 있던 연무동 주민 이경자 씨는 "박종진 작가의 유쾌한 스토리와 송선옥 작가의 따뜻한 그림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라며 "출판사 소원나무의 훌륭한 작품 협조 덕분에 주민들에게 고품격 원화 전시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유독 길고 지쳤던 올여름의 피로를 이번 전시를 통해 날려버리고, 다가오는 가을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충전해 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화가 상설 전시되는 창룡도서관 로비
가을의 문턱에서 아이에게는 무한한 상상력과 따뜻한 동심을, 어른에게는 팍팍한 일상을 버텨낼 수 있는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에너지 충전》 원화 전시회. 이번 주말, 소중한 가족의 손을 잡고 창룡도서관으로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문화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좋다. 도서관 운영 시간 내에 방문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예약 없이 전시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