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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소통하는 거리 풍경
스마트버스정류장부터 버스정류장 갤러리·교통약자 의자까지… 시민의 불편을 살피는 도시 풍경
2026-09-04 13:57:41최종 업데이트 : 2026-09-04 13:57:3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수원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버스정류장 갤러리'를 설치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수원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버스정류장 갤러리'를 설치했다.


  이번 여름도 엄청 더웠다. 한낮 체감온도가 40도 가까이 됐다. 이런 날씨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그런데 구세주 같은 버스정류장이 있다. 스마트버스정류장이다. 냉방 시설이 잘되어 있어 시원하게 기다릴 수 있다. 버스 오는 시간도 예고하고 있어 기다리는데 지루하지 않다. 
  스마트버스정류장은 IT 기술이 접목된 작은 실내 공간이다.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휴대전화 충전기, 안심 비상벨, 와이파이 등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스크린에 날짜와 요일, 미세먼지 등 일상에 필요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전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을 보며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호매실동에 사는 주민은 "가끔 사당행 버스를 이용하는데, 이 공간이 너무 좋다. 마트에 장 보러 왔다가도 잠시 머무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 누구나 쓸 수 있는 우산을 비치해 놓았다. 따뜻한 배려이자, 친절의 손길이다.

버스정류장에 누구나 쓸 수 있는 우산을 비치해 놓았다. 따뜻한 배려이자, 친절의 손길이다.

  얼마 전에는 버스정류장에 새로운 풍경이 피어났다. 그동안 시민들이 창작한 시와 글귀를 담아내던 '인문학글판'이 거리의 사색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그 자리에 미술작품이 걸리기 시작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수원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버스정류장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길을 지나가다,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 무심코 시선을 돌린 시민들은 작품을 보게 된다.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예술은 그렇게 조용히 사람들의 곁으로 다가가게 된다.
  이런 사업이 시민과 소통하는 행정이다. 시는 버스정류장을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만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시민이 그림을 만나고, 작품과 눈을 맞추며 잠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버스정류장 한쪽에 우산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도 보았다. 처음에는 행정 기관에서 이런 배려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인근 교회에서 시민을 위해 비치해 놓은 우산이었다.
스마트버스정류장은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버스정류장은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갑자기 비를 만난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다. 버스에 내리는 순간 우산도 없이 빗속을 서둘러 걸어야 할 때, 버스정류장에 놓인 우산은 그저 물건 하나가 아니다. 갑작스러운 순간에 건네는 누군가의 따뜻한 배려이자, 이름 없는 친절의 손길이다.
  우산을 펼쳐 들면 시민은 젖지 않고 편안하게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작은 우산 하나가 비를 막아주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까지 이어주는 셈이다. 누군가를 위해 먼저 내어놓은 작은 배려가 거리의 풍경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수원특례시가 교통약자를 위한 의자를 설치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어르신·장애인·임산부·어린이 등 교통약자는 건널목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도 힘에 겨워한다. 이때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앉아 쉴 수 있도록 그늘막 아래에 편의 의자를 설치했다고 한다. 현재는 시청역사거리 일원에 5개소를 설치했지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은행나무 열매 수집 망. 쾌적한 가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은행나무 열매 수집 망. 쾌적한 가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거리에는 가로수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로수는 회색빛 도시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파수꾼이다. 특히 은행나무 가로수는 가을이 오면 노란빛으로 거리를 수놓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은행잎과 노랗게 물든 길은 평범한 도시의 거리를 한 폭의 그림처럼 바꿔놓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은행나무에 불편함이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지면서 강한 악취를 풍긴다. 인도 위에 떨어진 열매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밟기라도 하면 그 냄새는 신발에 묻어 집 현관까지 따라온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가로수에 은행 열매 수집 망을 설치했다. 가을철 떨어지는 은행 열매를 미리 수거해 도로변에 퍼지는 악취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악취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쾌적한 가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교통약자들이 보행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사진출처 e수원뉴스).

교통약자들이 보행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사진출처 e수원뉴스)


  수집 망 설치는 악취 문제만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은행을 줍기 위해 무단으로 가로수에 오르거나 가지를 훼손하는 일을 막고, 열매를 줍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 아름다운 가로수 풍경은 지키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 문제까지 함께 살피려는 작은 지혜가 담긴 모습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거창한 시설이나 화려한 건물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비 오는 날 누군가를 위해 내어놓은 우산 하나,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가로수 한 그루, 시민의 불편을 덜기 위한 의자 등 작은 배려가 모여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건네는 작은 친절과 따뜻한 마음들이 쌓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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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건널목, 버스정류장, 스마트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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