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들이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다.
"아빠,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그렇지! 자, 손잡고 같이 해보자."
9월 5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일월도서관 강당에 음악이 울려 퍼지자 아이와 (조)부모가 서로의 손을 잡고 하나둘 원을 만들었다. 서먹함은 잠시였다. 음악에 맞춰 발을 움직이고 서로 마주 보며 웃다 보니 어느새 강의실에는 가족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일월도서관이 주관한 우리동네 예술터 재능기부 프로그램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의 포크댄스'가 이날 한 시간 동안 열렸다. 포크댄스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영관 강사가 맡았다.
당초 가족 14팀이 참가 신청을 했지만, 가족마다 2~3명이 함께 참여하면서 실제 현장에는 30여 명이 모였다. 단순히 춤을 배우기 위해 모인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손잡고 움직이며 '가족과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에 나선 자리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조부모와 손자·손녀가 함께 참여한 가족. 조부모와 손자들과 손을 맞잡고 동작을 따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세대가 달라도 음악과 춤 앞에서는 금세 하나가 됐다.
처음 출발은 몸풀기인 기본스텝 익히기로 시작했다.
"처음인데도 가족과 함께하니 즐거워요"
이날 수업은 이영관 강사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강사는 "오늘은 춤을 잘 추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 손을 잡고 함께 웃는 시간"이라며 참가자들에게 편안하게 몸을 움직여 볼 것을 권했다. 먼저 포크댄스의 기본스텝을 익혔다. 워킹, 호핑, 투스텝, 스키핑, 갤러핑, 러닝스텝 등 비교적 간단한 동작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처음에는 발동작이 헷갈리는 참가자도 있었지만, 강사의 설명에 따라 몇 번 반복하자 금세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동작을 확인해 주고, 옆 가족과 웃으며 동작을 맞추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기본스텝을 익힌 뒤에는 본격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포크댄스를 체험했다.
첫 곡은 '아메리칸 패트롤'. 흥겹고 당당한 행진곡풍 음악에 맞춰 참가자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다다루치카', 일명 '펭귄새 놀이'를 배우며 재미있는 동작에 웃음이 터졌다. '킨더 폴카'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멋쟁이', '사랑해', '최고야'라는 마음을 동작으로 표현했다. 말로 표현하기 쑥스러웠던 가족들도 춤을 통해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휘날레는 '빙고'였다. 워킹으로 전진, 갤러핑으로 원을 돌며 그랜드 체인과 버즈 스윙까지 이어가자 강의실은 작은 축제장이 됐다.
참가자들은 어려운 동작인 그랜드체인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시니어 포크댄스 자원봉사자가 함께 도왔다.
시니어들이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재능기부자들도 함께했다. 평소 포크댄스를 배우고 있는 월드시니어 회원 4명과 호수마을시니어 회원 4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참가자들 곁에서 동작을 다시 보여주고, 스텝이 익숙하지 않은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며 자연스럽게 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부신 봉사자는 이날 현장의 모습을 지켜보며 "엄마보다 아빠가 자녀들과 적극적으로 임하는 포크댄스가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아빠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적극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녀의 동작을 따라 하기도 하고, 서로 마주 보며 웃기도 했다. 평소 바쁜 일상에서는 쉽게 만들기 어려운 가족만의 시간이 포크댄스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함께 봉사에 참여한 유병희 씨에게 이날의 도서관 나들이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이 포크댄스 동작을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음악과 동작에 적응했고, 어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유 씨는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뛰고 웃고 즐기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며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봉사하며 진솔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린이 폴카에서 손녀와 눈눞이를 맞춘 할아버지 센스가 뛰어나다.
도서관, 책을 넘어 세계 문화를 만나는 공간으로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5월 9일 서수원도서관에서 열린 '우리 가족 둥글게! 오월의 포크댄스'에 이어 도서관에서 진행된 두 번째 가족 포크댄스 재능기부 프로그램이다. 5월 프로그램에서도 가족들이 함께 포크댄스를 배우며 가족애를 표현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춤과 문화를 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일월도서관에서 가족 포크댄스를 실천에 옮겼다.
포크댄스는 단순한 신체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함께 춤을 추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움직임을 배려하고, 손을 잡고 호흡을 맞추면서 사회성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음악과 춤을 접하면서 그 나라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도 된다. 포크댄스는 신체적·사회적·정서적·문화적·교육적 가치 면에서 매우 높다. 리듬감과 협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화합과 예의를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통한 성취감과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이영관 강사는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책을 통해 세계를 만나듯 몸으로도 세계의 문화를 만날 수 있다"며 "가족이 함께 춤추고 웃으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가 사랑의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원 모든 도서관에서 가족 포크댄스를 만났으면"
한 시간의 수업이 끝날 무렵 참가자들의 표정은 처음과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서 있던 가족들이 어느새 마음을 열고 서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아끌며 다시 해보자고 했고, 부모들은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웃었다.
무엇보다 이날 포크댄스가 특별했던 이유는 가족이 함께했다는 것. 가족과 손잡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단순한 경험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스마트폰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일월도서관의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서수원도서관에 이어 일월도서관에서도 가족 포크댄스가 열리면서 '도서관 속 문화예술 재능기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포크댄스 동아리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가 추구하는 것도 건강과 즐거움, 사회성, 자신감, 봉사를 통해 함께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음악을 들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만나고, 가족과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곳. 이제 도서관은 책장 사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번 체험엔 포크댄스 동아리 시니어 회원이 자원봉사로 참가했다.
일월수목원에서 바라다 본 일월도서관
수원시 관내 모든 도서관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가 이어진다면 어떨까? 주말 오전, 가족이 함께 도서관을 찾고 서로 손을 잡으며 세계의 춤을 배우는 풍경. 그곳에서 아이들은 부모와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조부모는 손자·손녀와 세대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 9월의 첫 토요일, 일월도서관에서 울려 퍼진 음악과 웃음소리가 수원 곳곳의 도서관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책으로 세계를 만나고, 춤으로 가족을 만나는 도서관." 그 아름다운 변화가 서수원도서관에서 일월도서관으로 이어졌다. 서수원도서관은 오는 12월 19일 '가족과 함께 포크댄스' 프로그램 2탄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