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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리”…수원 남문시장에 가을밤 흥이 차올랐다
9월 5일 첫 야시장 성황... 9월 19일 두 번째 밤도 시민들과 함께
2026-09-08 11:05:58최종 업데이트 : 2026-09-08 11:05:42 작성자 : 시민기자   권선미

지난 5일 남문시장에서 열린 '불취무귀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지난 5일 남문시장에서 열린 '불취무귀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리."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 5일 토요일 저녁, 수원 남문시장 일대가 시민들의 웃음소리와 음악으로 들썩였다. 팔달문 고객지원센터 광장과 지동교 인근에서 열린 '불취무귀 야시장' 현장에는 가족, 친구, 연인, 관광객 등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늦은 시간까지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이었다.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줄을 서는 시민들, 공연을 기다리는 가족들, 시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이들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많은 시민이 모였지만 현장의 질서는 무엇보다 돋보였다. 서로의 이동을 배려하며 차분하게 행사장을 오가는 모습 속에서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성숙한 축제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노래와 환호로 뜨거워진 K-뮤직 축제

이날 현장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린 것은 'K-뮤직 축제'였다.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마련됐다. 무대에서 노래가 시작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전문 가수의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특별했다.


K-뮤직 축제 '락성연'에서 시민들이 무대에 나와 노래를 하고 있다.

K-뮤직 축제 '락성연'에서 시민들이 무대에 나와 노래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부모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가족들의 모습을 담았다. 어느 순간 관객과 공연자의 구분은 사라지고 남문시장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무대가 됐다. '불취무귀'라는 이름처럼 이날 시민들은 술이 아니라 음악과 흥, 사람의 정에 흠뻑 취해 있었다.

 

시장 곳곳이 보물찾기 놀이터로

이번 야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왕의 시장 수원 남문시장 스탬프투어'에서는 4개 시장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평소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기 위해 찾던 전통시장이 이날만큼은 하나의 거대한 놀이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환술난장' 역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게 곳곳에 숨겨진 부적을 찾아 스탬프 4개를 모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도사를 발견하면 어깨를 톡톡 치고 대결을 펼치는 이색적인 이벤트도 진행됐다. 대결에서 이기면 그 자리에서 깜짝 선물을 받을 수 있어 도사를 찾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재미가 됐다.

 

아트마켓에서 발견한 나만의 취향

먹을거리뿐 아니라 볼거리도 풍성했다. 행사장에서는 '아트마켓'이 열려 개성 있는 작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진열된 물건들을 천천히 살펴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도 이어졌다.


시민들이 '아트마켓' 부스에서 다양한 수공예 소품과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시민들이 '아트마켓' 부스에서 다양한 수공예 소품과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이거 예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한 시민들의 작은 감탄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대량생산된 상품과는 다른 아트마켓만의 개성과 손맛이 느껴지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즐거움도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됐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즐거운 야시장 먹거리

야시장의 즐거움에서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행사장 곳곳에는 다양한 간식과 먹을거리가 마련됐고 인기 있는 메뉴 앞에는 자연스럽게 긴 줄이 생겼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지루함보다는 무엇을 먹을지 기대하는 설렘이 가득했다. 아이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은 "꽈배기빵을 사려고 왔으나 줄이 너무 길어 한 바퀴 돌고 다시 왔다"며, 이번에는 무사히 구입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시민이 직접 구매한 꽈배기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시민이 직접 구매한 꽈배기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손에 맛있는 간식을 들고 가족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장을 거니는 모습은 초가을 밤의 정취와 어우러져 더욱 정겨웠다. 전통시장이 가진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인 '먹는 즐거움'이 야시장이라는 축제와 만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버스킹 공연도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오후 6시와 7시, 8시에 이어진 공연은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그리고 이 즐거움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는 9월 19일 토요일, 다시 한번 불취무귀 야시장이 시민들을 찾아온다. 이날에도 버스킹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시도

이번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공연 관람, 게임 참여, 아트마켓 투어, 먹을거리 탐방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시장 곳곳을 누비게 된다. 이 과정에서 평소 지나치기 쉽던 가게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상인들과 소통하며 전통시장에 대한 친근함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결국 시민들의 즐거운 시간이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맞은 수원에서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을 문화와 관광의 공간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원은 수원화성이라는 역사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시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전통시장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불취무귀 야시장'은 이러한 전통시장의 매력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벗어나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즐거운 가을밤의 추억을 선물하고, 소상공인들에게는 새로운 손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수원화성뿐 아니라 남문시장과 지역 상권의 또 다른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불취무귀 야시장 포스터

불취무귀 야시장 포스터

 

9월 19일, 두 번째 불취무귀가 기다린다

9월 5일 남문시장을 채웠던 시민들의 웃음소리는 오는 9월 19일 다시 이어진다. 누군가는 좋은 물건을 하나 발견하고, 누군가는 입맛을 사로잡는 맛있는 음식을 만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무대에 올라 숨겨둔 노래 실력을 뽐내거나 '도사와의 대결'에서 깜짝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일상적이고 반짝이는 순간이 모여, 전통시장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수원특례시와 수원도시재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는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목적을 넘어 시민과 시장, 관광과 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리."

지난 9월 5일 밤의 남문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음악에 취하고,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에 취하고, 시장이 품은 정겨움에 취해 있었다. 무엇보다 그곳에 함께 있는 이들의 환한 웃음과 즐거움에 흠뻑 취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사람이 모이면 시장이 살아나고, 시장이 살아나면 도시의 활력도 커진다. 올가을 수원을 찾는다면 수원화성만 둘러보고 돌아가기에는 아쉽다. 사람 냄새 나는 시장 골목과 맛있는 먹거리, 음악과 체험이 기다리는 남문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9월 19일 토요일 밤, 다시 한번 '불취무귀'.

 

수원의 가을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선미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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