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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 품은 화병에 꽃이 피다…박영란 현대문인화전
18일까지 수원 빛누리아트홀…전통 문인화에 색채와 자개 더해 현대적 감각 모색
2026-09-09 15:47:21최종 업데이트 : 2026-09-09 15:47:19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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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란 작가가 자개 화병과 꽃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함께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푸른 자개 화병 위로 연둣빛 잎이 화면 가득 번지고, 맞은편에는 분홍빛 꽃송이가 넓게 피어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화병 표면을 촘촘히 채운 자개 조각이 조명을 받아 조금씩 다른 빛을 낸다. 박영란 작가의 《2026 예원 박영란현대문인화전》이 9월 7일부터 18일까지 수원 빛누리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통 문인화의 소재와 필묵을 바탕으로 자개와 색채를 더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수원 빛누리아트홀 전시실 벽면을 따라 박영란 작가의 현대문인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 양쪽 벽을 따라 대작과 소품이 번갈아 걸리고, 안쪽에는 족자 작품이 별도의 흐름을 만든다. 넓은 흰 벽과 검은 천장 아래 작품 간 간격을 넉넉히 둬 색과 여백을 비교하며 보기 좋다. 전시장에는 꽃과 화병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바라기와 연꽃, 모란, 매화, 백합 등 익숙한 소재가 이어지지만 화면의 색과 구성은 전통 문인화의 절제된 형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둥근 푸른 자개 화병 위로 초록빛 나뭇가지와 잎을 넓게 펼쳐낸 작품. 자개의 질감과 채색이 한 화면에서 만난다. 특히 푸른색과 청록색 화병은 이번 전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작은 자개 조각을 겹겹이 붙여 표면을 만들고 그 위로 꽃과 가지를 올렸다. 먹과 채색으로 그린 식물과 단단한 자개의 질감이 한 화면에서 대비된다. 작품을 차례로 보면 수묵 위주의 화면과 채색이 강한 화면이 함께 나타난다. 한쪽에서는 먹의 번짐과 필선이 중심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분홍·초록·청색이 넓게 자리해 전통과 현대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박 작가는 "문인화를 지금의 흐름에 맞게 그려보려고 노력한다. 전통 문인화에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드러나도록 작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래된 형식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감각을 화면에 담으려는 뜻이다. 자개를 사용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 박 작가는 "자개를 넣은 것도 새로운 시도다. 문인화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보고 싶어서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보는 위치와 빛의 방향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자개는 평면 회화에 또 다른 질감을 만든다. 작품 가운데는 둥근 푸른 화병 위로 초록 잎이 화면 상단을 가득 채운 대작도 있다. 나뭇가지가 좌우로 길게 뻗고 작은 잎과 열매가 겹쳐지면서 화면 전체가 하나의 수관처럼 펼쳐진다. 아래쪽의 넓은 여백은 화병과 나무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화면 가득 펼쳐진 분홍빛 꽃과 푸른 자개 화병을 대비시킨 박영란 작가의 작품. 같은 형식의 분홍빛 작품에서는 화면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잔잔한 꽃들이 화면 위쪽을 빽빽하게 메우고 아래에는 푸른 자개 화병을 두었다. 화사한 꽃의 색과 차가운 청색 화병이 맞물리며 장식성과 회화성이 함께 살아난다. 전시장 안쪽에 나란히 전시된 족자 형식의 작품들. 소나무와 꽃 등 전통 문인화 소재와 필묵 표현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 안쪽에는 소나무와 꽃을 그린 작품, 족자 형식의 문인화도 나란히 걸렸다. 굽은 소나무 줄기와 먹선, 화면 한쪽의 화제는 전통 문인화의 문법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색채 작업과 함께 배치돼 박 작가의 작업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박 작가는 꽃과 소나무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꽃에서는 자개 화병과 어우러지는 새로운 조형미를 찾고, 소나무에서는 굽어도 꺾이지 않는 줄기와 거친 껍질을 통해 세월과 인내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화병을 그리지 않고도 꽃이 마치 그릇에 담긴 듯 보이도록 여백을 활용한 작품도 눈에 띈다. 백합과 연꽃을 그린 작품에서는 먹선과 채색, 여백의 관계가 비교적 차분하게 드러난다. 일부 작품에는 글씨가 함께 들어가 그림과 문장이 한 화면을 이룬다. 전통 문인화에서 중요한 시·서·화의 관계를 현재의 색채 감각으로 이어가려는 흔적이다. 전시장 한편에는 그림을 활용한 도자기와 소품도 놓였다. 회화에서 보았던 꽃과 식물 이미지는 컵과 접시, 조명 오브제 등으로 옮겨졌다. 벽에 걸린 작품과 생활 속 물건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에서 눈길이 머무는 부분이다. 박영란 작가는 개인전 '예원 박영란 현대문인화전'을 일곱 차례 열었으며 개인부스전과 아트페어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문인화부문 우수상과 특선 등 수상 경력이 있고, 문인화와 현대 회화를 오가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문인화가 오늘의 감각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익숙한 꽃과 소나무, 화병이 자개와 색채를 만나 새로운 화면으로 바뀐다. 전통 문인화에 관심이 있거나 재료의 변화를 살펴보고 싶은 시민이라면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 전시명 : 2026 예원 박영란현대문인화전
○ 기간 : 2026. 9. 7. ~ 9. 18. ○ 장소 : 수원 빛누리아트홀 전시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로 237 1층) ○ 관람 시간 : 10:00 ~ 17:00 ○ 휴관 : 매주 월요일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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