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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짊어진 창업의 고민, 수원 ‘고민살롱’에서 함께 풀다
9월 7일 수원시창업지원센터 청년관서 판로·투자·지원사업 경험 공유
2026-09-09 14:35:32최종 업데이트 : 2026-09-09 14:13:51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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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러·맞추다·메탈프린팅 대표가 토크콘서트에서 청년 창업가들의 질문에 답하며 사업 경험을 나누고 있다.
로컬러 정현빈 대표가 꺼낸 말이 크게 다가왔다. 청년이자 1인 기업 대표인 필자에게도 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고객을 찾고, 일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고민이 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선명하지 않은 순간도 있다. 그런 막막함을 먼저 겪은 창업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수원에 마련됐다. 청년창업 네트워킹 데이 '고민살롱'이 열린 수원도시재단 창업지원센터 청년관이 자리한 건물 외관.
지난 9월 7일 오후 4시, 수원도시재단 창업지원센터 청년관 4층 대회의실에서 청년창업 네트워킹 데이 '고민살롱'이 열렸다. 수원시 청년 창업가와 예비창업자들이 모여 판로 개척, 기술 창업과 투자, 지원사업 활용에 관한 경험을 나눴다. 로컬러 정현빈 대표, 맞추다 이윤규 대표, 메탈프린팅 김대산 대표가 발표와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필자는 이날 시민기자로 현장을 찾았지만, 사업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특히 행사 시작 전 진행한 정현빈 대표와의 인터뷰는 창업의 고민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수원이 굿즈에서 시작한 창업, '가지치기'로 방향을 찾다 로컬러 정현빈 대표가 행사 시작 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초기의 고민과 기업을 성장시켜 온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을 세 가지로 짚었다. 무엇으로 수익을 낼 것인지, 고객을 어디에서 만날 것인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알 수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였다. 매출과 직원 수로 드러나는 성장 뒤에는 이런 질문을 거듭 풀어온 시간이 있었다. 첫 번째 고민을 해결한 방법은 '가지치기'였다. 창업 초기에는 지역 축제 운영도, 여행 사업도, 다양한 콘텐츠 제작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능성을 넓게 펼칠수록 회사가 집중해야 할 방향은 흐려졌다. 정 대표는 하고 싶은 일과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일,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일을 따져가며 사업을 정리했다. 그렇게 캐릭터 굿즈의 개발과 유통에 집중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제품 하나를 팔았을 때 남는 수익부터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몇 개를 팔아야 인건비를 감당하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따져봤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숫자를 살피는 과정이었다. 이 대목은 여러 역할을 직접 맡아야 하는 필자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선택에는 그 일을 해낼 시간과 책임이 함께 따라온다. 지금 집중해야 할 일을 명확히 하는 것이 사업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가지치기'가 와닿았다. 고객을 만나기 위해 직접 두드린 문 두 번째 고민은 고객을 만나는 일이었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에 젊은 체력을 믿고 여러 플리마켓과 박람회를 찾아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참여해도 자신의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후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거나 제작을 의뢰할 때 어떤 검색어를 쓰는지, 어떤 경로로 회사를 찾아오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고객의 이동 경로를 따라 필요한 정보를 채워 넣자 홍보의 방향이 잡혔다. 정 대표는 마케팅을 "내 고객 한 명 한 명을 만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로컬러 정현빈 대표가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소개하며 수원에서 전국으로 판로를 넓혀온 과정을 전하고 있다.
그는 수원시 캐릭터 상품을 필요로 할 만한 학교와 기관, 부서에 직접 연락했다. 담당자에게 기업소개서를 보내도 되는지 묻고, 상품이 필요할 때 비교 견적을 받아볼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러한 접촉이 신입 공무원 환영 꾸러미 납품 등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전국 지자체로 접점을 넓혀 현재는 약 30개 지자체와 협업하며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직원들이 모두 청년이며 수원 시민이라고도 말했다.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이 성장하면서 지역 청년들의 일터도 함께 만들어진 것이다. 수원에서 출발한 창업의 성과가 시민의 일자리와 연결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막막할 때 버틸 힘이 되어준 선배들 그렇다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알 수 없던 세 번째 고민은 어떻게 풀었을까. 정 대표의 답에는 선배 창업가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창업 초기 수원도시재단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창업보육 공간을 지원받았고, 센터를 통해 멘토와 선배 기업인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몇 걸음 앞서 사업을 해온 이들이 어떤 시행착오를 겪는지 지켜보면서 자신의 사업을 돌아볼 단서를 얻었다는 것이다. 사전 인터뷰에서 필자는 그런 선배들을 어디에서 만났는지 물었다. 정 대표는 이날과 같은 창업 행사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고 답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주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준 것이 버틸 힘이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업을 시작할 공간과 함께, 막막할 때 이야기를 건넬 사람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날 행사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정 대표가 선배들에게서 얻었던 경험과 격려를 이제 다른 창업가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수원의 창업 지원을 통해 연결된 관계가 다음 창업가의 배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고민살롱'에 참석한 청년 창업가와 예비창업자들이 선배 기업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맞추다 이윤규 대표의 발표에서도 고객과의 대화가 사업의 방향을 바꾼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던 초기에 고객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기능과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 사이의 차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맞추다 이윤규 대표가 개인별 취약점 분석과 보완학습을 제공하는 자격증 학습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핵심 기능을 갖춘 최소기능제품(MVP)을 만들어 처음에는 10명, 다음에는 20명의 이용자와 소통하며 개선했다. 그 결과 당초 계획한 기술의 약 5분의 1을 먼저 개발하기로 했고, 출시 시점을 약 10개월 앞당겼다고 소개했다. 투자에 대해서도 자금이 왜 필요한지,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탈프린팅 김대산 대표는 연구개발 기간을 버티며 지원사업을 활용한 경험을 전했다. 연구인력과 재료비 지원이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됐고, 수원시의 해외 전시 참가 지원을 통해 제품을 외부에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관계자와의 접촉이 수출로 이어졌다는 경험도 공유했다. 김 대표는 시제품 제작과 인증, 홍보 등 개별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지원의 의미도 짚었다. 작은 기업에는 100만~200만 원의 지원도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자금이라는 설명이었다. 연구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고, 제품을 소개하고, 고객을 만나는 과정에서 지원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었다. 1인 창업자의 질문, 경험에서 찾은 답 발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필자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질문이 나왔다. 한 1인 창업자는 개발과 사업 운영을 혼자 맡는 상황에서 지원사업 신청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도움을 얻기 위한 준비가 오히려 본업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메탈프린팅 김대산 대표가 '지원사업으로 성장하다'를 주제로 연구개발과 창업지원사업을 활용해 온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계획서의 기본 자료를 미리 준비하고, 작성 시간을 나눠 쓰는 자신의 방식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회사의 핵심 키워드를 정리해 적합한 사업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자신도 여러 사업에 지원하던 시기를 거쳐 관광, 사회적 가치, 캐릭터 콘텐츠 등 회사의 방향에 맞는 사업을 선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문 하나에 서로 다른 경험이 더해졌다. 필자에게도 지원사업을 얼마나 많이 신청할지에 앞서, 지금 내 사업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대화는 창업가가 자신의 상황에 맞춰 지원을 활용하도록 돕는 과정이기도 했다. 공동창업자와의 소통, 혼자 창업할지 팀을 꾸릴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선배 기업인들은 각자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답했다. 질문을 완벽하게 정리해 오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다시 물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 내 고민을 가지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곳 이병진 수원도시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통해 창업가들이 고민을 나누고 서로 힘이 되어주는 교류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다.
필자도 이날 창업지원센터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수원에서 1인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이다. 행사가 끝난 뒤 센터 관계자에게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관련 소식이 올라오며,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9월 7일 수원도시재단 창업지원센터 청년관에서 열린 '고민살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필자는 취재를 통해 창업의 경험을 들었고, 앞으로 내 고민을 가지고 찾아올 수 있는 공간도 알게 됐다. 혼자 일하는 청년에게 질문을 건넬 곳이 생긴다는 것. 이날 수원의 창업 지원은 그렇게 구체적인 의미로 다가왔다.
최상락 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이 창업관·성장관·기업지원센터·청년관 등 창업 지원 공간을 안내하고 있다.
창업상담과 교육, 사업화 지원, 네트워킹 등 주요 지원사업의 내용과 대상은 수원도시재단 창업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년관 운영 및 청년창업 활성화 관련 문의는 031-280-6361로 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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