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노래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청춘”…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세 번째 무대에 피어난 인생의 하모니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서 제3회 정기연주회…평균 72세 단원들의 열정과 배려, 음악으로 하나 된 감동의 무대  
2026-09-09 14:54:02최종 업데이트 : 2026-09-09 15:34:1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제3회 정기연주회에서 단원들이 열창하고 있다.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제3회 정기연주회에서 단원들이 열창하고 있다.


9월 8일 오후 7시 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객석을 찾은 관객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대부분 합창단원들의 가족과 친척, 학교 동문, 지인들이었다. 무대 위 주인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날 열린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단장 이상영, 지휘 송흥섭)의 제3회 정기연주회는 단순한 합창 공연을 넘어, 음악으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시니어 여성들의 열정과 도전을 보여준 무대였다. 공연은 전석 초대로 진행됐다.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은 2024년 창단연주회 이후 꾸준히 무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호이안 국제합창대회 시니어부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도 거뒀다. 이날 공연에서는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영상과 함께 영화 '신병' 출연 장면도 소개돼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공연 시작 전 합창단원 개개인을 화면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공연 시작 전 합창단원 개개인을 화면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합창보다 먼저 만난 '사람들'

공연 초반, 본격적인 합창에 앞서 합창단의 활동 모습과 발자취가 영상으로 소개됐다. 이어 무대에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진과 이름이 차례로 등장했다. 단체사진 한 장으로 단원을 소개하는 대신, 각자의 얼굴과 이름을 보여준 것이다. 평균 연령 72세, 80대 단원 두 명이 함께하는 합창단에서 느껴지는 것은 음악적 실력만이 아니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대의 소중한 주인공이라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필자는 창단연주회 당시 이들의 강점으로 '합창 사랑, 인격 존중, 불타는 열정'을 꼽은 바 있다. 세 번째 무대에 선 이들의 모습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특별출연한 바이올린니스트 김소정은 관객 눈높이에 맞추어 귀에 익은 곡을 선사했다.

특별출연한 바이올린니스트 김소정은 관객 눈높이에 맞추어 귀에 익은 곡을 선사했다.


1'서정', 가을을 노래하다

1부는 '서정(抒情)'을 주제로 '님이 오시는지', 한국가곡 '이 가을에', '쾌지나 칭칭나네'를 선보였다. 특히 '이 가을에'는 장희순 단원이 작사하고 송흥섭 지휘자가 작곡한 곡으로, 이번 무대에서 한국 초연으로 선보여 의미를 더했다. 단원의 마음이 글이 되고, 지휘자의 선율을 거쳐 다시 합창단의 목소리로 울려 퍼진 셈이다.

 

특별출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정은 'Carmen Fantasy', 'Méditation from Thaïs', 'Czardas'를 연주하며 합창과는 또 다른 선율의 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이 제2부 공연 모습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이 제2부 공연 모습


2'열정', 목소리만으로 만든 하모니

2부의 주제는 '열정(熱情)'이었다. 'Beautiful Dreamer', 'Tangueando', 'Elijah Rock', 'Sisi Kushangilia'가 이어졌다. 특히 'Tangueando'와 'Elijah Rock'은 무반주로 연주됐다. 반주 없이 단원들의 목소리와 호흡, 음정과 화음만으로 음악을 완성해야 하는 만큼 무반주 합창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은 창단연주회 때부터 무반주곡에 도전해 왔다. 시니어 합창단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단원들은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다져왔다. 화려한 반주가 사라진 무대에서 오히려 목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서로의 소리를 듣고 맞춰온 시간의 결과였다. 

백찬영 하모니카 연주. 작은 하모니카 선울이 대극장에 크개 울려 퍼졌다.

특별출연 백찬영 하모니카 연주. 작은 하모니카 선율이 대극장에 크게 울려 퍼졌다.


하모니카 선율에 객석도 '붉은 노을'로 하나

특별 출연한 하모니시스트 백찬영의 무대도 객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가시나무', '서른 즈음에', 'Libertango'에 이어 앙코르곡으로 '붉은 노을'이 연주되자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연주자는 무대에서 연주하고 관객은 객석에서 듣는 일반적인 공연을 넘어, 모두가 음악의 일부가 되어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됐다.
 

3부 동행에서는 가요 메들리를 율동과 함께 보여주어 큰 박수를 받았다.

3부 동행에서는 가요 메들리를 율동과 함께 보여주어 큰 박수를 받았다.


3'동행'노래와 안무로 다시 만난 청춘

3부는 '동행(同行)'을 주제로 펼쳐졌다. 가장 눈길을 끈 무대는 가요 메들리였다. 단원들은 기존의 정장 차림에서 벗어나 7색의 산뜻하고 귀여운 복장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익숙한 여섯 곡이 메들리로 이어지는 동안 노래에 안무까지 더해지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평균 72세라는 숫자가 무색할 만큼 단원들의 표정과 움직임에는 생기가 넘쳤다.

 

나이는 숫자일 뿐, 음악을 즐기는 마음에는 나이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잘 부르는 것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함께 배우고, 연습하고, 웃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송흥섭 지휘자가 임원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송흥섭 지휘자가 임원진을 소개하고 있다.


앙코르 '싱싱싱'동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연의 마지막은 앙코르곡 'Sing Sing Sing'이었다. 단원들은 노래와 함께 안무를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관객과 호흡했다. 객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이어졌다. 3부의 제목인 '동행'처럼 무대와 객석이 함께 걸어온 공연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공연은 '서정'에서 시작해 '열정'을 지나 '동행'으로 이어졌다. 가을의 감성을 노래하고, 무반주 합창이라는 도전을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노래와 춤으로 관객과 함께 웃었다. 세 개의 주제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나이는 들어도 음악은 늙지 않는다"

이날 무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음악적 기량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었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소개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맞추며, 함께 웃고 움직이는 모습에서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이 지향하는 '동행'의 의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공연 후 축하객들과 기념사진를 남겼다.

공연 후 축하객들과 기념사진를 남겼다. 꽃다발 든 사람이 송흥섭 지휘자.

공연 후 축하객들과 기념사진를 남겼다.

공연 후 축하객들과 기념사진를 남겼다. 단원과 이상영 단장, (재)성정문화재단 김정자 이사장(우측에서 세번째)이 보인다. 


합창은 혼자 잘한다고 완성되는 음악이 아니다. 서로의 소리를 듣고 기다리며 맞춰야 한다. 그래서 합창에는 어쩌면 인생의 모습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평균 72세의 단원들이 보여준 무대는 '나이는 들어도 음악은 늙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가족과 친척, 동문과 지인들이 가득 채운 객석에서 관객들은 단순히 음악회를 관람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와 아내, 언니와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이 들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황금시대(Golden Age)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노래로 서로를 격려하고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오늘보다 더 아름다운 내일을 향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세 번째 무대는 막을 내렸지만, 그들의 '동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제3회 정기연주회,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이상영, 송흥섭, 이영관

연관 뉴스


추천 11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