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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화센터에서 곡진한 남도민요, 판소리를 배우다니요!
진도아리랑부터 판소리 아니리까지 배우며 익히는 국악의 깊이
2026-09-11 10:27:07최종 업데이트 : 2026-09-11 10:27:05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팔달문화센터 멋드러진 한옥 문화관

팔달문화센터의 멋드러진 한옥 문화관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교실에 익숙한 듯 낯선 우리 가락이 울려 퍼졌다. 한 사람이 먼저 소리를 내면 수강생들이 뒤를 이어 따라 부르고, 강사는 다시 음 하나하나를 짚어주며 "여기서는 힘을 주고, 이 음에서는 흘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간이 아니다. 우리 소리의 결을 몸으로 익히고, 그 안에 담긴 '멋'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팔달문화센터 2026 하반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리는 우리소리, 남도민요 판소리 프로그램은 남도민요와 판소리의 기본장단과 가락을 익히며 우리소리의 아름다움을 배우는 시간이다. 중요무형유산을 전승해 온 국악지도자로 명망이 높은 유복귀 강사는 20명의 수강생을 10회에 걸쳐 이끌고 있다. 고즈넉한 한옥이 멋스러운 팔달문화센터에서 누구나 부담없이 우리소리의 흥과 정서를 경험할 수 있는 고급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9월 8일 화요일 오후에는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번 국악강습에서는 대표적인 남도민요인 진도아리랑을 중심으로 우리 소리의 기본 장단과 음계, 그리고 소리를 맛깔스럽게 만드는 여러 기교를 배웠다.
 

진도아리랑은 12박을 한 장단으로 삼는다. 강사는 이를 "수박 한 통을 12조각으로 나눈 것"에 비유하며 수강생들이 장단의 구조를 쉽게 이해하도록 이끌었다.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음을 밀어 올리고, 흘리고, 흔들며 소리에 표정과 감정을 입히는 법을 반복해서 연습했다.

 민요 1

소리의 발성법을 지도하는 유복귀 강사민요 2멋스러운 한옥에서 민요를 배우는 맛이라니 !


특히 강습에서 강조한 것은 '기본에 멋을 더하는 법'​이었다. 같은 음이라도 어디에 힘을 주느냐, 어디에서 힘을 빼느냐에 따라 소리의 느낌이 달라진다. 강사는 진도아리랑의 "아리"와 "랑"을 직접 불러보며 굵고 깊게 소리를 내는 법, 음을 흔드는 법 등을 시범으로 보여줬다. 수강생들은 "아리아리랑"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조금씩 우리 소리의 맛을 찾아갔다.
 

이어진 수업에서는 남원산성을 배웠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해프닝도 있었다. 일부 수강생들이 '남원산성'을 '남한산성'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강사는 "남한산성이 아니라 원래 남원산성"이라고 바로잡으며 우리 민요의 제목과 배경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강생들의 열정도 눈길을 끌었다. 강습 자료가 부족하면 서로 프린트를 나누고, 결석한 사람을 위해 자료를 챙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지난 학기에도 출석률이 좋았다", "선생님이 재미있게 잘 가르쳐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수업에 대한 만족도와 참여 열기도 높았다.
 

이날 강습의 또 다른 중심은 판소리였다. 특히 '심청가'의 한 대목을 통해 판소리에서 중요한 아니리(자유리듬으로 사설을 엮어가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익혔다.
 

강사는 판소리를 단순히 노래하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판소리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시나리오'가 있고, 소리와 대사, 상황 설명이 어우러져 하나의 극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니리와 창, 그리고 이야기를 설명하는 도창이 어우러지면서 판소리는 혼자서도 여러 인물과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공연예술이 된다.

 

소리의 악보들소리의 악보들

 

수강생들은 심봉사와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를 번갈아 따라 하며 판소리의 호흡을 익혔다. "이 봉사 성명이 무엇이오?", "예, 나는 심학규요", "심맹인이 여기 계신다~~" 같은 대사를 주고받으며 교실은 어느새 작은 판소리 무대가 됐다. 한 사람이 여러 인물의 목소리와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설명에 수강생들의 집중도도 한층 높아졌다. 아니리에 집중하며 몰입하다보니 심청가 그 곡진한 이야기와 구성진 가락에 그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만다.

 

강사는 특히 아니리의 '말맛'과 호흡​을 강조했다. 같은 문장이라도 너무 빨리 읽어버리면 관객이 다음 이야기를 기다릴 틈이 없지만, 적절하게 뜸을 들이면 다음 대사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또 등장인물의 혼잣말은 크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인물의 심리를 살려 표현해야 한다고 지도했다.


"아니리만 잘해도 노래를 잘하는 거예요."

강사의 이 한마디에는 이날 수업의 핵심이 담겨 있었다. 판소리는 음정과 가창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해하고, 인물의 감정을 느끼며, 그 감정을 목소리와 호흡으로 전달하는 예술​이라는 의미다. 유구한 역사속에 전해내려온 핍진한 우리네 소리와 음악은 웅숭깊은 맛이 일품 아니런가.

 팔달센터 프로그램들

최고의 강사진에 의한 팔달문화센터 하반기  고급진 프로그램들(무료).


수강생들은 같은 대목을 반복해 부르고 말하며 조금씩 자기만의 소리를 만들어갔다. 잘하고 못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우리 음악의 구조와 감정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광교2동에서 온 김성숙 씨는 "전에 민요를 배워보았는데 자꾸만 어떤 이끌림에 의해서 또 배우고 싶어 왔다. 이번엔 유독 실력있는 선생님 지도를 받게 되어 흐뭇한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하신다.

 

국악은 오래된 음악이지만, 배우는 순간만큼은 결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의 목소리로 다시 부르고, 오늘의 감정으로 다시 느끼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교실에 울려 퍼진 한 소절은 단순한 민요 한 곡이 아니었다. 우리 소리를 배우며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문화의 멋을 몸으로 익히는 작은 무대​였다. '서편제' '천년학' 영화를 감명깊게 보고 '시조창'에도 관심이 많은 필자도 예전부터 국악을 좋아했는데 이런 좋은 기회에 배우게 되어 감회가 깊다.


이번 강습은 국악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함께 부르는 순간 가까워질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임을 몸으로 체득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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