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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상처를 치유의 울림으로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들의 치유음악공연 '한울림'
2026-09-18 09:51:29최종 업데이트 : 2026-09-18 09:51:2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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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국가폭력의 잔혹한 상처를 맑고 아늑한 진동과 울림으로 보듬어내는 특별한 치유의 장이 열린다.
선감학원사건피해자지원센터는 오는 10월 3일(토) 안산시 선감동 경기창작캠퍼스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11회 선감학원 추모문화제'에서 피해 생존자들이 직접 싱잉볼을 연주하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치유음악공연 '한울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추모문화제에서 결실을 맺게 된 싱잉볼 치유음악악공연을 위해 한국싱잉볼학교의 정연희 선생님과 함께 수년간 싱잉볼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며, 그동안 피해 생존자들이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는 계기가 생겨났다. 싱잉볼은 독특한 파동으로 인해 신경계를 이완시키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를 지닌다 은폐되었던 '아동판 도가니'… 진실을 밝혀온 투쟁의 역사 '선감학원(仙甘學院) 사건'은 1942년 일제강점기 말, 조선총독부가 '부랑아 교화'라는 명목으로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한 뒤, 해방 이후 1982년 폐쇄될 때까지 경기도가 인수하여 약 40년간 운영한 아동 강제수용 시설에서 벌어진 국가폭력 참사다. 반인권적인 상황에서 수용되었던 피해 아동들은 이제 고령의 나이가 되었고, 비극의 역사의 한복판에서 고스란히 참혹한 삶을 살게 되었다.
당시 국가 공권력은 길거리를 떠돌거나 행색이 추레하다는 이유만으로 4,700여 명에 달하는 어린 아동과 청소년들을 정식 법적 절차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납치·강제 수용했다. 어린 수용자들은 극심한 배고픔 속에서 농사, 개간, 갯벌 작업 등 무보수 강제 노역에 시달려야 했고, 일상화된 폭행과 학대 속에서 목숨을 잃거나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 빠져 숨졌다. 숨진 아이들은 이름도 없이 선감도 야산 곳곳에 암매장되었다.
선감학원의 역사 사진 중 (선감학원피해자지원센터 제공) 선감학원의 역사 사진 중 (선감학원피해자지원센터 제공) 오랫동안 은폐되었던 이 잔혹한 진실은 피해 생존자들과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비로소 세상 바깥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3년 선감학원 옛터에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한 '선감역사박물관(선감학원 역사관)'이 처음 개관되었고, 2016년에는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피해자 지원과 진상규명을 위한 조례가 본격 제정되었다. 이어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며 이 사건을 '국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아동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공식 사과 및 피해 구제를 강력히 권고했다. 스스로 연주하면서 악기의 울림을 느껴본다 ■ 2023년 피해자지원센터 개소… 트라우마 치유와 생활지원으로 이어지는 복원
이러한 결실에 힘입어 2023년,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상처 회복을 돕기 위한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가 정식 개소했다. 옛경기도청 내에 위치한 센터에서 여러가지 치유 프로그램 및 심리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센터는 고령에 접어든 피해 생존자들과 희생자 유족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지원금 및 의료비 지원 사업을 펼치는 한편, 평생 동안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려온 이들을 위해 전문적인 트라우마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운영중이다.
특히 센터는 단순한 수혜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희생자와 유족, 생존자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공동체·치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설해 왔다. 그중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이 바로 음악교육 '싱잉볼 명상'이다. 싱잉볼 특유의 깊고 맑은 진동은 오랜 세월 긴장과 공포로 굳어 있던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을 유연하게 풀어주었고, 서로 간의 깊은 신뢰와 화합을 이끌어내는 치유의 매개체가 되었다. 싱잉볼은 그 자체로 자연이 주는 온기와 정갈한 자극은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조용히 다독이는 강력한 치유력을 지닌다.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이러한 치유의 요소에 몸을 맡기면, 경직되어 있던 신경계가 완화되면서 깊은 호흡과 함께 신체의 자연 치유 능력이 활성화된다고 연구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인 통증이나 피로를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준다. 아픔과 고통을 넘어선 치유의 현장 - 선감학원피해자지원센터의 여러가지 의미있는 프로그램 ■ "아픔을 건너온 울림, 세상을 치유하다"… 관계자 및 전문가 4인 인터뷰 이번 추모문화제에서 결실을 맺게 된 싱잉볼 치유음악회를 위해 뜻을 모아온 관계자와 싱잉볼 전문 강사들은 저마다 가슴 뭉클한 소회를 전했다. - 이미진 상담사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 "3~4년 전 피해자분들과 처음 싱잉볼 치유 세션을 진행했을 때, 직접 악기를 치며 아이처럼 아이처럼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피해자분들은 과거 극심한 상처로 인해 서로 간에 갈등을 겪기도 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셨지만, 한자리에 둘러앉아 소리를 맞춰가면서 합주의 가능성과 소통의 물꼬를 트셨습니다. 이제 이분들이 단순히 과거의 아픈 피해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자신의 삶을 더욱 우아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모제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선감학원피해자지원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는 음악교육 - 정연희 선생님 (한국싱잉볼학교) "센터와 인연이 닿기 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가 가진 마음과 기술을 나누고 싶다는 기도를 오래 이어왔는데 거짓말처럼 연락이 닿아 인연이 되었습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며 수많은 악기와 무게감 있는 짐을 이고 지고 오면서도,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 선생님들이 늘 맑고 유쾌하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훨씬 더 큰 에너지를 얻어 갑니다. 싱잉볼을 연주하는 생존자들의 울림이 선감학원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살아남은 분들의 삶과 존엄을 기리게 되길 바랍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기억을 소리와 침묵으로 함께 마주합니다." 치유의 장이 되는 싱잉볼 명상 시간 - 차윤 (심신통합치유 전문가) "국가폭력이라는 역사는 매우 무겁고 엄중한 주제입니다. 하지만 그 비극적인 역사 안에도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할 가벼움과 생명력, 그리고 따뜻한 웃음이 함께 공존합니다. 싱잉볼의 맑고 울창한 진동은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굳이 말로 다 털어놓지 않더라도,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공명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힘이 있습니다. 연주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가 아픔을 넘어 생명의 기운을 느끼는 귀한 자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스텔라 (싱잉볼 테라피스트) "싱잉볼의 울림은 소리를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맑게 정화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피해자 선생님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소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치유해 나가는 위대한 여정입니다. 오는 10월 3일 추모문화제 현장에서 이 울림이 널리 퍼져, 현장을 찾는 많은 시민분에게도 깊은 안식과 화해의 메시지로 다가가길 희망합니다." 피해자분들이 연극을 연습하고, 공연하기도 함 ■ 10월 3일, 희생자를 기리고 인권 회복을 다짐하는 공명의 장으로 이처럼 피해 생존자들과 치유 전문가들의 정성이 모여 결실을 맺을 이번 '제11회 선감학원 추모문화제'는 억울하게 희생된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고, 생존자들의 인권 회복을 선언하는 뜻깊은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행사는 오전 역사문화 탐방과 희생자 위령제로 시작하여, 오후 1시 30분부터 본격적인 추모문화행사로 이어진다. 피해 생존자들이 수개월간 연습해온 싱잉볼 치유음악공연 '한울림'은 추모문화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예정이다.
싱잉볼을 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어둡고 참혹했던 역사 속에서 버텨낸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맑은 싱잉볼의 진동은, 10월 3일 선감도의 하늘 아래 널리 퍼져나가 우리 사회에 따뜻한 치유와 인권 회복의 거대한 울림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음악회는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수십 년간 국가 공권력에 의해 차가운 바다 섬에 갇혀 인권을 유린당했던 피해자들이 비극의 역사를 딛고 '상처 입은 치유자'로 세상에 나서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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