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문인협회, 감동의 시 낭송 퍼포먼스 선보여
가을로 물든 수원화성, 시와 음악으로 행궁 광장을 채우다
2026-09-21 15:58:42최종 업데이트 : 2026-09-21 15:58: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기
|
|
김경은 시 낭송가의 캘리그래피 작품, '시 꽃을 피우다.'
수원예총 산하 9개 단체가 연합하여 펼친 이번 예술제에서, 단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무대는 '수원문인협회 특별 시낭송회'였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펼쳐진 수원문인협회의 무대는 단순한 시 낭독을 넘어 음악과 무용, 라이브 연주가 결합한 고품격 '종합 예술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깊은 예술적 감동을 선사했다. '시, 꽃을 피우다', 문학의 텍스트, 역동적인 무대 예술로 살아나다 행사의 서막은 김경은 작가의 역동적인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로 열렸다. 거대한 화포 위에 먹선의 강약을 조절하며 오늘의 주제인 시의 한 구절을 써 내려가는 예술가의 몸짓에 광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흰 천 위로 검은 먹물이 번지며 하나의 거대한 시각 예술이 완성되는 순간,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본 행사의 핵심인 시낭송 무대가 펼쳐졌다. 수원문인협회가 엄선한 국내 대표 시인들의 명작들이 지역 최고 낭송가들의 깊이 있는 목소리를 타고 화성행궁의 돌담길을 따라 울려 퍼졌다.
첫 주자로 나선 박경희 낭송가는 이기철 시인의 '어떤 이름'을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낭송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뒤이어 천성희 낭송가는 문정희 시인의 '아름다운 곳'을 통해 삶의 깊이를 관조하는 묵직한 울림을 주었고, 고춘례 낭송가는 이근배 시인의 '살다가 보면'을 낭송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시극 '인연'
기획의 참신함은 무대 후반부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김영희 낭송가가 류시화 시인의 '길 위에서의 생각'을 낭송하며 삶의 여정을 되짚어보게 만들자, 정시현 연주자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가 광장 전체를 부드럽게 안았다. 어쿠스틱 기타의 아날로그 선율은 가을바람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무대의 정취를 극대화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박혜영 낭송가는 조병화 시인의 '늘, 혹은'을 통해 사랑과 그리움의 정서를 세련되게 전달했으며, 서미선 낭송가는 홍윤숙 시인의 '백발의 그리움 하나'로 세월의 덧없음과 그 속에 피어나는 애틋함을 절절하게 표현해 중장년층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정영은 낭송가가 백석 시인의 대표작 '여승'을 독백하듯 읊조릴 때는 무대 위로 화려하고도 애절한 '무용 퍼포먼스'가 결합했다. 시 속 여승의 슬픈 운명과 한(恨)을 몸짓 언어로 승화시킨 무용수의 역동적인 춤선은 시가 가진 비장미를 시각적으로 완성하며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정영은 시낭송가 '여승' 퍼포먼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수원특례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축제였다는 점이다. 무대의 마지막 장은 출연진 전원과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문학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대단원의 장으로 장식됐다. 친구와 함께 화성행궁을 찾았다가 발길을 멈췄다는 시민 안형숙 씨는 "단순히 시를 읽어주는 행사인 줄 알았는데 음악, 무용, 연극까지 더해져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다"며 "전통이 살아있는 화성행궁 앞마당에서 이런 고품격 문화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수원 시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