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 작가도 함께한 《결을 잇는 동행》, 용인서 네 가지 ‘결’ 펼치다
또도하기 제5회 정기전… 삶·한지·보리·천으로 풀어낸 네 회원의 작품세계
2026-09-21 16:47:36최종 업데이트 : 2026-09-21 16:47:34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또도하기 제5회 정기전 《결을 잇는 동행》이 열린 용인문화예술원 전시실 입구. 전시 포스터와 배너가 관람객을 맞는다.

또도하기 제5회 정기전 《결을 잇는 동행》이 열린 용인문화예술원 전시실 입구. 전시 포스터와 배너가 관람객을 맞는다.


수원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용인 전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예술단체 또도하기의 제5회 정기전 《결을 잇는 동행》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용인문화예술원 전시실에서 열렸다. 거주 지역이 다른 회원들이 한자리에 작품을 선보인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강남철, 이유미, 이수진, 배성주 작가가 참여했다. 네 작가는 각각 '삶의 결', '한지의 결', '보리의 결', '천의 결'을 내세웠다. 같은 재료나 형식으로 작품을 맞추기보다 각자가 오래 다뤄온 소재와 작업 방식을 하나의 전시 안에 펼쳤다.

용인문화예술원에서 열린 《결을 잇는 동행》 전시장 전경. 복식 형태의 작품과 다양한 평면 작품이 넓은 벽면을 따라 이어져 있다.

용인문화예술원에서 열린 《결을 잇는 동행》 전시장 전경. 복식 형태의 작품과 다양한 평면 작품이 넓은 벽면을 따라 이어져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복식 형태의 작품과 회화가 넓은 벽면을 따라 이어진다. 붉은 활옷 형상의 작품을 지나면 한지의 질감을 살린 추상 화면과 보리 줄기를 이용한 작품, 손바느질로 재현한 전통 복식이 차례로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객들이 강남철 작가의 붉은 활옷 형상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작가는 전통 활옷에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담았다.

관람객들이 강남철 작가의 붉은 활옷 형상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작가는 전통 활옷에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담았다.


강남철 작가의 〈활옷〉은 어린 시절 형의 결혼식에서 본 붉은 활옷과 이후 형을 잃은 기억에서 출발했다. 축복을 뜻하던 붉은색에 상실의 경험을 겹치고, 여백과 번짐을 더해 한 화면 안에 기쁨과 슬픔이 함께 머물도록 했다.

이유미 작가의 한지 작품들이 전시장 벽면에 이어져 있다. 한지의 질감과 점·선·면을 이용한 다양한 화면 구성이 눈에 들어온다.

이유미 작가의 한지 작품들이 전시장 벽면에 이어져 있다. 한지의 질감과 점·선·면을 이용한 다양한 화면 구성이 눈에 들어온다.


이유미 작가는 30여 년 동안 한지의 가능성을 살펴왔다. 여러 겹의 한지를 두드려 쌓고 비벼 꼬아 만든 빔지를 사용해 점·선·면을 구성한다. '희망', '서울의 달', '인연'처럼 한글 단어에서 시작된 생각이 한지의 결을 따라 추상적인 화면으로 바뀐다.

관람객들이 이수진 작가의 보리줄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연염색한 보리줄기가 반복되며 화면에 독특한 질감을 만든다.

관람객들이 이수진 작가의 보리줄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연염색한 보리줄기가 반복되며 화면에 독특한 질감을 만든다.


이수진 작가의 작업은 보리를 심는 일에서 시작된다. 직접 거둔 보리 줄기를 말리고 마디를 자른 뒤 표피를 벗기고 삶아 건조한다. 천연염색을 거친 줄기를 가르고 잘게 나눠 화면에 붙이면 작은 조각들이 별빛과 은하처럼 번져 하나의 우주를 만든다.

관람객들이 배성주 작가가 손바느질로 재현한 전통복식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토복에 남은 시간과 삶의 흔적을 작품으로 되짚는다.

관람객들이 배성주 작가가 손바느질로 재현한 전통복식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토복에 남은 시간과 삶의 흔적을 작품으로 되짚는다.


배성주 작가는 출토 복과 유물 가운데 한 사람의 마지막 옷으로 남은 수의를 손바느질로 재현한다. 완전한 복원보다 옷에 남은 흔적과 시간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천을 한 땀씩 잇는 과정에서 과거의 옷과 지금 살아가는 사람의 시간을 연결한다.

배성주 또도하기 대표는 이번 정기전의 취지에 대해 "이번 정기전에는 또도하기 회원 네 명이 함께 참여했다. 네 작가가 각자의 활동 분야에서 특징 있는 작업을 하고 있어, 서로 다른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네 작가의 거주지와 주된 활동 지역은 모두 같지 않다. 그러나 또도하기 회원으로 정기전을 이어가며 서로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용인 전시에는 수원에서 활동해 온 작가도 참여해 수원에서 이어온 작업을 다른 지역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서 재료와 표면을 가까이 살폈다. 복식 작품에서는 옷의 구조와 바느질을 보고, 한지와 보리 작품 앞에서는 화면을 이루는 작은 조각과 질감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청소년 관람객도 작품 앞에 오래 머물렀다.

현장에서 만난 용인 시민 관람객은 작품을 둘러본 뒤 "문화예술원 프로그램에 참석하러 왔다가 전시가 보여 들어왔는데, 작품들이 한결같이 좋은 것 같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와 감상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람객처럼 다른 일정으로 문화예술원을 찾았다가 전시장에 들어온 시민도 작품과 만났다. 작가에게는 새로운 관람객을 만나는 기회가 되고, 시민에게는 일상적인 이동 중 예상하지 못했던 전시를 접하는 시간이 된 셈이다.

수원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 수원 안에서만 전시하지 않고 가까운 도시의 전시장과 관람객을 만나는 것도 지역 문화 활동의 한 모습이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이동 거리가 가까운 도시에서 전시와 교류가 이어지면 작가가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도 넓어진다.

전시장에 걸린 활옷과 수의, 한지와 보리 작품은 생김새도 재료도 다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손으로 재료를 다듬고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작품에 쌓아간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결을 잇는 동행》은 그 서로 다른 결을 한자리에서 보여준 전시였다.
강남철님의 네임카드

또또하기, 용인문화예술원, 활옷, 빔지, 보리, 복식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