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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간…."영흥수목원에서 생태 감수성을 배우다"
일월도서관 2026년 길 위의 인문학 2차 <한국 시와 나무로 본 환경 감수성>
2026-09-30 14:30:55최종 업데이트 : 2026-09-30 14:24:51 작성자 : 시민기자   홍송은
영흥수목원으로 걸어가고 있는 시민들

영흥수목원으로 걸어가고 있는 시민들


가을빛이 짙어가는 계절, 도심 속 수목원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생태 감수성을 깨우는 뜻깊은 현장 탐방이 진행됐다.

고규홍 강사가 2차시 나무에 담긴 문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규홍 강사가 2차시 나무에 담긴 문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 일월도서관은 9월 1일부터 29일까지 총 5회에 걸쳐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2차 한국 시와 나무로 본 환경감수성'을 진행했다. 이번 강좌는 <고규홍의 나무> 저자이자 천리포수목원 이사인 고규홍 강사가 맡았다.

이번 프로그램은 ▲나무와의 공생 ▲나무에 담긴 문화 ▲우리 시문학에 담긴 나무 ▲기후변화와 나무를 주제로 한 실내 강연과 마지막 5차시인 9월 29일 '영흥수목원 탐방' 현장 학습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식물원과 수목원, 그리고 '도시형 수목원'의 특별함
고규홍 강사는 버스 안에서 수목원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다

고규홍 강사는 버스 안에서 수목원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29일 진행된 영흥수목원 탐방 길,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수목원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가치를 짚어보는 강연이 시작됐다.

고규홍 강사는 "서양에서 유래한 식물원(Botanic Garden)과 수목원(Arboretum)은 학술적으로 나무(목본식물) 중심의 연구·보존 여부로 구분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둘을 엄격히 나누기 어렵다"며 "나무가 잘 자라려면 풀과 새, 곤충이 어우러지는 생태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최초로 명칭을 사용한 천리포수목원과 같은 '보존·연구형 수목원'과 달리, 영흥수목원이나 일월수목원과 같은 '도시형 수목원'의 가치를 강조했다. 도시형 수목원은 희귀종 수집보다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식물과 자연을 친근하게 느끼고 생태 감수성을 체감하도록 돕는 데 최우선 목적을 둔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중국에서 가져와 예산 고택에 심은 백송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시민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중국에서 가져와 예산 고택에 심은 백송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시민들


나무에 담긴 문화와 전통 정원의 소리 미학
탐방 중에는 나무와 정원에 얽힌 문화적 이야기도 소개됐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중국에서 가져와 예산 고택에 심은 백송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한편, 해외 번역서의 '백송(White Pine)'은 실제 백송이 아닌 스트로브잣나무를 뜻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전달됐다.

또한, 물을 집 아래로 흐르게 해 잔잔한 소리를 즐겼던 대전 남간정사처럼 '소리 미학'을 중시했던 우리 전통 정원의 지혜를 전하며, 수목원을 거닐 때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등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계절을 잊고 피어난 황매화를 관찰하고 있는 시민들

계절을 잊고 피어난 황매화를 관찰하고 있는 시민들


가을에 피어난 봄꽃, 식물이 보내는 '기후 이상' 경고음
특히 이번 영흥수목원 현장 답사에서는 앞선 4차시 강연에서 다뤘던 '기후변화와 나무'의 실재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현장에서는 계절을 잊고 피어난 황매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고규홍 강사는 "가을철이나 겨울 입구에 목련, 매화, 개나리 등이 다시 피어나는 현상을 식물학에서는 '2차 개화'라고 부른다"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현상으로 식물의 호르몬 조절 기능에 오작동이 생겨 일어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4차시 기후변화와 나무에서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눈이 내린 나무를 설명 중이다.

4차시 기후변화와 나무에서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눈이 내린 나무를 설명 중이다.


4차시 '기후변화와 나무' 강연에서 들었던 기온과 지온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생태계 박자의 어긋남. 공기 온도를 기준으로 꽃을 피우는 식물과, 땅속 지온을 기준으로 깨어나는 곤충(꿀벌 등)의 시차가 벌어지면 수분 매개가 불가능해져 결국 생물 종의 멸종과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가자들은 수목원 현장에서 직접 2차 개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했다.

계수나무잎의 달고나 향을 맡기 위해 잎을 코에 대고 있는 시민

계수나무잎의 달고나 향을 맡기 위해 잎을 코에 대고 있는 시민


전문 해설과 함께 깊어지는 생태 감수성
"수목원은 단순히 식물을 관람하는 곳을 넘어 나무 한 그루와 교감하며 자연을 깊이 느끼는 공간"이라며 "시민들이 도시형 수목원을 통해 일상 속 생태 감수성을 키워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탐방하면서 떨어진 나뭇잎을 모은 시민

탐방하면서 떨어진 나뭇잎을 모은 시민


아울러 수목원을 찾을 때는 전문 해설사(가이드)의 안내를 활용할 것이 권장됐다. 계절에 따른 식물의 생태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 깊이 있는 설명을 더 하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식물의 진정한 가치를 체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강연 관련 도서

강연 관련 도서


일월도서관의 이번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도심 속 수목원에서 자연의 지혜를 배우고,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뜻깊은 계기를 제공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차 한국 시와 나무로 본 환경감수성' 포스터

'2차 한국 시와 나무로 본 환경감수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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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길위의인문학, 일월도서관, 영흥수목원, 고규홍강사, 홍송은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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