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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특강,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나답게 살아가는 사이의 철학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에서 엄성우 교수 인문학 강의 열려  
2026-10-01 13:24:11최종 업데이트 : 2026-10-01 13:24:10 작성자 : 시민기자   홍명후

행복특강, 엄성우 교수의 인문학 강의 장면

행복특강, 엄성우 교수의 인문학 강의 장면


지난 30일 오후 2시,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에서 엄성우 교수의 인문학 특강이 열렸다. 풍성한 추석 연휴가 지나고 9월의 끝자락을 맞이한 이날, 200여 석의 강연장은 강의를 들으러 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초연결 시대 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자 모인 자리였다.

 

엄성우 교수는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마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철학 석사, 미국 듀크대학교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서양윤리학과 덕윤리(Virtue Ethics) 분야를 연구·가르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등이 있다.

 

초연결 시대가 가져온 고독의 역설

엄 교수는 현대인이 겪는 감정의 역설, 즉 '초연결 시대의 고독'을 짚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는 SNS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24시간 타인과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과거 어느 때보다 깊은 공허함과 외로움을 호소한다. 누군가와 함께일 때는 관계의 피로감과 갈등 때문에 괴로워 혼자만의 공간으로 도피하지만, 막상 혼자가 되면 스며드는 적막감을 견디지 못해 다시 타인을 찾아 헤매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엄 교수는 이를 "혼자일 수도, 함께일 수도 없는 현대인의 비극"이라고 진단했다. 타인을 피하는 회피적 태도나 특정 상대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극단적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관계를 차단하는 '고립'도, 맹목적인 '연결'도 아닌, '홀로 있음'과 '함께 있음'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조율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열강하는 엄성우 교수 강의 장면

열강하는 엄성우 교수 강의 모습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면 먼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우울이나 무기력 같은 부정적 감정과 혼동하곤 한다. 그러나 외로움은 명확한 자극이 있는 분노나 공포와 달리, 은은하게 스며드는 안개처럼 특정한 대상이 아닌 '부재'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감각이다. 특히 자존감이 낮을수록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의 인정과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쉽다. 누군가 나를 선택해 줄 때 비로소 가치 있는 존재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용한 존재가 된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외로움은 인간이 안고 태어나는 본질적 조건이다. 따라서 외로움을 무작정 제거하려 하기보다, 내 안의 부재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철학적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관계의 놀이터와 면역력 회복

우리가 관계에 서툴러진 이유로 엄 교수는 '관계의 놀이터'와 '면역력'의 부재를 들었다. 어린 사자가 사냥놀이를 통해 기술을 배우듯, 인간도 어린 시절 또래와 어울리고 상처받고 회복하는 경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소가족화와 치열한 경쟁 구조는 마음 편히 교류할 놀이터를 빼앗았고, 그 결과 깊은 교류 경험이 부족한 '어른아이'들이 양산되었다. 갈등을 견디는 면역력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작은 상처에도 관계를 회복하기보다 회피하고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삶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관계의 회복력을 키우려면 고마움과 미안함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최소한의 성숙함이 필요하며, 때로는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관계의 면역력을 만든다.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시민들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시민들


엄 교수는 해법으로 10여 년간 연구해 온 '사이의 철학'을 제시했다. 이는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관계에 몰입하거나 상대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며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친밀함의 기술이다. 이 철학의 핵심이자 외로움을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치유책은 사심 없는 진실한 '우정'이다. 진정한 우정이란 상대의 유용함 때문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받아들여 주는 관계다. 나라는 사람을 숨김없이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답게' 머물 수 있게 된다.

 

'홀로'와 '함께' 사이의 알맞은 온도

결국 행복이란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자신의 고독을 직면하고 스스로를 단단히 세우는 힘, 그리고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그 사이의 간격을 존중하며 따뜻한 온도를 나누는 힘 사이의 균형에서 온다고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저서 사인회하는 엄성우 교수 모습

저서 사인회하는 엄성우 교수 모습


강의에 참석한 한 50대 시민은 "타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기 위한 출발점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관계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40대 시민 역시 "스스로와 편안하게 지내는 능력을 키울 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유연함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깊은 울림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 특강은 무작정 외로움을 피하려 애쓰기보다 자신의 외로움을 철학적으로 성찰하고, 나와 타인 사이에 알맞은 온도의 거리를 만들어갈 것을 권했다. 고립의 차가움과 과도한 밀착의 괴로움 사이에서 자기만의 적정한 거리를 찾을 때, 우리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함께여도 괴롭지 않은 참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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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 행복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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