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 수원화성을 오늘의 시민이 즐기는 축제로”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조형제 총감독 인터뷰
2026-10-02 11:27:46최종 업데이트 : 2026-10-02 11:29:4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
|
연무대에서 펼쳐진 수원환타지 '야조'(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하늘이 참 곱다. 높아진 하늘에 선선한 바람까지 가을의 깊이를 전해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에 수원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린다.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이어지는 축제는 수원화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에는 공연이 흐르고, 광장에는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번진다. 오래된 역사적 공간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익숙했던 도시의 풍경은 축제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올해 문화제 주제는 '새빛 홍민'이다. 수원의 역사와 문화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시민의 일상 속으로 축제의 무대를 넓힌다는 의미를 담았다. 역사 속에 머물러 있던 수원화성을 오늘의 시민이 직접 만나고, 보고, 걷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이번 축제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역사와 현재, 공간과 사람, 축제와 일상을 어떻게 연결하고자 했을까.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조형제 총감독에게 수원화성에 새로운 빛을 더하는 축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A. 새빛은 수원의 슬로건이다. 그리고 홍민은 백성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즉 새로운 빛 새로운 도약을 통해서 수원 시민의 삶을 더욱 행복하고 이롭게 하자는 메시지다. 축제를 기획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통과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보존하고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전통을 오늘의 시민이 실제로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활용'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궁중문화축전도 연출했고 조선 왕릉 축전도 총감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궁은 권력의 상징이고, 왕릉은 추모의 공간이다. 수원화성은 생활 속에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궁이나 왕릉과 다른 축제성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연 콘텐츠마다 역사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이 그 역사 안으로 들어가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4년째 수원화성문화제 총감독을 맡고 있는 조형제 감독 Q. 시민 참여를 늘렸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A.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연무대에서 펼쳐지는 수원환타지 '야조'다. 수원화성의 밤을 배경으로 시민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오른다. 올해는 80여 명의 시민 배우를 모집해 6회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행궁 광장에서 펼쳐지는 초대형 종이 구조물 퍼포먼스 '화홍' 역시 시민 참여가 중심이다. 작년 팔달문에 이어 또 하나의 수원화성 건축물을 시민 500여 명이 함께 완성하는 집단 건축 프로젝트다. 가족 단위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종이 구조물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되고, 완성된 작품 앞에서는 참여한 사람마다 자신이 축제의 한 장면을 만들었다는 특별한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가마레이스 모습.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포토뱅크) '가마 레이스'와 '양로연', '별시날' 그리고 '정조대왕 능 행차' 재현 등이 모두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시민을 단순한 관람객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축제의 콘텐츠 안으로 시민을 초대하고, 직접 움직이고 함께 완성하도록 했다. 전문가가 만들어놓은 공연을 시민이 관람하는 방식은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직접 콘텐츠에 참여하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체험이 있어야 축제가 기억에 남고, 다시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렇게 할 때 수원화성은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을 넘어 오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축제의 무대가 된다. 외국인 관광객과 어우러지는 축제로 자리매김 한 수원화성문화제(사진=포토뱅크) Q. 수원화성문화제가 글로벌 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을 위해 특별히 축제의 방향을 생각하고 있나. A. 우리 전통문화가 외국인에게는 다소 낯설어서, 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축제로 다듬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오히려 우리의 전통을 보고 싶어 한다. 우리도 다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경험하고 싶어 하지 않나.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할 것은 오히려 우리의 고유성이다. 외국인을 위해 우리 음악을 버리고 그들에게 익숙한 음악을 들려준다면 굳이 한국에 다시 올 이유가 없다. 전통문화가 고리타분하다는 이유로 섣불리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려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전통의 본질을 잃는 순간 우리 축제는 경쟁력도 약해진다. 그래서 이번 축제에서는 외국인도 단순히 바라보는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수원전통문화관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글로벌빌리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수원화성문화제 총감독 위촉식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조형제 감독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 포토뱅크) Q. 4년째 화성문화제 총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총감독으로 역할을 해내는 특별한 리더십이 있나.A. 그걸 제가 말씀드리려니 조금 쑥스럽다. 굳이 말씀드린다면 총감독으로서의 태도와 자세가 아닐까 싶다. 총감독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발한 아이디어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의견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다. 특히 저는 수원 사람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수원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어떤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지역의 예술 인프라는 어떠한지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보다는 현장에서 함께하는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고 했다. 그 과정 자체가 팀원들에게 동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견이 프로그램에 반영되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것이 총감독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올해 특히 고민한 것도 수원의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프로그램 안에다 참여시킬 것인였다. '선유몽'의 경우에도 아예 수원의 무용수들을 선발했고, '행궁 야화' 역시 수원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참여하게 했다. 지역의 예술인들이 축제의 무대에 참여하고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올해 제가 총감독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한 방향이다. 지난 해 화성행궁 광장에 시민들이 직접 종이박스를 자르고 조립하며 제작한 팔달문(실제 크기의 60% 규모) 종이 박스가 전시됐다.(사진=포토뱅크) Q. 끝으로 축제와 관련해 수원 시민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해 주라.A. 수원은 현재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드는 축제 역시 관광객을 수원으로 불러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축제가 곧바로 관광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이 특정 도시를 찾아오게 하려면 그 도시만의 특별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수원에 가면 무엇을 볼 수 있고,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라는 도시만의 매력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축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축제는 단순히 며칠 동안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나 기타 서구 유명한 축제를 보면 처음부터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삶을 바탕으로 축제를 만들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제62회 수원화성퍼레이드 모습 수원화성문화제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콘텐츠를 활용한 축제를 하다 보면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고 관광객은 자연스럽게 온다. 특히 수원의 축제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정조의 세계가 펼쳐진다. '정조대왕 능 행차' 재현이나 '선유몽', '야조' 등은 수원만이 할 수 있는 축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문화 콘텐츠는 일회성으로 할 게 아니라, 신풍루 장용영 수위 의식처럼 상시 공연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수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가다 보면 관광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자부심을 품고 노력한다면 수원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매력이 형성되고, 글로벌 축제가 될 것이다. 시민 배우 참여로 만들어지는 수원환타지 '야조', 올해는 8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공연을 선보인다.(사진=포토뱅크)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새빛 홍민'이라는 주제로 수원화성 등 수원 전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행궁 광장에서는 '가마 레이스'를 시작으로 시민의 위대한 건축 '화홍', '시민 도화서', '별시날', '축성 놀이터'를 운영한다. 화성행궁에서는 'STUDIO 진찬: 회갑을 담다'와 '양로연'이 열리고, 연무대에서는 수원환타지 '야조'를 한다. 용연에서 하는 수상퍼포먼스 '선유몽'도 시민들에게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것이다. 화서문,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2026. 10. 4.(일)~10. 11.(일) [8일간] 장소: 수원화성 일원 주제: 새빛 홍민 주관: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 수원문화재단 ![]()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