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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야화, 정조의 꿈이 우아하게 다시 피어나다
우화관에서 화령전·낙남헌·봉수당·유여택까지… 수원화성에서 펼쳐진 특별한 밤
2026-10-04 11:21:00최종 업데이트 : 2026-10-04 11:20:57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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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즐기려는 관객들이 속속 화성행궁으로 입장하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수원화성에 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고즈넉한 고궁의 처마와 담장 위로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전통 춤과 음악이 어우러졌다. 과거의 시간이 머물던 공간은 어느새 오늘의 관객을 위한 무대가 됐다. 이번 '행궁야화'는 제 63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야간 실경 미디어 퍼포먼스로 화성행궁의 전각과 마당을 무대로 정조대왕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몰입형 프로그램이다. 특히 전통의 선율 위에 화려한 빛이 더해지면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무대'라는 공연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멋있다", "화려하다"는 감탄이 이어졌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카메라를 들고 공연의 순간을 담기에 바빴다.
춤을 추는 정조대왕을 배경으로 가야금 연주장면
첫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안내에 따라 다음 무대인 화령전으로 이동했다. 화령전은 정조의 어진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공간으로, 정조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가 깃든 곳이다. 공연은 이곳에서 정조가 남긴 꿈과 기억을 '빛'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정조의 꿈은 달빛처럼 오릅니다." 공연 속 내레이션은 관객들을 과거의 시간으로 이끌었다. 화령전의 고요한 공간과 은은한 빛은 정조의 삶과 꿈을 되새기게 했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기다리는 낙남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낙남헌은 화성행궁 안에서 각종 행사가 열리던 곳으로, 정조가 화성에 머무르며 백성과 신하들을 만나고 여러 행사를 치르던 공간이다. 역사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장소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도 '꿈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이어가는 무대로 활용됐다.
봉수당에서 정조와 헤경궁 홍씨의 춤
짧지만 강렬한 이 메시지는 공연의 중심을 관통했다. 정조가 꿈꾸었던 나라는 왕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백성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나라였음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기자는 작년에 진찬연을 감동스럽게 본 기억이 겹치면서 정조의 나레이션을 들으며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마지막 여정은 유여택으로 이어졌다. 유여택은 화성행궁에서 정조가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거나 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공연의 마지막 장면은 정조의 꿈이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도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다시 우화관으로 돌아갔다. 처음 공연이 시작됐던 장소로 돌아오는 동선은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듯했다. 정조의 꿈에서 출발해 기억과 희망, 애민의 마음을 지나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유여택에서 정조의 진심어린 외로운 독백
가족과 함께 수원을 찾은 한 관람객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여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가족여행으로 모녀 3대가 수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공연을 관람한 관객 역시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공연이라 새롭고 특별했다. 어머니와 딸과 함께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양주 하랑초등학교 3학년 박기훈 군은 "가족과 함께 왔는데 미디어아트 포함 정말 특별하고 멋있는 공연이어서 설렌다. 처음부터 못봐서 다시 볼려고 한다"며 소감을 전한다.
수원화성의 밤은 그렇게 다시 빛났다. 수백 년 전 정조가 품었던 꿈은 더 이상 역사책 속 문장으로만 남아 있지 않았다. 빛이 되고 음악이 되고 춤이 되어 오늘의 관객 앞에 다시 살아났다. 과거의 건축물 위에 현재의 예술이 피어나고, 정조의 꿈은 오늘의 시민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수원화성에서 만난 특별한 밤의 풍경이었다. 행궁야화는 10월 11일까지 주말, 공휴일에 계속되며 오후 7시 8시 9시 공연이 있고 행궁입장만 하면 관람할 수 있다. 한복을 입은 관객은 무료 입장이라니 흥겨운 수원화성문화제를 만끽하시 바란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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