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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스님, 수원에서 사찰음식과 생명을 이야기하다
수원 K-사찰음식 힐링라운지,“먹는 것은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일”
2026-10-06 14:49:09최종 업데이트 : 2026-10-06 14:48:59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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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하는 선재스님. 사람들이 궁금해할까봐 70세(1956년생)라고 나이를 알려주신다
사찰음식 전시. 오전 10시 혹은 오후 2시에 전시된다고 한다. 한 끼의 음식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밥 한 술, 국 한 그릇에도 흙과 물, 햇빛과 바람, 그리고 씨앗을 심고 가꾼 사람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이어져 만들어낸 '생명의 그릇'이다. 청량한 가을날씨인 5일 오후 4시 고즈넉한 한옥 팔달문화센터 마당에서 13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수원 K-사찰음식 힐링 라운지가 펼쳐졌다. 강의를 주재한 선재스님은 오호라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사찰음식의 명장으로 알려진 선재스님은 주로 봉녕사에서 사찰음식 강연을 종종 주최한 바 있다.
'음식은 온 우주의 생명, 음식으로 만나는 삶의 지혜'를 주제로 음식에 담긴 철학과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선재 스님은 음식과 자연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먹는 곡식과 채소는 땅과 물, 햇빛과 바람이 빚어낸 결과이며, 자연이 병들면 결국 우리의 몸과 삶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땅이 오염되면 그 땅에서 자라는 농작물이 오염되고, 결국 그것을 먹는 사람의 몸에도 영향을 줍니다." 사찰음식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먹고,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수원과 사찰음식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과 함께 발전한 수원의 역사와 음식문화, 그리고 채식과 두부를 비롯한 전통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음식이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까지 품고 있음을 들려줬다. 특히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이 특정 종교에만 머무는 음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필요한 만큼 먹는 삶의 태도는 종교와 국경을 넘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라는 것이다.
이재준 수원시장님의 축사
선재스님이 흑백요리사에 출연 젊은 층도 많이 알게 됐다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대한 시선도 남달랐다. 한국 음식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맛과 조리법만 알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식과 함께 한옥의 공간, 단청의 색, 옹기와 도자기, 나무 식기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함께 전달될 때 비로소 음식에 담긴 '문화'까지 세계에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문화는 쉽게 익혀지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음식의 또 다른 자산으로는 발효문화가 꼽혔다. 간장과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오랜 시간과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는 음식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선재 스님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음식과 건강, 삶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젊은시절 한때 간경화로 건강에 큰 위기를 격은 후 음식이 곧 약이라는 의미를 더욱 깊이 깨닫게 됐고, 이후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우리 음식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래세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음식과 함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결국 자연의 일부가 되는 일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생명을 식탁에 올린다. 그 사실을 잠시라도 기억한다면 한 끼의 식사는 달라질 수 있다. 더 천천히 먹고, 남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게 된다.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시민들
그리고 그 질문 끝에서 또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나는 오늘 무엇과 함께 살아갔는가." 한 그릇의 음식에는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으며,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생명이 이어져 오늘의 우리를 살게 한다. 음식을 대하는 마음을 바꾸는 것. 어쩌면 그것이 자연을 살리고, 삶을 바꾸는 가장 작고도 깊은 시작인지도 모른다.
불교신자로 매탄동에서 오신 김미성씨는 "전체 말씀이 다 인상적이었고 우리전통음식의 기본인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고 소감을 전한다.수원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자리에서 펼쳐진 선재스님의 이야기는 우리 밥상에 놓인 평범한 한 그릇의 음식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생명을 잇고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하나의 문화라는 귀한 깨달음을 주는 묵직한 강연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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