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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 전 수원화성을 세운 사람들, 그 이름을 다시 보다
수원화성박물관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정조의 구상에서 장인·백성, 세계유산 계승까지
2026-10-06 14:21:57최종 업데이트 : 2026-10-06 06:56:08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 전시장. 관람객들이 화성 축성과 관련한 유물과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 전시장. 관람객들이 화성 축성과 관련한 유물과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수원화성 완공 230주년을 맞아 성곽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되짚는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오는 12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을 선보인다.

지난 2일 수원화성박물관을 찾아 김세영 학예사의 전시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취재했다. 이번 전시는 정조의 업적에만 머물지 않고 공사를 지휘한 관원과 장인, 현장에서 일한 백성까지 화성을 만든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김세영 학예사는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은 '왕부터 백성까지'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조의 구상으로 시작된 수원화성이 완성되기까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을 전시 곳곳에서 보여준다.

특별기획전 도입부의 '수원 백성에게도 물어라!' 전시 공간. 정조가 화성 축성을 준비하며 현장 사정을 아는 수원 백성의 의견까지 살피도록 한 내용을 소개한다.

특별기획전 도입부의 '수원 백성에게도 물어라!' 전시 공간. 정조가 화성 축성을 준비하며 현장 사정을 아는 수원 백성의 의견까지 살피도록 한 내용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수원 백성에게도 물어라!'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조는 축성을 준비하면서 관료들의 의견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원의 지형과 물길 등 현장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사람들의 의견도 살피도록 했다.

1부에서는 정조가 성곽 건설에 앞서 준비한 과정을 보여준다. 《성제고》와 축성 지침을 담은 《성화주략》, 화성장대 관련 자료 등을 통해 수원화성이 치밀한 사전 계획 속에서 만들어졌음을 살펴볼 수 있다.

백성의 형편을 고려한 조치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1794년 흉년이 들자, 정조는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 공사를 잠시 멈추도록 윤음을 내렸다. 더운 날에는 약과 부채를, 겨울에는 털모자와 제중단을 지급했다.

김 학예사는 "정조는 혹서기와 혹한기에 공사를 중단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물품도 지급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인부들의 형편을 살폈던 흔적이 기록에 남아 있다.

이러한 준비와 현장 운영 속에서 화성 축성은 3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전시는 완공이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2부에서는 화성성역소를 움직였던 관원들의 이름과 기록이 등장한다.

총리대신 채제공을 비롯해 조심태와 이유경 등 공사를 이끈 인물들의 초상과 문서가 이어진다. 특히 국가유산 보물인 채제공 초상 3본이 출품돼 화성 축성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을 여러 기록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정조가 화성 축성 실무를 맡은 조심태에게 보낸 어찰과 조심태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다. 공사 현장을 이끈 인물과 정조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정조가 화성 축성 실무를 맡은 조심태에게 보낸 어찰과 조심태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다. 공사 현장을 이끈 인물과 정조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정조가 조심태에게 보낸 어찰도 눈길을 끈다. 공사 진행 상황뿐 아니라 무더운 날씨에 현장을 살피는 신하의 건강을 걱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왕과 실무 책임자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화성 건축물에 걸렸던 현판과 글씨를 소개한 전시 공간. 당대 문장가와 명필들이 화성 건축에 남긴 서예의 흔적을 보여준다.

수원화성 건축물에 걸렸던 현판과 글씨를 소개한 전시 공간. 당대 문장가와 명필들이 화성 건축에 남긴 서예의 흔적을 보여준다.

화성 곳곳의 현판과 상량문에서는 당대 문장가와 명필의 흔적을 만난다. 특히 조윤형이 쓴 옛 방화수류정 현판의 유일한 탁본이 수원 시민에게 처음 공개돼 사라진 원래 현판의 글씨를 확인할 수 있다.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여러 분야의 장인을 소개한 전시 공간. 건축 관련 자료와 부재를 통해 성곽을 완성한 기술과 노동을 살펴볼 수 있다.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여러 분야의 장인을 소개한 전시 공간. 건축 관련 자료와 부재를 통해 성곽을 완성한 기술과 노동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다시 현장으로 시선을 옮긴다. 석수와 목수, 미장이, 와벽장이, 대장장이 등 여러 기술자가 축성에 참여했다. 230년 전 팔달문 부재와 건축 자료는 성곽 뒤에 수많은 사람의 기술과 노동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수원화성 완공을 축하한 낙성연을 재현한 실감영상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당시 기록과 박물관 자료를 토대로 완공 뒤 잔치 모습을 재구성했다.

수원화성 완공을 축하한 낙성연을 재현한 실감영상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당시 기록과 박물관 자료를 토대로 완공 뒤 잔치 모습을 재구성했다.

3부에서는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격려했던 포상과 위문 행사, 완공을 축하한 낙성연을 다룬다. 전시장 한쪽 대형 영상에서는 당시 기록과 박물관 자료를 바탕으로 완공의 기쁨을 나눈 잔치 장면을 재구성했다.

『화성성역의궤』도 전시의 중요한 축이다. 10권 9책에 축성 과정과 인력, 물자 등 공사 전반을 상세하게 남겼다. 이 기록은 훗날 훼손된 화성을 복원하고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확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수원화성의 복원과 보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을 소개한 전시 공간. 사진과 문서, 영상 자료를 통해 화성을 지켜온 현대의 노력을 보여준다.

수원화성의 복원과 보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을 소개한 전시 공간. 사진과 문서, 영상 자료를 통해 화성을 지켜온 현대의 노력을 보여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시간이 오늘의 수원으로 넘어온다. 훼손된 성곽의 복원 과정과 시민들의 보존 활동,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사진과 문서, 영상으로 이어진다.

김 학예사는 "오늘의 우리 역시 이 역사적 가치와 문화유산을 지켜나가야 할 계승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30년 전 화성을 만든 사람들의 노력에서 이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오늘의 시민까지 연결한다.

전시장을 모두 돌아보면 '만년대업'은 1796년 완공된 성곽만을 뜻하지 않는다. 왕의 구상과 관원의 지휘, 장인의 기술과 백성의 노동으로 세워진 화성을 오늘의 시민이 지키고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과정까지 그 의미가 이어진다.

수원화성 완공 23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 포스터.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수원화성 완공 23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 포스터.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 전시명: 《백성과 함께 이룬 만년대업, 수원화성》
○ 기간: 2026년 9월 30일~12월 13일
○ 장소: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
○ 휴관: 매주 월요일
○ 주요 전시자료: 축성 중지 윤음, 원본 방화수류정 현판 탁본, 『화성성역의궤』, 채제공 초상 등 100여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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