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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거닌 화성행궁에서 만난 수원의 가을
수원화성문화제 한복마실 체험… 우리 옷 입고 행궁에서 공방거리까지
2026-10-06 14:44:35최종 업데이트 : 2026-10-06 14:44:31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한복을 입고 머리에 댕기를 드린 필자가 행궁 대문 앞에서 문고리를 잡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한복을 입고 머리에 댕기를 드린 필자가 행궁 대문 앞에서 문고리를 잡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연보라색 치마에 프릴이 달린 분홍색 저고리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땋은 머리에 댕기와 배씨댕기까지 더하니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낯설면서도 절로 미소가 났다. 익숙한 화성행궁을 찾아가는 길이 이날만큼은 특별하게 느껴졌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를 맞아 기자는 '수원화성 한복마실'을 체험했다. 직접 고른 한복을 입고 화성행궁을 둘러본 뒤 행궁동 공방거리의 '조선달빛장'까지 걸었다. 우리 옷과 함께 만난 축제 현장에는 사진으로 남길 풍경과 발걸음을 붙잡는 체험이 곳곳에 있었다.


행궁광장에 마련된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 문화제 기간 대여료를 50% 할인해 1인 2만 5,000원에 한복을 빌려준다.

행궁광장에 마련된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 문화제 기간 대여료를 50% 할인해 1인 2만 5,000원에 한복을 빌려준다.

 

행궁광장에서 고른 나만의 한복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는 화성행궁 앞 행궁광장에 마련됐다. 문화제 기간 대여료를 50% 할인해 1인 2만 5,000원에 한복을 빌려준다. 부스에는 다양한 색과 문양의 치마와 저고리가 걸려 있어 취향에 맞는 차림을 고를 수 있었다.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에 다양한 색과 문양의 한복이 진열돼 있다. 오른쪽에는 기자가 선택한 프릴 장식의 분홍색 저고리가 보인다.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에 다양한 색과 문양의 한복이 진열돼 있다. 오른쪽에는 기자가 선택한 프릴 장식의 분홍색 저고리가 보인다.

 

기자의 한복 선택과 착용은 '이채휴우리옷'의 이채휴 대표가 도왔다. 전통복식연구가이자 한복디자이너인 이 대표가 추천한 것은 연보라색 치마였다. 평소 좋아하던 색이라 반가웠다. 여기에 프릴 장식의 분홍색 저고리를 함께 권하며 파리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옷은 깨끗하게 관리돼 있다는 인상을 줬다. 부드러운 색 조합에 화사한 장식이 더해진 모습을 보니, 한복도 색과 디자인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채휴 대표가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에서 한복을 입은 필자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가슴싸개부터 배씨댕기까지 차근차근

착용 과정에서 눈길이 간 것은 속옷이었다. 속바지와 패티코트에 더해 어깨끈이 달린 가슴싸개를 입었다. 현장에서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가슴싸개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해당 가슴싸개는 디자인 출원도 했다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치마와 저고리뿐 아니라 그 안에 갖추는 옷에도 제작자의 고민이 담겨 있었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복식의 요소를 알아가는 것도 이번 체험의 재미였다.
 

부스에는 남녀 환복 공간이 구분돼 있었다. 여성 탈의실에서 갈아입은 뒤에는 입고 왔던 옷을 맡길 수 있어 짐 없이 이동하기 편했다. 이 대표는 머리를 직접 땋아 댕기를 달아주고 머리 위에 배씨댕기를 더했다. 옷 선택부터 머리 손질까지 도움을 받으니 한복이 익숙하지 않은 기자도 차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화성행궁의 기와지붕과 담장이 '달빛화담' 조형물의 불빛과 어우러져 있다.

해 질 무렵 화성행궁의 기와지붕과 담장이 '달빛화담' 조형물의 불빛과 어우러져 있다.

 

한복 입고 만난 행궁의 풍경과 사람들

행궁광장을 지나 화성행궁으로 향했다. 기자는 한복 착용자 무료입장 혜택을 받아 안으로 들어섰다. 행궁 내부에는 '2026 화성행궁 야간개장' 360도 포토부스와 여러 포토존이 마련돼 있었다. '화성행궁' 글씨가 적힌 대형 현판과 야간개장 조형물 앞에서도 발걸음을 멈췄다.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삿갓 모양 조명은 해 질 무렵 은은한 빛을 밝히고 있었다.


화성행궁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삿갓 모양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가운데, 관람객들이 무료 해설을 듣고 있다.

화성행궁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삿갓 모양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가운데, 관람객들이 무료 해설을 듣고 있다.

 

현장에서는 야간 공연 '행궁야화'도 준비하고 있었다. 전각 사이에 마련된 설치물을 보며 밤의 행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기자 외에도 푸른색과 분홍색 등 저마다 다른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보였다. 기자에게 예쁘다고 칭찬을 건넨 외국인도 있었다. 짧은 인사였지만 기억에 남았다. 한복이 낯선 사람과 자연스럽게 말을 나누는 계기가 된 것이다.


화성행궁 내 전통놀이 체험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딱지치기를 즐기고 있다.

화성행궁 내 전통놀이 체험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딱지치기를 즐기고 있다.


어른도 어린이도 빠져드는 전통놀이

전통놀이 공간에서는 딱지치기가 한창이었다. 멍석 위에서 한 관람객이 딱지를 높이 들어 내리칠 준비를 하고, 일행은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놀이에 참여하고 있었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방상시 가면공방'에서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가면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방상시 가면공방'에서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가면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방상시 가면공방'에서는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가면을 꾸몄다. 여러 색의 재료가 놓인 테이블 위로 고개를 숙인 채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행궁을 둘러보는 사이 사진을 찍거나 놀이와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즐길 거리가 많았다. 오래된 건축물을 감상하는 공간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더해져 축제의 활기가 느껴졌다.


한복 차림의 기자가 행궁동 공방거리에 열린 '조선달빛장'에서 장신구가 진열된 판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한복 차림의 기자가 행궁동 공방거리에 열린 '조선달빛장'에서 장신구가 진열된 판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달빛장으로 이어진 골목 나들이
행궁동 공방거리에는 '조선달빛장'이 펼쳐졌다. 나무틀로 만든 판매대가 골목을 따라 이어졌고, 차양 아래 달린 전구들이 장터를 밝히고 있었다.
 

기자도 장신구가 진열된 판매대 앞에 멈춰 섰다. 목걸이와 팔찌, 반지 등을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댕기를 드리우고 연보라색 치마를 입은 채 골목을 거니니 평소의 나들이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행궁에서 시작한 발걸음은 공방거리의 작은 물건들을 구경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주요 행사장뿐 아니라 주변 골목까지 걸어보니 축제를 즐기는 범위도 넓어졌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행사장에 마련된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홍보 부스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행사장에 마련된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홍보 부스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공연 관람 혜택과 반납 시간도 확인

행사 안내에 따르면 한복마실 대여객에게는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수원판타지 '야조' 관람권을 하루 50석씩 선착순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정조대왕의 야간 군사훈련을 모티브로 한 '야조'는 해당 기간 매일 오후 8시 연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한복 착용 시민에게는 시간여행_그날 '행궁야화' 무료 관람 혜택도 안내돼 있다. 운영 기간은 10월 3일부터 11일까지이며, 오후 7시·8시·9시 하루 세 차례, 회당 50분간 진행된다.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화성행궁을 거닐고 있다.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화성행궁을 거닐고 있다.

 

개인 소장 한복을 입은 시민에게는 10월 6일까지 운영되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의 1회차 29석 무료 관람 혜택이 별도로 안내됐다. 프로그램별로 대상과 제공 좌석이 다르므로 관람권 배부 및 이용 조건을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저녁 공연을 연계해 즐기려면 한복 대여 시 이용 가능 시간과 반납 시각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행궁광장과 화성행궁, 연무대, 방화수류정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나들이는 옷을 고르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머리를 매만져주던 손길, 행궁에서 주고받은 인사, 공방거리에서 멈춰 선 판매대가 하루의 장면으로 남았다. 특별한 날에만 입는다고 생각했던 한복이 평범한 나들이를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에서 이채휴우리옷 이채휴 대표(왼쪽)와 한복 체험을 마친 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에서 이채휴우리옷 이채휴 대표(왼쪽)와 한복 체험을 마친 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 한복마실 이용 안내>

구분 내용
위치 화성행궁 앞 행궁광장 '수원화성 한복마실' 부스
운영 기간 2026년 10월 4일(일)~10월 11일(일)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7시
대여료 문화제 기간 50% 할인, 1인 25,000원
현장 지원 한복 선택 및 환복·액세서리 착용 도움, 남녀 환복 공간, 짐 보관
한복 착용 혜택 화성행궁 무료입장 ('행궁야화' 무료 관람)
대여객 추가 혜택 10월 7~11일 '야조' 관람권 하루 50석 선착순 제공 예정
주변 즐길 거리 360도 포토부스와 포토존, 전통놀이, 방상시 가면공방, 조선달빛장 등
이용 전 확인 대여 시간·반납 시각, 시간 초과 요금, 공연별 관람권 이용 조건


한복을 입은 필자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알리는 수원이 조형물 옆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한복을 입은 필자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알리는 수원이 조형물 옆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이날의 한복 나들이는 익숙한 수원을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행궁의 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전통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고, 공방거리의 장신구를 구경하며 일상 가까이에 있던 즐거움을 발견했다. 이번 가을에는 우리 옷을 입고 수원의 골목을 걸어보면 어떨까. 늘 지나던 풍경 속에서도 오래 간직할 장면 하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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