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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만난 여덟 개의 시선, 하나의 장면
북수원도서관 미술동아리 ‘도서관 속 미술’ 회원전… 일상의 풍경과 감동을 저마다의 색으로 담아
2026-10-08 10:52:11최종 업데이트 : 2026-10-08 10:52:09 작성자 : 시민기자   이난희
'도서관 속 미술' 회원전 홍보용 디지털 엑스배너 앞에서 작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서관 속 미술' 회원전 홍보용 디지털 엑스배너 앞에서 작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같은 장면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들렀다가 그림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익숙한 풍경과 사람, 사물이 저마다 다른 색과 형태로 펼쳐져 있다. 북수원도서관 미술동아리 '도서관 속 미술' 회원전이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문화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올해 전시에는 김동글, 김민정, 문미라, 박경아, 박수미, 박정화, 윤현숙, 허유희 등 8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유화와 수채화, 수묵화, 아크릴, 디지털 드로잉 등 사용하는 재료와 표현 방식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전시의 주제도 '다른 시선, 하나의 장면'이다. 전시는 오는 10월 11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도서관 로비라운지에 마련된 전시 작품들

도서관 로비라운지에 마련된 전시 작품들

 

박경아 작가는 "회원마다 그리는 장르도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 이 같은 제목을 정했다"며 "각자 책에서 받은 영감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 속 미술'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미술을 공부하는 동아리다. 회원들은 각자의 일상과 일을 병행하면서 시간을 내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1년에 한 차례 회원전을 열어 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과 일상, 그림이 되다

전시장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소재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많이 등장한다. 김동글의 유화 '엄마와 아기'는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자연 속에 자리한 엄마와 아기를 따뜻한 색감으로 담았다. 자연과 생명이 함께하는 모습을 통해 사랑의 온기를 전한다.


 김동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엄마와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김동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엄마와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박수미의 디지털 드로잉 '푸른 고요'는 푸른색을 중심으로 창가에 놓인 꽃과 화병을 표현해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화려한 장면 대신 고요한 순간을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수채화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허유희의 '바람이 머무는 곳'은 눈이 내린 뒤의 겨울 풍경과 빛을 담아 차분한 정취를 전한다. 문미라의 '색감에 대한 이미지 실험'은 여러 배경 속에 놓인 사과를 통해 빛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변화를 보여준다. 

 
허유희 작가가 자신의 작품 '바람이 머무는 곳'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유희 작가가 자신의 작품 '바람이 머무는 곳'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정의 수묵화 '한가로운 오후'는 나무와 바다, 벤치가 있는 익숙한 풍경을 여백과 먹의 농담으로 표현했다. 평범한 풍경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각자의 속도와 마음을 담아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생각이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윤현숙의 아크릴화 '그때만의 속도로'에는 길을 따라 달리는 한 사람이 등장한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호흡대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강렬한 색과 단순화된 형태가 작품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전한다.

 

박경아의 '머무는 시선'은 강렬한 색과 선으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단순히 사람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시선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박경아 작가가 작품 '머무는 시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경아 작가가 작품 '머무는 시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정화의 '자화상으로 마주보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자화상을 바라보며 그린 작품이다. 오래 바라보고 천천히 그려보는 과정에서 작품과 작가를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하게 된 경험을 담았다.

 

작품을 대하는 회원들의 마음에는 공통점도 있다. 윤현숙 작가는 32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그림을 가르쳤고, 퇴직 후 도서관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부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주변 풍경까지 일상 속 모든 것이 예술처럼 느껴진다"며 생활 속에서 받은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윤현숙 작가가 미술에 대한 생각과 작품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들려주고 있다.

윤현숙 작가가 미술에 대한 생각과 작품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들려주고 있다.
 

미술이 특별한 사람만의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도 전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도서관에서 그림을 접하고 직접 도전해 보면서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과 위로를 얻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4년째 동아리 활동과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허유희 작가 역시 매번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실력에 대한 부담과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과 어르신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방명록에도 관람객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장르와 개성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재미있고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작가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작가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만이 전시의 목적은 아니다. 일상을 바라보고, 마음에 남은 장면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도서관 속 미술' 회원전은 그 소박한 즐거움을 보여준다. 책장을 넘기듯 작품을 하나씩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바라본 세상과 관람객 자신의 일상이 포개진다.

 

도서관 한편에 마련된 여덟 개의 시선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당신의 일상에서 마음에 남은 한 장면은 무엇인가요?"
 

이난희님의 네임카드

#다른시선하나의장면, #북수원도서관미술동아리, #도서관속미술, #이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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