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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손으로 짓는 위대한 건축 ‘화홍’... 워크숍 현장을 가다
시민의 손길 하나하나 모여... 축제보다 먼저 시작된 ‘함께 짓는 문화’
2026-10-08 15:55:23최종 업데이트 : 2026-10-08 15:55:21 작성자 : 시민기자 권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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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부터 8일까지 화성행궁 우화관 앞 대형 특설텐트에서 모듈 제작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 시민들은 이미 '화홍'을 만들고 있었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오는 11일까지 행궁광장과 연무대, 수원화성 일원에서 공연과 퍼레이드, 체험,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수원화성문화제는 1795년 정조대왕의 8일간 화성 행행(行幸)의 여정을 바탕으로 이어져 온 수원의 대표 역사문화축제다. 올해는 '새빛홍민'을 주제로 시민과 함께 수원의 역사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시민의 위대한 건축 '화홍'이다.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행궁광장에서 펼쳐지는 '화홍'은 수원지역건축사회와 시민들이 함께 대형 종이 구조물 '화홍문'을 완성하는 시민참여형 집단 건축 프로젝트다. 하지만 '화홍'은 9일 행궁광장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행사가 아니다. 시민들의 손길은 이미 한참 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시민건축가를 모집했다.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만 7세 이상 누구나 '시민건축가'가 될 수 있도록 참가자를 모집했고, 모집된 시민건축가와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화성행궁 우화관 앞 대형 특설텐트에서 모듈 제작 워크숍에 참여했다.
종이상자에 담긴 시민들의 시간 현장을 찾아가 보니 거대한 건축물의 재료라고 하기에는 소박한 종이상자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상자를 자르고, 접고, 붙이고, 서로의 작업을 살펴보며 하나씩 형태를 만들어갔다. 누군가는 처음 해보는 작업에 서툰 손길로 상자를 다듬었고, 누군가는 옆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며 자연스럽게 힘을 보탰다.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어린아이와 부모가 함께 찾아오기도 했고, 친구와 함께 온 학생들도 있었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모두가 '내가 만든 작은 모듈 하나가 화홍문을 이루게 된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한 초등학생은 가족과 함께 작업장을 찾아 "상자를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 가족은 "수원화성문화제에 우리 가족도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정말 의미 있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화홍'에 들어갈 상자에 정성스럽게 모양을 내고 있다.
작은 종이상자를 붙이는 일이지만, 이들에게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었다. 자신이 만든 조각이 모여 수원을 대표하는 건축물의 모습으로 완성된다는 기대가 있었다.
지난해 팔달문에서 올해 화홍문으로 시민의 손으로 대형 건축물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는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커뮤니티 아티스트 올리비에 그로스떼뜨와 시민들이 함께 종이박스를 활용해 실제 크기의 약 60%에 달하는 웅장한 팔달문을 세웠다. 전문가가 완성한 작품을 시민이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해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올해 시민들이 함께 만들 건축물은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수문인 화홍문이다. 화홍문은 수원화성의 북수문으로, 수원천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익숙한 화홍문을 새로운 방식으로 만난다. 단단한 돌과 나무 대신 종이를 사용해 수많은 시민의 손으로 화홍문을 다시 세운다.
'세움·머묾·비움'...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고, 함께 내려놓다 9일에는 '세움'을 주제로 시민들이 제작한 모듈들이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로 연결된다. 워크숍에서 만들어진 기둥과 서까래 등이 행궁광장에 모여 수원의 랜드마크인 화홍문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10일에는 '머묾'의 시간이 이어진다. 시민들이 함께 완성한 화홍문을 감상하고, 그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나누며 잠시 머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11일에는 '비움'을 주제로 해체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짓고, 머물고, 다시 비우는 과정까지 모두 시민과 함께한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구조물을 세웠다가 없애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건축물의 완성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만나고, 함께 손을 움직이고, 서로의 힘을 보태며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시민이 축제의 관객에서 주인공으로 '화홍'이 특별한 이유는 시민이 축제를 바라보는 관객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누군가는 종이상자 하나를 만들고, 누군가는 여러 개의 모듈을 연결하고, 또 누군가는 현장에서 구조물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탠다. 각각의 역할은 작아 보이지만, 그 작은 힘들이 모여 거대한 화홍문을 만들어낸다. 어쩌면 이것이 수원화성문화제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축제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의 손길이 있다. '화홍'은 그 손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종이상자를 자르고 붙이는 평범한 작업이 시간이 지나 하나의 건축물이 되고, 그 건축물을 바라보며 시민들은 자신이 축제의 일부였음을 느끼게 된다.
시민들이 정성껏 만든 종이상자를 옮기며 화홍문 완성을 위한 힘을 보태고 있다.
함께 짓는 건축, 함께 만드는 문화 '화홍'은 시민에게 특별한 건축 경험을 선물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선물은 '함께'라는 경험인지도 모른다. 아이의 작은 손길과 부모의 손길, 학생들의 손길, 시민건축가와 건축 전문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한데 모인다. 그리고 그 손길들이 모여 수원의 역사적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완성된 화홍문만 바라본다면 그저 하나의 커다란 종이 구조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수많은 시민이 들인 시간과 땀, 웃음과 대화, 그리고 '나도 수원화성문화제를 함께 만들었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주인공은 거대한 건축물도, 화려한 공연도 아니다. 그곳에 참여하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는 시민일 것이다. 올해 행궁광장에 세워질 '화홍'은 그렇게 시민의 손으로 시작해 시민의 손으로 완성된다. 종이상자 하나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모여 수원의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시민이 직접 만들었기에 더욱 특별한 '화홍'은 수원화성문화제가 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장면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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