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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전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수원 스타필드, 김헌 교수의 별마당도서관 10월 행복특강
2026-10-08 17:48:47최종 업데이트 : 2026-10-08 17:48:42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김헌 3

김헌 교수가 이야기의 도입부 설명을 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화와 고전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수천 년 전 한 남자가 집을 떠났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의 귀환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바다를 떠돌고, 이름을 숨기고, 때로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감춰야 했던 남자. 바로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속 영웅 오뒷세우스 이야기다.
 

7일 오후 수원 스타필드 내 별마당도서관에서는 150여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김헌 교수의 '영원한 고전 [오뒷세이아]' 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김헌 교수가 이 책을 가장 제대로 번역했다는 정평으로 책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강연은 익숙한 고전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수천 년 전의 이야기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끌어왔다.

 

[오뒷세이아]는 [일리아스]와 함께 서양 문학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고전이다. 강연에서는 최근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뒷세이아]를 영화로 옮기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통해, 오래된 고전이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을 낳는 이유를 짚었다.
 

김헌2

트로이는 지금의 튀르키예 식으로 역사적인 지명에 관해 설명하다김헌 8진지한 인문학을 즐기는 학구파의 자세란?

 

강연에서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이름'에 대한 해석이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20년에 걸친 귀환의 길에서 자신의 존재가 감춰지는 경험을 한다. 칼립소 역시 '가리는 자, 숨기는 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결국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잊히고 가려진 자신의 이름과 존재를 되찾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로이에서 돌아오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12척의 배 가운데 11척을 잃고 수많은 동료를 떠나보냈으며, 키르케와의 만남 등 숱한 사건을 겪는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고향 이타카에 돌아온 뒤였다. 아내 페넬로페에게는 108명의 구혼자가 몰려들었고, 오디세우스는 돌아왔음에도 자신의 정체를 쉽게 드러낼 수 없었다.

 

페넬로페가 20년을 기다리고,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빈자리를 견디는 동안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게 된다. 활쏘기 시험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장면은 오랜 시간 감춰져 있던 이름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김헌 교수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먼 옛날 그리스의 한 영웅에 관한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저 먼 그리스의 오디세우스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라는 설명처럼, 고전은 시대를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삶의 질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김헌 5명화를 곁들여 주제를 이해하는 걸 돕는다김헌 1이달 열리는 강연들

 

부부가 같이 강연에 참여한 조원동의 이갑수 씨는 "번역을 하신 분이 실제 자기 이야기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 재미있게 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을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선물로 두꺼운 책도 탄 만큼 열심히 파고들어 읽겠다"고 즐거운 듯 소감을 전했다.

 

'오뒷세이아'가 수천 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는 결국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이라는 긴 항해를 떠나고, 때로 길을 잃으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이름을 잃기도 하고, 새로운 이름을 얻기도 한다.
 

오뒷세우스가 끝내 고향의 문을 열었듯, 고전은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떤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도 이 질문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고전은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일 것이다.
 

다음주 수요일엔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의 행복특강 '실패와 성장'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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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마당도서관, 김헌 교수, 오뒷세이아,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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