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1,500석 관람석 '만석' 성황… 수원화성문화제 수원판타지 '야조(夜조)', 밤을 수놓다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연무대 특설무대에서 열려
2026-10-11 22:04:39최종 업데이트 : 2026-10-11 22:04:3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세정

웅장한 서막과 함께 정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무대가 아닌 성벽 깊숙이 숨겨진 암문(비밀 출입구)을 통해 당당히 걸어 나오며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한다. 강력한 개혁 의지를 세상에 선포하는 이 강렬한 순간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기다리는 가혹한 운명의 서곡이기도 하다.웅장한 서막과 함께 정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무대가 아닌 성벽 암문(비밀 출입구)을 통해 당당히 걸어 나오며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한다. 강력한 개혁 의지를 세상에 선포하는 이 강렬한 순간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기다리는 가혹한 운명의 서곡이기도 하다.


 

 총 8장의 대서사시, 야외 뮤지컬의 진수를 선보이다

 지난 주말, 가을밤의 정취가 무르익은 수원화성 일대가 조선 최고의 개혁 군주 정조의 숨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하나인 수원판타지 야외 뮤지컬 '야조(夜조)'가 10월 7일부터 10월 11일까지 매일 오후 8시 수원화성 연무대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은 현장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약 1,500석 규모로 마련된 관람석은 공연 시작 전부터 빈자리 없이 만석을 기록하며 수원화성문화제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번 공연은 총 8장의 짜임새 있는 순서로 진행됐다. 날씨 변수나 음향 제어 등 통제된 실내 극장에 비해 수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르는 야외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수원화성의 야외 공간을 배경으로 탁 트인 특성을 적극 활용해 웅장한 스케일과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관객들은 마치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조의 깊은 고뇌와 장용영의 역동적인 기개 '대조의 미학'

공연의 줄거리는 개혁 정치를 향한 정조의 굳은 의지와,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속에서 끊임없는 정통성 시비와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던 인간적인 고뇌를 깊이 있게 조명했다. 그러나 극은 비극에 머무르지 않고, 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강력한 친위 부대 '장용영(壯勇營)'의 창설과 훈련 과정으로 이어진다. 왕의 위태로운 고뇌와, 이에 대비되는 장용영의 역동적이고 씩씩한 기상은 극의 긴장감과 카리스마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정조의 명령에 따라 장용영 군사들이 집합해 있다.

정조의 명령에 따라 장용영 군사들이 집합해 있다.

 

화려한 백미(白眉): 장용영 기마병 시범과 빛의 농악놀이

칼과 창,  협도 등 각종 무기를 활용해 기개 넘치는 전투 장면을 완성해 낸 출연진들의 열연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다. 그러나 이번 '야조'의 단연코 최고 백미를 꼽으라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 두 가지 장르의 결합, 바로 '말타기'와 '농악놀이'였다. 무대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기마병들의 용맹한 시범은 조선 최강의 친위대를 재현하며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뒤이어 전통 가락의 흥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무대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어둠 속을 화려하게 수놓은 LED 의상과 발광 소품의 농악놀이는 전통과 현대의 눈부신 조화를 증명하며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신분과 귀천을 넘어 백성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했던 정조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기마병들의 시범

기마병들의 시범

LED 빛을 발하며 농악놀이를 연기하는 장면

LED 빛을 발하며 농악놀이를 연기하는 장면


국경을 넘은 감동, 세계인이 함께 즐긴 수원화성의 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찾아온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객석 곳곳에서 눈에 띄어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은 수원화성문화제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 고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싱카포르인 리 루오이(Li Ruoyi) 씨는 "정조가 '모두 나의 백성이오, 나의 군사다(You are all my people, my soldiers)! '라며 적대 세력까지 포용하는 모습을 통해, 유가 사상의 핵심인 '왕도정치(Benevolent Governance, 자비로운 통치)'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역사를 넘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외국관광객이 인솔자로부터 입장권을 받고 있다.

외국관광객들이 인솔자로부터 입장권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온 관광객(리 우오이와 친구)싱가포르에서 온 관광객(리 루오이와 친구)


이와 함께 객석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들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아빠와 함께 온 효성초등학교 3학년 최진서 군은 재미있게 관람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력 만점, 영양 만점이에요! 학교 친구들에게 꼭 이야기해 줄 거예요"라며 당차게 자랑해 주변에 흐뭇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아빠와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효성초 3학년 최진서군)

아빠와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효성초 3학년 최진서군)

 

가을밤, 수원화성에서 만난 역사와 예술의 만남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수원판타지 '야조'는 단순한 야외 공연을 넘어, 수원의 역사적 자산인 수원화성과 정조의 이야기를 현대적 예술 감각으로 완벽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완판된 객석과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는 이 야외 뮤지컬이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증명해 주었다.

특히, 대규모 야외 공연이 지닌 현실적인 한계와 어려움 속에서도,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과 헌신이 빛을 발했다.  

안정적인 음향 연출은 물론, 외국인 관객의 대사 이해를 돕기 위해 무대 양편에 한·영 자막 모니터를 설치하고, 말타기 시범을 위한 전용 공간을 본무대 뒤에 별도로 마련하는 등 안전과 시각적 효과, 관객 편의를 모두 잡은 세심한 준비 과정이 돋보였다. 역사의 깊이와 예술적 감동, 그리고 현장의 치열한 노력이 어우러진 '야조'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그 자체만으로도 독보적인 예술창작물로서 세계적인 무대에 올려놓을 만하다.


공연이 끝난 후,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뜨거웠던 무대의 여운을 뒤로한 채, 배우들과 관객들이 서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공연이 끝난 후,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뜨거웠던 무대의 여운을 뒤로한 채, 배우들과 관객들이 서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세정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개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