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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공원에서 만난 문화…‘안녕, 우리의 문화도시’
어반스케치부터 전통놀이·로컬마켓·청소년 공연까지, 시민의 일상 가까이 찾아온 문화 축제
2026-10-12 14:18:09최종 업데이트 : 2026-10-12 14:12: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혜정
제3회 문화도시수원 페스티벌 홍보 포스터(출처: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

제3회 문화도시수원 페스티벌 홍보 포스터(출처: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


하얀 엽서 위에 펜으로 선을 긋고 수채물감으로 색을 채운다. 샘플 그림 하나 없이 빈 종이에서 시작하는 일이 기자에게는 쉽지 않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어린이는 망설임 없이 그림을 그리고 색칠해 나갔다. 10월 9일 오후, 대유평공원에서 열린 '제3회 문화도시 수원 페스티벌'에서 만난 풍경이다. 

'안녕, 우리의 문화도시'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수원특례시와 수원문화재단이 마련한 행사로,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대유평공원과 111CM 야외 일원에서 진행됐다. 공연과 체험·놀이, 마켓, 전시, 푸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속에서 시민과 예술가, 지역 문화공간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림 그리고 만들며 만나는 우리 동네 문화
오후 3시 무렵 행사장을 찾았을 때 인기 체험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이미 접수가 마감된 곳이 많았다. 바로 참여할 수 있었던 곳은 20개 동행공간이 참여한 <동행공간 출장소>의 '지동화실' 부스였다. '오늘의 수원, 한 장의 어반스케치'는 엽서에 풍경을 그린 뒤 종이 액자에 끼워 완성하는 체험이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지동화실'의 오늘의 수원, 한 장의 어반스케치

기자가 직접 체험한 '지동화실'의 오늘의 수원, 한 장의 어반스케치


빈 엽서 앞에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이, 어린이들은 거리낌 없이 선을 긋고 알록달록 색을 채웠다. 곁에 있던 어린이에게 어디에서 왔는지 묻자 보호자가 바로 옆 아파트에 산다고 알려 주었다. 아이가 조금 수줍어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멀리서 온 방문객에게 축제장은 새로운 나들이 장소겠지만, 인근 주민에게 대유평공원은 집을 나서면 곧바로 만나는 생활 속 공원이다. 특별한 문화시설을 찾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원은 이웃의 일상과 문화를 잇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인절미 콩가루를 이용해 다식을 만든 자매

인절미 콩가루를 이용해 다식을 만든 자매


'다전 1973'의 다식 체험 부스에서는 자매가 나란히 앉아 다식을 만들고 있었다. 완성한 다식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에서 함께 체험하고 추억을 쌓는 축제의 즐거움이 전해졌다.
 
이재희 작가의 '마음 노트 만들기' 체험 과정 설명

이재희 작가의 '마음 노트 만들기' 체험 과정 설명


<지동예술샘터 원데이클래스>에서 이재희 작가의 '마음 노트 만들기'가 진행 중이었다. 참여자들은 자리에 앉아 작가의 설명에 따라 한 단계씩 작업을 이어갔다. 이재희 작가에게 '지동예술샘터'에 대해 물었다. "지동시장 2층에 자리한 지동예술샘터는 갤러리이자 수원문화재단 소속 작가들의 작업 활동과 레지던시가 이뤄지는 문화공간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번 축제에는 작가 여섯 명이 참여해 시민들을 만났다.

전통놀이부터 장애 인식 개선 체험까지
수원문화원과 협업한 <수원 놀이터>에서는 '전통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투호와 딱지치기를 비롯해 다양한 놀이가 진행됐다.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놀이와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 넣는 전통놀이 투호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 넣는 전통놀이 투호


<다정한 기관> 부스에서는 수원시 기후 변화 체험교육관 '두드림'과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이 시민들을 맞았다. 특히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부스에서는 스티커로 점자 일람표를 만들어 보는 점자 체험과 흰 지팡이 보행 체험이 진행됐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과 이동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조건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생각해 보는 자리였다.

점자일람표 만들기

점자일람표 이용해 단어 만들기


현장에서는 다가오는 10월 15일이 '흰지팡이의 날'이고, 11월 4일은 '점자의 날'로 한글 점자 반포 100주년이 되는 날이라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축제를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의 열정과 지역 창작자의 만남
메인무대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끼와 재능을 겨루는 경연 프로그램 '드림 스테이지'가 열렸다. 기자가 지켜본 후반부 무대에서는 댄스팀 3팀과 치어리딩팀 1팀이 공연을 선보였다. 매향여자정보고 치어리딩팀 '플로렌스'는역동적인 동작과 눈에 띄는 의상으로 무대에 활기를 펼쳤다. 
 
매향여자정보고 치어리딩팀 '플로렌스'

매향여자정보고 치어리딩팀 '플로렌스'


심사 점수를 집계하는 동안에는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랜덤 댄스 플레이가 이어졌다. 곡이 바뀔 때마다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익숙한 듯 동작을 이어 갔고, 경연 때와는 또 다른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가 펼쳐졌다. 시상식에서는 제이드팀이 대상, 스나이퍼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크로스오버 연주 단체 '한음'의 공연

크로스오버 연주 단체 '한음'의 공연


버스킹존에서는 그래피티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완성된 그래피티 패널은 이어진 공연의 배경으로도 쓰였다. 클래식 기반 크로스오버 연주단체 '한음'은 피아노와 첼로 협연으로 관객을 만났다. 마지막 곡으로 아이브의 'I AM'을 클래식 버전으로 편곡해 들려주자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수원,화성, 안성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이 함께한 수문장마켓

수원,화성, 안성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이 함께한 수문장마켓


마켓존에서는 수원형 문화 직거래장터 '수문장 마켓'이 열렸다. 이번에는 수원뿐 아니라 화성과 안성의 로컬 크리에이터까지 참여해 약 60개 팀이 핸드메이드 공예품과 패션·디자인 상품 등을 선보였다. 푸드존에 위치한 먹거리 부스에서는 닭꼬치와 닭강정을 판매하는 푸드트럭 및 수제 맥주 등도 만날 수 있었다. 시민들은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먹거리를 즐기며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그림을 그리고, 전통놀이를 즐기고, 지역 작가와 창작자를 만나 공연을 감상한 이틀이었다. '안녕, 우리의 문화도시'라는 주제는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의 장면 속에서 더 가깝게 다가왔다. 집 앞 공원에서 만난 어린이의 그림 한 장처럼, 문화도시는 시민의 생활 가까이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행사 개요>
○ 일시 : 2026. 10. 9.(금) ~ 10. 10.(토) 14:00~21:00
○ 장소: 대유평공원 및 111CM 야외 일원
○ 주최·주관: 수원특례시 / 수원문화재단
○ 관람비용: 모든프로그램 무료 (마켓 및 푸드존 제외)
김혜정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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