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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구회 가을 답사, 단양 도담삼봉에서 사인암·적성산성까지
정조의 여행을 향한 꿈, 김홍도의 예술로 되살아나다
2026-10-12 16:16:06최종 업데이트 : 2026-10-12 16:16:05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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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팔경중 으뜸인 도담삼봉 앞에서 화성연구회 단체사진 전 경인일보 문화칼럼니스트이자 화성연구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염상균님이 해설하고 있다. 가을 햇살이 넉넉하게 내려앉은 지난 10일 토요일, 화성연구회(이사장 최호운) 회원 33명이 충북 단양으로 역사 기행을 떠났다. 이번 답사는 아름다운 명승지를 둘러보는 여행을 넘어, 남한강의 물길을 따라 옛사람들의 삶을 더듬고 자연과 예술, 역사에 깃든 이야기를 만나는 인문학 여정이었다. 이날 해설은 전 화성연구회 사무처장이자 화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춘 염상균 선생이 맡았다. 염 선생은 단양의 아름다움은 직접 현장에서 마주할 때 비로소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해설은 눈앞의 풍경에 역사와 문학의 의미를 더하며 답사의 깊이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단양팔경은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절경의 집합이다. 중국의 소상팔경에서 영향을 받은 팔경 문화는 우리나라 곳곳으로 퍼졌으며, 단양팔경은 특히 산과 강,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자연미로 이름이 높다. 우리 수원에도 멋스러운 수원팔경이 있지 않은가. 오늘날에는 자동차로 쉽게 둘러볼 수 있지만, 옛사람들에게 단양으로 향하는 길은 더디고 고된 여정이었다. 남한강을 거슬러 배를 타고 오르며 마주한 풍경은 감탄을 넘어 시와 그림으로 남았다.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등 많은 문인이 단양의 풍광을 글로 기록했으며, 염 선생은 자신이 찾아본 단양팔경 관련 시만도 100여 편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석문의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광경 특히 남한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도담삼봉은 세 봉우리가 물길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단양의 상징이다. 인근의 석문은 자연이 오랜 세월 빚어낸 거대한 돌문으로, 독특한 조형미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필자도 이번에 석문을 처음 구경했는데 너무 아름답고 신비함마저 들어 찬탄을 금치 못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일행은 정갈해 보이는 약선요리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이어 찾은 선암계곡의 상선암·중선암·하선암은 바위와 계곡물, 숲이 조화를 이루며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특히 사인암의 웅장한 수직 절벽은 자연의 시간이 빚어낸 장엄한 예술품과도 같았다. 층층이 결을 드러낸 바위와 주변 풍광에 회원들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상선암에서 주위의 지극한 절경에 환호하다 해가 사선으로 비껴 더 아름다운 사인암 유선종님과 답사위원장 유성재님이 사인암앞에서 멋드러진 한시를 낭독하고 있다 화성연구회와 단양의 인연을 생각하면 정조대왕과 단원 김홍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정조는 금강산과 단양팔경 같은 명승지를 직접 찾아가고 싶어 했지만, 왕이라는 신분으로 자유롭게 길을 나서기는 어려웠다. 왕의 신임을 받던 김홍도가 명승의 풍경을 그림으로 옮기는 일은, 오늘날의 표현으로 그림을 통한 여행이라 할 만하다. 김홍도의 붓끝에 담긴 산수는 궁궐 안에서도 자연을 만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화가라도 자연의 장엄함을 온전히 화폭에 담아내기는 어렵다. 그림이 풍경을 감상하는 창이라면, 현장에서 마주하는 자연은 바람과 물소리, 빛의 변화까지 전하는 생생한 감동이다. 이번 답사는 정조가 꿈꾸었던 여행을 떠올리며 예술의 위대함과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다.
답사의 마지막 여정인 적성산성은 단양의 아름다운 풍경에 역사의 깊이를 더했다. 단양군 단성면 일대에 자리한 신라시대 건립된 적성산성은 산의 지형을 활용해 축조한 석성으로, 주변 산줄기와 남한강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단양은 남한강 물길과 내륙 교통로가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였다. 강은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통로이자 세력들이 서로 맞닿는 전략적 공간이기도 했다. 적성산성은 이러한 지형적 중요성과 함께 삼국시대 이 지역의 역사적 변화를 생각하게 하는 유적이다. 산성의 역사적 의미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유물이 바로 국보 단양 신라 적성비다. 6세기 신라의 단양 지역 진출과 지배 상황을 알려 주는 이 비석에는 적성 지역에서 공을 세운 인물을 포상하고 주민을 위무한 사실 등이 담겨 있다. 문헌만으로는 자세히 알기 어려운 당시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전해 주는 귀중한 역사 자료다. 고요한 산길과 푸른 산하를 바라보노라면 이곳이 단순히 풍광 좋은 산성이 아니라, 삼국의 세력 확장과 영토 변화가 펼쳐졌던 역사의 현장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도담삼봉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사인암이 세월의 장엄함을 일깨운다면, 적성산성은 그 땅을 지키고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지혜를 들려준다.
오랜세월 묻혀있다 1978년 단국대학교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 된 단양 적성비앞에서 염상균님 해설을 듣는다. 염 선생은 회원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현장의 풍경을 충분히 만끽하라고 권했다. 답사는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함께한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는 과정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서로 안부를 나누고 자연과 역사를 함께 배우며 가을날의 여유를 만끽했다. 특히 이번 답사는 익숙한 산과 강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했다. '한강의 기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적의 한강'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니, 남한강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아 있는 역사책으로 다가왔다.
한 회원은 " 단양에 여러번 왔지만 도담삼봉 주변만 보고 이번에 처음으로 석문과 상선암, 사인암 등 빼어난 명승지를 둘러보며 감동을 받고, 흔히 가 보기 어려운 적성산성까지 오를 수 있어 뜻깊었다. 가을의 해맑은 풍광 속에서 품격 있는 여행과 공부를 함께 한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좋은 답사는 돌아오는 길에도 이야기를 남긴다. 도담삼봉의 절경은 눈에 담겼고, 김홍도의 예술혼과 적성산성의 역사는 마음에 남았다. 자연을 바라보는 눈은 넓어졌고, 함께 걷고 배우며 나눈 웃음은 가을날의 따뜻한 추억이 됐다.
한편 화성연구회는 가을을 맞아 「여행과 관광을 통한 수원 읽기」 강의와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고 도시 곳곳에 깃든 이야기를 배우는 이번 프로그램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참 좋은 시간을 보내는 단양 적성산성위에서 회원들 주옥같은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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