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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살피고 생명을 기록하다… 영흥숲 생물 대탐사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관찰하고 기록하며 도시 생태계의 모습을 살피다
2026-10-19 11:49:19최종 업데이트 : 2026-10-19 11:49:17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2026 하반기 영흥숲공원 생물 대탐사 단체사진

2026 하반기 영흥숲공원 생물 대탐사 단체사진(수원그린트러스트 제공)


지난 10월 17일, 영흥수목원과 영흥숲공원 일대에서 시민과 생태 전문가가 함께하는 '2026 하반기 영흥숲공원 생물 대탐사'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정원과 숲 곳곳을 살피며 곤충과 식물,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생태 탐사 활동 설명

'2026 하반기 영흥숲공원 생물 대탐사' 안내와 모니터링 활동 설명

시민탐사 기록장

생태 탐사 참여자는 조사기록장에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기록했다


비슷한 곤충, 다른 특징

행사는 생태 모니터링 안내로 시작됐다. 44명의 참가자는 수목원 내 곤충, 영흥숲공원 내 곤충, 수목원 내 수서생물, 영흥숲공원 내 식물, 조류 등 5개 그룹으로 나뉘어 분야별 탐사에 나섰다. 필자는 영흥숲공원에서 곤충을 살펴보는 팀에 참여했다.

꽃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와 잎사귀 위에 앉은 작은 곤충들. 평소 산책길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관찰의 대상이 된다. 곤충의 날개 무늬와 몸의 형태를 살펴보고, 발견한 생물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은 익숙한 숲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을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영흥숲공원을 둘러보면서 꽃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와 꽃등에, 풀과 나뭇잎 주변의 작은 곤충들을 관찰했다. 줄점팔랑나비와 네발나비로 보이는 나비를 비롯해 부전나비류와 대모벌 등도 살펴봤다. 종을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름을 섣불리 확정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특징을 기록한 뒤 추가로 살펴보기로 했다.


남방부전나비

영흥숲공원 산책로에서 만난 남방부전나비

남방노랑나비

영흥숲공원 산책로 근처에서 만난 남방노랑나비


전문가는 곤충을 구별할 때 색깔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의 형태와 크기, 날개의 무늬, 움직임 등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비의 날개는 햇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비슷한 모습의 곤충도 세부적인 특징을 살피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에 참가자들은 곤충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봤다.


벌과 비슷하게 생긴 꽃등에도 관찰 대상이 됐다. 대모벌에 대해서는 성충이 꽃에서 먹이를 얻고 새끼를 기를 때 거미를 먹이로 이용하는 생태적 특징에 관한 설명도 들었다. 나무에 남은 진딧물의 흔적과 식물에 나타난 곤충의 흔적까지 살피면서 관찰은 개별 생물의 모습에서 주변 환경과의 관계로 이어졌다.

관찰하고 기록하는 시민들

곤충을 발견하면 참가자들은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기록지에는 관찰한 생물의 특징을 적었다. 작은 곤충은 움직임이 빠르거나 크기가 작아 자세히 살피기 어려웠지만,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관찰해야 할 특징을 하나씩 확인할 수 있었다.

 

채집통 곤충 관찰

채집통으로 노린재류의 곤충 관찰(먼지노린재 혹은 땅노린재로 보임)

칠성무당벌래

딱지날개 자체에 검은 점이 7개 있는 칠성무당벌레 - 식물에 해를 끼치는 진딧물을 먹는 이로운 곤충(익충)


이번 활동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곤충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만큼 관찰 과정과 기록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이었다. 현장에서 정확한 종을 확인하기 어려우면 무리하게 단정하지 않고, 사진과 특징을 남겨 추후 검토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이어갔다.

 

직접 곤충을 관찰해 보니 평소 익숙하게 지나쳤던 숲길도 새롭게 보였다. 작은 곤충의 이름을 알아가는 것뿐 아니라 생김새와 움직임을 자세히 살피고 기록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혼자서는 놓치기 쉬운 특징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곤충을 살펴보는 모습

도감과 실제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살펴보면서 곤충의 특징을 설명을 하고 있다.관찰과 기록하기

설명을 들으면서 기록지에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곤충 모니터링에 참여한 한 시민은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탐사 활동을 신청했는데, 곤충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처음에는 눈에도 잘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자세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숲에도 다양한 생물이 있고, 이런 작은 생물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열심히 관찰하는 조원들 모습

나뭇잎 사이에 있는 곤충의 애벌래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면서 살펴보고 있는 곤충 탐사팀의 모습


식물 모니터링에 참여한 다른 시민은 "식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이 너무 소중했다. 모니터링을 하는 2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며 "이번 탐사를 계기로 주변의 식물들이 환경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살펴볼 것 같다"고 말했다.

 

영흥숲공원 식물 관찰팀의 활동 모습

식물 탐사팀이 영흥숲공원의 식물에 대해 관찰하고 기록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민이 직접 생물을 찾고 관찰 결과를 기록하는 과정은 주변 자연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시민의 관찰 기록이 전문가의 조사와 함께 축적되면 한 공간에 어떤 생물이 살아가는지 파악하고, 계절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봄에 시작한 기록, 가을 탐사로 이어지다

영흥숲의 생태 기록은 봄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23일 영흥숲공원에서는 '영흥숲공원 2026 상반기 생물 대탐사'가 열렸다. 당시 전문가 5명과 시민 50명이 참여해 5개 팀으로 나뉘어 정원내에 서식하는 식물과 곤충 등 다양한 생물을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발견한 생물을 촬영하고 특징을 기록한 뒤 조사 내용을 공유했다.

 

봄 탐사는 단순히 생물을 관찰하는 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영흥숲공원의 생물상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서식처 정원인 기부정원의 설계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영흥수목원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수원그린트러스트의 협력 활동과 연계해 생태적 특성을 살피고, 향후 서식처 정원 조성에 참고할 자료를 모으는 과정이었다.

 

가을 탐사는 봄에 시작한 생태 기록을 이어가는 활동이었다. 이번 탐사에서는 정원 내의 수서생물 뿐 아니라 주변 숲 공원의 식물과 곤충, 조류 등도 함께 살폈다. 봄에 모은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새로 조성된 공간과 주변 생태환경을 다시 관찰한다는 점에서 두 탐사는 서로 연결된다.

 

기록으로 살피는 도시 생태

꽃은 곤충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식물의 종류와 주변 환경은 곤충이 살아가는 조건과도 연결된다. 정원은 식물을 감상하는 장소인 동시에 여러 생물이 먹이를 얻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서식처 정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려면 식물뿐 아니라 그 공간을 이용하는 생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 번의 탐사로 한 공간에 사는 모든 생물을 확인할 수는 없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관찰되는 생물이 달라질 수 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생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시기에 걸쳐 관찰하고 기록을 축적하면 해당 공간의 생물상을 파악하고 이후 조사 결과와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흥수목원과 영흥숲공원에서 이어지는 생태 탐사는 서식처 정원의 조성과 관리에 참고할 기초자료를 쌓는 과정이기도 하다.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관찰하고 기록하는 활동은 도시 녹지 공간을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익숙한 숲길에서도 잠시 걸음을 늦추고 꽃과 풀잎 주변을 들여다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을 만날 수 있다. 작은 곤충 한 마리와 새 한 마리, 그리고 그곳에서 함께 자라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특징을 기록하는 일은 정원의 설계와 주변 환경의 관계를 이해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진 영흥숲의 생물 대탐사는 시민의 관심과 기록이 도시 생태를 이해하고,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갈 서식처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허지운님의 네임카드

영흥숲공원, 영흥숲 생물 대탐사,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 수원그린트러스트, 수원생태모니터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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