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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빛과 꽃이 수놓은 정원... 영흥수목원 ‘밤빛정원’
수목원에서 만나는 특별한 가을밤... 꽃과 빛, 동화가 어우러진 야간 산책
2026-10-22 11:30:31최종 업데이트 : 2026-10-22 11:30:28 작성자 : 시민기자 권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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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수목원 가을 밤빛정원 포스터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은 수목원은 낮과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낮 동안 햇살을 머금었던 꽃과 나무는 은은한 조명을 받아 새로운 빛깔로 물들고, 고요한 숲길에는 가을밤 특유의 차분한 정취가 깃든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에 온전히 머무는 시간이 찾아온다.
수원특례시가 마련한 '영흥수목원 가을 야간운영 밤빛정원'은 이처럼 깊어가는 가을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영흥수목원에서 야간 운영을 진행한다. 특히 가을꽃의 화사함과 빛의 따스함, 동화적 상상력이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색다른 가을밤을 선사한다.
가을밤 '밤빛정원'에서 바라본 방문자센터의 모습
분홍빛 꽃길 따라 만나는 가을의 낭만 영흥수목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꽃과 식물로 아름답게 꾸민 포토존이다. '핑크, 그림 밖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분홍빛 정원이 펼쳐진다. 르누아르의 꽃 그림과 조선시대 국화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국화와 코스모스, 추명국, 홍댑싸리, 천일홍 등 다양한 가을 식물로 공간을 꾸몄다. 해당 경관은 11월 2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을 지닌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은 마치 그림 속 풍경이 현실로 옮겨온 듯하다. 낮에는 꽃잎 하나하나의 색감과 식물의 생동감을 즐길 수 있고, 해가 진 뒤에는 주변의 빛과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2026년 영흥수목원 가을 특별전시 「분홍, 그림으로 피어나다」
가볍게 산책하러 나왔다가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한 가족은 "밤에 가볍게 산책하려고 왔는데 이렇게 예쁠 줄 몰랐다"며 정원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특별한 계획 없이 찾아와도 곳곳에서 작은 볼거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밤빛정원이 주는 매력이다.
요정의 비밀 오두막에서 방문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화 속 숲에서 만나는 식물의 비밀 영흥수목원 전시온실에서는 특별전시 '헨젤과 그레텔: 유혹의 숲'이 관람객을 맞는다. 익숙한 동화 속 남매가 과자집의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숲으로 들어갔듯, 관람객들은 식물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유혹을 따라 식물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전시는 식물의 포엽과 유액, 무늬, 향기, 열매 등 여러 특성을 소재로 구성됐다. 눈길을 끄는 색과 모양, 독특한 향기와 열매가 단순히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식물이 살아남고 번식하기 위해 발달시킨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알록달록한 잎의 무늬'를 선보이는 포토존은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재미를 더한다. 동화와 연결된 그림과 체험용 마녀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탐험의 공간이 되고, 어른에게는 익숙한 동화를 통해 식물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가 된다.
특히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조명은 숲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작은 빛들이 어둠 사이로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실제 반딧불이가 숲속을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려한 조명으로 시선을 사로잡기보다 자연과 어우러진 빛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밤빛정원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실제 반딧불이가 숲속을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반딧불이 조명
나무가 들려주는 수원의 이야기 방문자센터에서도 수원의 자연과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나무가 만든 수원의 마을'과 '수원의 향기' 전시가 운영된다. 특히 '수원의 향기'는 수원의 시목이자 오랜 세월 지역의 역사와 함께해 온 소나무를 향기로 경험하는 전시다. 200년의 세월을 품은 특별한 소나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소나무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향기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미경으로 소나무를 관찰하는 체험은 식물학자의 시선으로 자연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영상 콘텐츠에는 수원이 간직한 솔숲의 깊은 울림을 담아 자연의 가치를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 한 그루에도 오랜 시간의 흔적과 지역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
빛과 문화가 함께하는 가을밤 밤빛정원 기간에는 야간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정원을 거닐며 밤의 풍경을 즐기는 '밤빛 정원 야간산책'을 비롯해 나만의 화분을 만드는 '밤에 빛나는 나의 화분, 밤빛나', 한지와 압화를 활용한 '등불 만들기' 등이 마련된다. 자연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가을밤을 더욱 특별하게 보낼 수 있다.
주민 참여 공연인 '수원수목원, 함께 어울림'도 열린다. 무용과 오케스트라, 통기타·색소폰 연주팀 등이 참여해 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음악과 공연의 즐거움을 전한다. 자연 속에서 문화예술을 함께 누리는 자리는 수목원을 단순히 식물을 관람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확장한다.
오는 10월 30일에는 영흥수목원 야간 운영과 연계한 '온통영통축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프로그램 신청 방법과 공연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수원수목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밤빛정원 기간 주제정원과 온실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8시 30분이다. 입장료는 일반 관람객 기준 성인 4,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수원시민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으며, 신분증 등 증빙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밤빛정원'을 보기 위해 야간에도 많은 방문객이 영흥수목원을 방문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밤공기는 한층 선선해지고, 하루의 끝에서 만나는 풍경은 더욱 특별해진다. 분홍빛 꽃길을 따라 걷고, 동화 속 숲에서 식물의 비밀을 발견하고, 은은한 빛 아래 잠시 걸음을 늦추는 시간. 영흥수목원 밤빛정원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계절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쉼표다.
바쁜 하루를 마무리한 저녁,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혹은 홀로 조용히 정원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꽃과 나무가 빚어내는 가을밤의 풍경 속에서 잠시 여유를 되찾고, 깊어가는 계절이 건네는 낭만을 온전히 느껴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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