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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조손가정' 뒷바라지 필요
2012-10-28 23:48:25최종 업데이트 : 2012-10-28 23:48:25 작성자 : 시민기자   정진혁

"에그, 쯧쯧쯧... 저 어린것들을 놔두고"
지난 추석때였다. 고향에 가서 저녁을 먹고 난 후 송편을 만들던 어머니가 긴 한숨을 쉬며 내뱉은 말씀에 내 귀가 쫑긋해졌다. 어머니가 한숨을 쉰 이유를 알고 나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중 '불편한 진실'이라는 코너가 있다. 그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면서 내용을 뜯어보면 코너에서 말하는 주제마다 전부다 백배 공감이 가는 것들이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겨 농촌의 학생수가 날로 줄어들고, 그동안 있던 초등학교가 분교가 되었다가 더 이상 학생이 늘어나지 않아 결국에는 폐교가 되고 마는 현실.

농촌의 '조손가정' 뒷바라지 필요_1
농촌의 '조손가정' 뒷바라지 필요_1

그게 벌써 80년대부터 그랬다. 그러던게 최근에 부쩍 귀농과 농촌으로의 귀향이 늘어나면서 농촌에 학생수가 증가한다는 뉴스가 자주 흘러나와 참 기쁘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런데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이 사실에 약간의 불편한 진실이 있음을 어머니의 한숨을 통해  알았다.
고향에 사시는 7순의 노 부부 어르신댁에 초등학교 5학년 아이와 중학교 1학년 아이 둘이 농촌으로 전학을 왔다며 마을에서는 처음에 은근히 경사처럼 소문이 났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농촌의 아이들이 줄어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필자도 당시에 고향에 아이들이 들어왔다는 사실에 놀랍고 반갑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추석때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 아이들이 농촌에 온 것은 부모의 농촌 정착이나 귀농에 따른게 아니라 부모가 이혼 한 뒤 당장 아이들을 보살필 여력이 안되는 아이 아빠나 엄마가 임시로 맡겨둔 상태라는 것이었다. 결국 이 아이들은 졸지에 조손가정의 손자 손녀가 된 셈이다. 아이들이 하루 아침에 부모와 생이별을 하게 되고, 농촌에 뚝 떨어져 살게 되자 그게 안쓰러워 어머니가 한숨을 쉬신 것이었다.

만약 아이 엄마나 아빠가 생활이 어려워서 아이들을 다시 도시로 데려가지 못할 경우 아이들은 영영 농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농촌이 부족하거나 농촌 생활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걱정 되는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경제적 능력이나 교육적으로 돌볼 능력만으로 볼때 아이들이 불행해 질수 있기 때문에 염려가 되는 것이다. 그런 판국에 우연히 우리 고향에 조손가정이 생긴것 말고도 전국적으로 그런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금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농촌에 부모 없이 어린 아이들만 늘어나는 이런 현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형적이라 아니할수 없다.
조손가족은 하루아침에 낯선 농촌으로 쫓겨 내려온 아이들이 겪는 정신적 충격이 일단 큰 일이고, 또한 경제적으로도 곤궁할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평생 농사일로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한 가난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 자식들로부터 편안히 여생을 부양을 받아도 모자잘 판에 어린 손자 손녀를 떠맡아 키워야 하니 이 또한 고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교육문제나 농촌 문제에 전문가도 아니고 아는바도 많지 않다.
다만 농촌에 이런 조손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직접 경험한 일이기에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우리 도시인들에게 제언하고자 한다.
특히 고향이 시골인 도시인들 모두는 농촌지역의 조손가족에도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우리가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충분치는 않지만 나름대로 적잖은 관심과 지원과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그와 못지 않게, 우리가 그동안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이 바로 이런 조손 가정인데 여기에도 다같이 돕고 지원해줄 방안이 뭐가 있는지 서로 관심부터 가졌으면 한다.

우선 고향의 마을에 손자 손녀를 실제로 양육하는 조손가족이 있는지부터 살펴 보고, 혹시 내가 도울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런지, 그리고 이 아이들이 농촌의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어려움이 무엇인지 서로들 파악하고 찾아 보는것 만으로도 그 조부모와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걸로 본다. 

아마 모르기는 해도 이런 조손가정은 다문화가정 등에 비해서 지금 제도적으로 도와줄 많은 대책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시로 나와 있는 사람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정책적으로도 지원이 뒤따를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본다. 
지자체에서도 이런 조손가족을 배려하고, 손자 손녀들이 당당하게 생활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감싸 안자. 우리 도시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정말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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