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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며
백일의 기적을 선사해준 수린아 고마워!
2014-05-28 00:53:53최종 업데이트 : 2014-05-28 00:53:53 작성자 : 시민기자   최지영
지난 24일 토요일은 딸 수린이의 백일이었다. 
아기가 탄생한지 백일이 되는 날. 백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아기의 백일을 챙기는 것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중의 하나이다. 

백일의 유래를 살펴보면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 이 기간 중에 유아의 사망률이 높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무사히 자란 것을 대견하게 여기며 잔치를 벌여 축하해주는 것이 풍습이 된 것이다. 지금은 의학이 발달하여 대부분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백일을 맞이한다. 

백일의 기적? 백일의 기절

최근의 엄마들 사이에서도 백일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소위 '백일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백일의 기적은 태어난지 100일 전후로 아기가 급성장하여 양육이 신생아때보다 수월해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신생아 때는 수시로 먹고 자고, 밤낮의 구분도 없기 때문에 새내기 부모의 노고가 많다. 이 시기에 희망 같은 것이 '백일의 기적'이다. '백일만 되면 그래도 좀 괜찮아 진다는데'하면서 말이다. 백일의 기적도 있지만 '백일의 기절'이란 말도 있다. 

백일의 기적을 선사하기는 커녕 몸무게는 늘어난데다 뻣대는 힘까지 세져서 안기도 힘들다. 거기다 밤낮이 반대로 되어버리고 잠투정까지 심하다면 '백일의 기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백일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축하하는 의미도 있지만 산모의 산후조리가 필요한 기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 백일준비에 힘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살피고 아이를 잘 키운 엄마 스스로에 대한 축하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조선시대의 백일문화 

'산후조리 100일의 기적'이라는 책을 보면서 조선시대의 백일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로웠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8년 4월 17일자에 "관가의 노비가 아이를 낳으면 휴가를 백일 동안 주게 하고 이를 일정한 규정으로 삼게하라"고 명시해두었다. 
그리고 세종 16년 4월 29일에는 "산후 백일 안에 있는 자는 사역을 시키지 말라 일찍이 법으로 세웠으나 그 남편에게는 전연 휴가를 주지아니하고 그 전대로 일을 시켜 산모를 구호할 수 없게되니 이제부터는 사역인의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도 만 30일 뒤에 복무하게 하라"고 하였다. 

이는 출산을 겪은 여성이 몸을 추스르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가족의 도움과 배려속에서 100일간 안정해야 한다고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100일 휴가의 의미가 온전하게 발휘될 수 있도록 남편에게도 30일 간의 휴가를 주는 세심함이 인상적이다. 

백일 전통의 변화 

과거에는 백일상에 여러종류의 떡과 과일 및 음식을 풍성히 차리고 아기의 장수와 복을 비는 뜻으로 실타래와 쌀이 놓여진다. 잔치 뒤에는 백일 떡을 이웃에 돌려 함께 나누어 먹는데, 백일 떡을 받은 집에서는 돈이나 흰 실타래를 덕을 담아온 그릇에 담아서 답례했다고 한다. 

백일 떡을 많이 나눠 먹을수록 아기의 명이 길어지고 복을 받게 된다하여 길가는 사람에게도 떡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백일떡으로는 티없이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이라는 뜻에서 백설기를 쓴다. 
백설기를 백조각으로 나누어 먹었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수수팥단지 역시 백일의 대표적인 떡이다. 

요즘에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백일잔치를 한다. 비슷한 시기에 백일을 맞이한 가족을 보면 큰 행사보다는 소소한 가족 모임의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핵가족이고 친지들과도 흩어져 살고 이웃과도 교류가 별로 없으니 집안 잔치가 아니라 가족 잔치로 바뀐 것이다.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 한 끼하며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자리가 된 경우가 많다. 의학이 발달해서 그런지 실타래 등도 생략된 형태가 많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상차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 상차림과 다른 점은 백일의 의미를 담아 백설기나 수수팥단지가 올라가는 정도이다. 

이는 지인의 경우를 본 것으로 가정마다의 상이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서 백일행사를 하지 않고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도 낯설지않다. 
미리 예약을 하면 백일이나 돌잔치에 맞게 상차림을 해주기도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을 것 같아 엄마에게 식당에서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엄마는 그래도 손녀 백일상을 손수 차려 축하해 주고 싶다하셔서 집에서 하기로 했다. 

수린이의 백일잔치

집에서 하는 백일상도 인터넷을 통해 임대를 하거나 간소하게 수작업 할 수 있는 형태가 판매한다. 임대의 경우 가격대는 2만원대에서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현수막을 달고 기념촬영을 하기에 좋게 되어 있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백일상만 차리자 했는데 하다보니 2만원대로 현수막과 수작업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장식품을 구입하였다. 

캠핑에서 쓰는 테이블에 천을 올리고 탄생 2주차 사진과 50일 사진도 세팅했다. 그리고 아기가 좋아하는 애벌레 인형과 수린아빠가 화이트데이에 사준 사탕과 함께 왔던 핑크 곰돌이도 자리를 차지했다. 과일과 떡, 오빠내외가 선물한 케익 등으로 상차림을 하고 보니 꽤 파티의 느낌이 났다. 

백일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며_1
집에서 하는 백일잔치도 빌리거나 간단히 꾸밀수 있는 용품으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나는 아기의 백일을 축하하고 참여한 사람들도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이벤트 물품들을 꺼내어 주인공인 아기와의 포토타임을 가졌다. 친정엄마는 수린이의 영원한 해바라기라며 해바라기 머리띠를 하셨다. 
시어머니는 이것 저것 해 보시더니 루돌프 머리띠를, 오빠와 새언니는 오페라의 유령과 마법사, 신랑은 엘비스 프레슬리, 나는 리본공주가 되었다. 손님들도 각자 마음에 드는 분장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백일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며_2
즐거움을 가미한 백일파티
 
아기의 백일상에는 백설기와 수수팥단지를 올렸다. 식사는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월남쌈과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생선, 새언니와 신랑이 좋아하는 양념갈비 등으로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상을 차렸다. 아기의 백일을 맞아 가족들이 모여 웃을 수 있는 이 자리가 바로 잔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백일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며_3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한 식사
 
식사를 한 후에는 백일간의 아기의 사진을 영상으로 보았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100일간의 아기의 성장에 감회가 새로웠다. 키도 크고 조그맣던 손이 제법 통통해지고 이젠 손으로 물건도 잡는다. 목도 못가누더니 뒤집기도 한다. 잠도 꽤 오래 잔다. 

아기의 백일을 준비하면서 아이와 함께한 백일을 돌아보니 이런 것이 '백일의 기적'이구나 싶다. '백일의 기절이 아닌 백일의 기적을 선사해준 수린아 고마워! 밝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길'. 
수린이와 함께하는 매일의 순간이 기적임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일상에서 깨어있는 엄마가 되기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그리고 초보엄마로서 순산하고 육아에 노력했던 나 스스로에게도 격려와 칭찬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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