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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학교 인문학콘서트,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탐구하다
2024 호매실도서관,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지혜콘서트
2024-09-04 16:25:14최종 업데이트 : 2024-09-04 16:24:55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지혜학교 강연교실

지혜학교 탐구 교실

 

여름의 끝자락인데도 아직 한낮에는 뜨거운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이다. 만일 뜻밖의 행운으로 당신에게 한 달의 휴가가 주어져 읽을 만한 벽돌책을 두어 권쯤 가져간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수원 호매실도서관에서는 지난 7월 4일부터 박미경 교수의 지도로 「2024 지혜학교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지혜콘서트」라는 매력적인 인문학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참가 수강생은 30여 명정도이며, 필자도 처음부터 이 열렬한 책벌레들의 향연에 동참하고 있다.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연결고리를 찾아 현대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문학상 수상작들을 읽으면서 문학의 가치를 음미하고 서로 피드백도 하면서 철학적 깨달음을 이루어나가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지혜학교 인문학강연 포스터

지혜학교 인문학강연 포스터


지난 8월 22일엔 그중 일곱 번째 순서로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다루었다.

모비딕은 구약성서에서 바다의 용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로 바다의 괴수를 상징하는 악의 화신 이름이다. 『모비딕』은 어떤 파도와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삶이라는 망망대해속에서 어떤 자세로 삶을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고래잡이에 나선 선원들의 항해에 깃들인 인생 살이, 모험을 통하여 생의 의미를 통찰해보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주요 캐릭터로는 거대한 흰색 고래 모비딕, 에이허브 선장, 화자인 이스마엘이 등장한다. 


먼저 허먼 멜빌(1819~1891)이란 작가에 대하여 알아보자.

작가 허먼 멜빌은 미국 뉴욕에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12살에 아버지의 죽음을 맞는다. 급격히 몰락한 집안 때문에 학교도 그만두고 19살에 화물선 선원 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대서양과 태평양을 누비는 풍부한 해양 경험을 바탕으로 20대부터 여러 편의 자전적인 해양 소설을 발표하다 1851년 31세에 고래잡이를 소재로 한 세 번째 작품 모비딕을 발표하게 된다.

모비딕은 19세기 미국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리어왕, 폭풍의 언덕과 함께 영미소설 3대 비극으로 꼽히는 일대 명작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작가 살아 생전에는 전혀 각광받지 못하다가 DH 로렌스가 위대한 작가라고 찬탄한 게 계기가 되어 작품이 탄생한 지 70년이 지나서야 그의 작품들이 빛을 보게 된다. 멜빌이 좋아하는 작가로는 나다니엘 호오돈과 애드거 앨런 포 작가를 꼽았다고 한다.

박미경 교수는 허먼 멜빌 작가의 문체상의 특징은 서사적이고 시적이며 세익스피어의 영향을 받아 독백을 많이 인용하였다고 분석한다. 기독교와 이교도, 바다와 대지 등 이분법적 접근도 많이 활용하였다. 

모비딕. 김석희번역.  작가정신.  806쪽

모비딕. 김석희 번역. 작가정신. 806쪽


줄거리를 살펴보면 평생 고래잡이에 종사한 에이허브 선장은 사고로 모비딕에게 다리를 잃고 복수의 집념에 불타오른다. 그리하여 피쿼드 호란 배에 선원들을 규합하여 고래잡이에 다시 나가게 된다. 30여 명의 인간 군상들 속에 세상의 모든 인물 유형이 집약되어 있는 셈이다.

 

그들은 삶이라는 길고 긴 항해 속에서 서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만의 신념과 믿음 안에 빠져사는 고독한 인간 세계의 모습을 보여준다. 에이허브 선장은 모비딕에게 복수하려는 광기에 사로잡혀 모비딕을 잡는 것에 사로잡힌 나머지 모두가 살 수 있었음에도 기어이 모두를 죽음으로 이끌고 간다.
미소의 아이콘. 박미경 지도교수

미소의 아이콘. 박미경 영문학 교수


모비딕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일종의 서사시로도 불릴 만한 대작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소설은 "내 이름을 이스마엘이라고 해두자."라는 첫문장으로도 유명하다. 소설은 선원 중 하나인 이스마엘의 내레이션으로 이어지는데, 이스마엘은 방랑벽을 타고난 멜빌 자신의 자전적 운명이 녹아든 인물이라고 볼수 있다. 이스마엘이 포경선에 탄 이유는 고래잡이가 어떤 건지 알고 싶고 세상을 알고 싶어서, 즉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끊임 없는 갈망'(제1장 제목)때문이기도 했다. 즉 무엇을 알고 싶다는 끝없는 인식론적 탐구욕에 자신도 모르게 자석처럼 이끌린 것이다. 결국엔 선장의 아집으로 모두가 죽고 혼자 살아남은 이스마엘의 회고담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토리 라인은 간단하지만 내용의 많은 부분은 고래학 경전이라도고 할 만큼 고래에 대한 다양한 묘사로 가득하다. 번득이는 명대사와 문구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며  독서의 즐거움도 못지않게 크다.
 

작가는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운명의 신비와 신의 섭리를 결코 완벽하게 헤아리거나 이해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생의 어느 지점에 시련이 닥쳐오면 담담히 그 시련을 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인간의 한계와 자연의 힘에 대한 외경, 자아와 정체성의  탐구라든지 또 선원들 간의 우정과 갈등, 종교와 철학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소설은 방대한 인간 세상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번역한 김석희 번역가는 "여러가지 암시가 씨줄날줄로 직조되어 의미가 팽창하는 작품이며 이소설은 '무언가가 아주 깊다'는 감상에 이르게 되고 아주 깊다는 인상은 단일하다기보다 복잡미묘하게 잔 물결이 이는 해수면처럼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다양한 빛을 내는 윤슬같은 작품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원문을 보다 잘 이해하려면?

원문을 보다 잘 이해하려면? 

서로 소감, 의견 나누는 시간

서로 소감, 의견 나누는 시간


참가자 중 류이현 님은 "이전에 책도 보고 영화도 보았지만 이번에 모비딕은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왔다. 백과사전 같기도 하고 나아가 인생의 나침반 같은 책의 내용을 곱씹으며 보다 차원 높은 생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었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각자의 삶에 있어서 인생의 나침반은 각자에게 새겨진 인생관일 터이다. 알 수 없는 미지의 항로 속에서 에이허브 선장같은 오만이 아니라 스타벅의 현명한 생의 의지를 따라갔더라면 더 나은 결과였을 텐데 하며 우리는 삶의 깊은 의미를 통찰해야 하지 않을까.
 

지혜학교 인문학콘서트는 9월 26일을 마지막으로 3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호매실도서관은 육아 특화도서관으로 지하1층 지상3층구조로 되어있는데 1층에 "어린이자료실"뿐 아니라 어린이 영어특화실이 따로 있어 많은 관련 도서를  비치하고 있으니 어린이가 있는 학부모 님은 어린이 동반 살펴볼 만하다.

 

호매실도서관
주소: 경기 수원시 권선구 칠보로 169 (빛누리아트홀 맞은편)

대표전화: 031-228-4658

어린이 특화도서관

어린이 영어 특화 자료실, 호매실도서관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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