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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의 한가운데, 온실에 울린 클래식
아이의 박수와 부모의 미소가 만든 수목원의 아침... 수원시립교향악단 아트인사이드 ‘선율’ 열려
2026-01-14 18:02:11최종 업데이트 : 2026-01-14 18:02:06 작성자 : 시민기자 이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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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 명의 시민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린 일월수목원 '선율' 음악회 1월 14일 오전 11시, 수원 일월수목원 전시온실이 시민들로 가득 찼다. 유리천장 너머로 겨울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초록 식물들 사이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았다. 평소에는 조용한 산책 공간인 전시온실이 이날만큼은 하나의 작은 공연장으로 변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새해 첫 아트인사이드 공연 '선율'을 보기 위해 약 15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것이다.
전시온실에서 만난 금관 5중주의 울림 이번 무대는 수원시립교향악단 금관 5중주가 꾸몄다.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로 구성된 금관 편성은 밝고 힘 있는 음색이 특징이다. 연주에 앞서 해설자는 관객을 향해 이렇게 설명했다. "금관악기는 원래 축제나 행진에서 많이 쓰이던 악기입니다.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도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이 짧은 해설은 이날 공연의 성격을 단번에 설명해 주는 말이기도 했다. 어렵지 않고, 멀지 않은 클래식이었다.
김재윤 씨의 해설과 함께한 6명의 연주자들 첫 곡으로 연주된 요한 슈라멜의 '비엔나 행진곡'은 경쾌한 리듬으로 온실을 가볍게 흔들었다. 연주자는 "걷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들어 달라"고 덧붙였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리듬에 맡겼다. 클래식이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음악'이 아니라는 메시지는 곡 설명과 함께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공연은 약 30분간 이어졌다. 짧지만 밀도 있는 무대였다. 따뜻한 온실 덕분에 관객들은 외투를 벗은 채 편안하게 음악을 즐겼고, 식물 사이로 퍼지는 금관의 소리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풍경처럼 바꿔 놓았다. 아이의 박수, 공연장의 분위기를 바꾸다 이날 공연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었다. 객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아이들은 음악 앞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반응했다. 발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한다는 긴장감 대신, 음악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분위기가 공연장을 채웠다.
초등학교 3학년 박수빈 양은 공연을 지켜보던 중, 기자가 어떤 곡이 가장 좋았는지를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겨울왕국이요"라고 답했다. 실제로 영화 겨울왕국 모음곡이 연주되자 수빈 양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박수빈·찬우 남매가 박수를 치며 연주를 즐기는 모습 "이 곡은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들으면 더 재미있어요. 눈 내리는 풍경과 용기, 모험의 감정이 음악에 담겨 있습니다." 연주자의 짧은 해설이 더해지자 아이의 박수는 더욱 힘을 얻었다.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교 2학년 동생 박찬우 군도 누나를 따라 조용히 손뼉을 보탰다.
네 살 연재가 보여준 '클래식의 표정' 군포에서 왔다는 연재네 가족의 모습도 공연장의 온기를 더했다. 네 살 연재는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고개를 갸웃하며 소리를 따라갔다. 사진 촬영을 부탁하자 엄마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예쁜 짓'을 선보였고, 그 모습에 주변 어른들까지 미소를 지었다. 연재네 가족이 함께하며 연주를 즐기는 행복한 순간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가 연주되기 전, 연주자는 "조금 느리고, 살짝 쓸쓸한 춤곡"이라고 소개했다. 음악이 흐르자 객석은 잠시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음악을 분석하지 않고 그대로 느낍니다. 그 반응이 연주자에게는 가장 솔직한 피드백이죠." 연주자의 말처럼, 아이들의 표정은 음악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연주 레퍼토리가 포함된 일월수목원 연주회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 문화가 일상이 되는 순간 디즈니 영화 음악과 멕시코 민속음악 메들리까지 이어진 이번 아트인사이드 '선율'은 '처음 듣는 클래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 무대였다. 마지막 곡이 끝난 뒤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응답해 연주된 '오 샹젤리제'에서는 자연스러운 떼창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수목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연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온실에 울린 것은 단지 금관악기의 선율만이 아니었다. 아이의 박수와 부모의 미소, 그리고 음악을 이해하도록 돕는 짧은 해설들이 어우러지며 클래식은 특별한 공연이 아닌 일상이 됐다. 겨울방학의 어느 오전, 수목원에서 시민들은 그렇게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음악을 만났다. 연주회가 개최된 일월수목원 전시온실, 한겨울에 어르신 및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일월수목원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일월로 61(천천동) 관람시간 : 09:30 ~ 17:30 (17:00 매표 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공휴일 또는 연휴인 경우 그 다음날)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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