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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드론·불꽃이 만난 밤… 만석거, 수원의 가장 찬란한 봄이 되다
역사·예술·시민이 어우러진 도심형 야간 축제 현장
2026-04-06 13:17:45최종 업데이트 : 2026-04-06 13:17:4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봄비가 지나간 뒤, 공기는 놀랄 만큼 투명해졌다. 그 맑은 공기 위로 벚꽃이 번지고, 어둠이 내려앉자 만석거의 밤은 빛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수백 대의 드론과 음악, 그리고 수만 명의 시민이 만들어낸 '2026 만석거 새빛축제'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무대였다.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4월 3일 개막한 '2026 만석거 새빛축제'는 이튿날인 4일, 수만 명의 시민이 찾은 가운데 본격적인 열기를 드러냈다. 낮보다 밤이 더 빛나는 이 축제는, 벚꽃이 만개한 계절과 맞물려 수원의 봄을 대표하는 야간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230년의 시간을 품은 공간, 빛으로 다시 태어나다

만석거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1795년 수원화성 축성과 함께 조성된 이 저수지는 오랜 시간 지역의 생명줄 역할을 해왔으며, 2017년에는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만석거 새빛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이번 축제는 이 역사적 공간 위에 현대적인 콘텐츠를 입혔다. 미디어아트와 드론, 음악 공연이 결합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장소가 가진 의미를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음악으로 열린 봄밤, 시민과 함께 완성된 무대

해가 지기 전부터 공연장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의자에 앉은 관객뿐 아니라 주변 잔디와 산책로까지 자리를 잡은 시민들로 빼곡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 친구끼리 나온 청년들, 연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축제의 시작은 재즈 브라스밴드 '나발스'가 알렸다. 묵직한 금관악기를 메고 등장한 연주자들은 경쾌한 리듬으로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현장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고, 일부 관객들은 몸을 흔들며 음악을 즐겼다.
 

수원시립합창단 공연이 펼쳐지며 현장 분위기를 따뜻한 봄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수원시립합창단 공연이 펼쳐지며 현장 분위기를 따뜻한 봄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수원시립합창단은 '멜.로.일.상'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였다. 봄과 어울리는 친숙한 곡들이 이어지자 관객들의 표정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는 시민들의 모습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며, 축제를 '함께 만드는 자리'로 바꾸고 있었다.


"기다림도 축제입니다"… 카메라에 담긴 또 하나의 풍경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만석거 다리 위와 주요 포인트에는 이미 삼각대를 세운 촬영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드론쇼와 불꽃놀이를 가장 좋은 구도로 담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던 한 시민은 "좋은 장면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가지만, 그걸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진 않는다"며 "이 시간 자체가 이미 축제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록자들의 시선은 또 다른 방식으로 축제를 완성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공연을 즐기고, 누군가는 그 장면을 남기며 같은 공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가족 단위,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온 관람객들이 놀이도 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가족 단위,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온 관람객들이 놀이도 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쌀쌀한 봄밤에도 꺼지지 않은 시민들의 온기

해가 완전히 저물자 기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호수 주변에는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더 낮게 느껴졌지만, 현장을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담요를 두르거나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가수 인순이의 공연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다시 한 번 고조됐다. 힘 있는 가창과 무대 장악력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호응했고, 현장은 작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딸과 함께 남양주에서 온 어머니가 포토존 조형물 앞에서 소녀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딸과 함께 남양주에서 온 어머니가 포토존 조형물 앞에서 소녀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양주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는 이현숙 씨는 "어머니가 벚꽃을 좋아하셔서 일부러 시간을 내 방문했다"며 "공연을 보시면서 계속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날씨는 조금 쌀쌀하지만 이런 공연과 분위기를 도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좋다"며 "매년 기대하게 되는 행사"라고 전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빛, 만석거를 '무대'로 바꾸다

이날 축제의 절정은 드론쇼였다. 수백 대의 드론이 일제히 떠오르며 어두운 하늘 위에 빛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물 위에는 그 빛이 그대로 반사되며, 하늘과 호수가 하나로 이어진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하트 형상을 그리며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하트 형상을 그리며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드론은 하트 모양과 '사랑해'라는 문구를 차례로 그려내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이어 친근한 캐릭터 형상으로 변하며 아이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뒤이어 펼쳐진 불꽃놀이는 장면에 강한 여운을 더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진 빛의 연출이었지만, 그 순간은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화려한 불꽃이 터지며 호수 전체를 황홀한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화려한 불꽃이 터지며 호수 전체를 황홀한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계절 행사'를 넘어, 도시의 브랜드로

만석거 새빛축제는 단순한 벚꽃 행사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공간, 자연 경관, 문화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만석거 새빛축제가 수원을 대표하는 야간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4월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짧은 봄의 시간 속에서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기억을 남기고 있다. 벚꽃은 곧 지겠지만, 그 아래에서 함께했던 밤의 풍경은 오래도록 각자의 마음속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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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거새빛축제, #벚꽃, 드론쇼, 불꽃쇼, #야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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