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프랑스는 새 대통령을 뽑았다. 나폴레옹 이후 가장 젊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그런데 퍼스트레이디 트로뉴는 마크롱보다 24세 연상이다. 고등학교 시절 마크롱은 트로뉴가 담당하는 학교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사랑에 빠졌고, 두 사람은 2007년 결혼했다. 당시 트로뉴는 54세, 마크롱은 30세였다. 두 사람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사랑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괴테는 71세 되던 말년, 16세 되는 요리사 울리케를 마지막 사랑으로 여긴다. 대영제국의 에드워드 8세는 배경과 외모가 빼어나지 않고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윌리스 심프슨과 사랑에 빠진다. '러브스토리'의 두 주인공, 명문부호의 아들 올리버와 이민가정의 가난한 제니는 결혼식을 올린다. 이같이 사랑 앞에서는 연령, 외모, 출신배경 등 모든 것이 배제된다. 맹목이 되는 것일까. 사랑의 맹목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처음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면 대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PEA)이 생성된다. 도파민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PEA는 연인들이 밤새 마주 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게 해준다. 특히 PEA는 스릴을 느낄 때 더욱 많이 분비된다. 사랑의 맹목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이때쯤 되면 연인들은 식욕을 잃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껴 앉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서, 뇌하수체에서는 모성행동을 유도하는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어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몸 안에서 분비하는 모르핀이라는 뜻이다. 사랑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모르핀 주사를 맞는 폭이 되어 어떤 고통도 감수하게 된다니, 이와 같이 사랑의 기적을 가능하게 하는 맹목의 밑바탕에는 PEA와 엔도르핀이 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으면 도파민과 PEA에 의하여 기분이 좋게 되어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게 되고 음식, 취미, 취향까지 같아지는 등 상대방의 좋은 점을 닮으려는 동조현상이 일어난다. 어쩌면 유치한 것 같아 보인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란 감정이다. 공원이나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에게 꽃이나 초콜릿을 파는 것도 바로 이런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결국 사랑을 하게 되면 착해진다. 게다가 긴장감을 높이는 교감신경계가 활동을 개시하여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여 얼굴이 빨개지고 소화불량까지 걸리게 된다. 그리고 침 분비가 감소되어 입술에 침을 바르거나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포만 중추를 자극하여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을 갖게 한다. '맨 처음 그대가 왼손으로 서툴게 다가와 시작했으므로 나도 별안간 왼손잡이가 되었다' 그러나 사람을 홀딱 반하게 하는 도파민과 PEA는 최고량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길게는 3년 정도 지나면 뇌에 내성이 생겨 분비가 감소한다. 따라서 사랑의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 신체는 점점 다른 물질을 필요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 독서나 생활 등에서 다듬어진 지성미나 교양미로 원숙한 인간미를 가꿔 나가는 것이 사랑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남들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개발하는 것이다. 단점을 감추려 전전긍긍하기보다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을 당당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사랑의 지름길이다. 인간의 뇌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약화되지만 사랑 감정을 관장하는 오른쪽 뇌는 연령과 관계없다고 한다. '맨 처음 그대가 왼손으로 서툴게 다가와 시작했으므로 나도 별안간 왼손잡이가 되었다'. 혹시 초콜릿 제조업체 상속녀, 사랑의 마술사 트로뉴는 왼손 사용이 능숙한 것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