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칼럼] "아이 많이 낳으면 집도 무료로 빌려 준다는 게 사실인가요?"
언론인 김우영
2019-02-05 14:28:20최종 업데이트 : 2019-02-05 14:23:36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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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아이 많이 낳으면 집도 무료로 빌려준다는게 사실인가요?" 우리 부부는 모두 5명의 아이들을 낳아 길렀다. 딸 셋, 아들 둘. 지금 큰 딸이 30대 후반이고 막내아들도 머지않아 30살이 되니 이제 등록금 걱정은 없다. 세 명 혼사 치를 일만 남았다. 그러니까 80년대에 다섯 아이를 낳아 키운 것인데 그때는 어느 후진국 산골에서 온 '원시족' 취급을 받았다.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저 낳다보니 다섯 명이 됐다. 그 많은 아이들을 모두 어떻게 키우려고 하느냐는 부모와 장모의 한숨소리도 자주 들었다. 그때는 자가용 승용차가 없어서 다섯 명을 이끌고 버스를 타면 승객들이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추석이나 설에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에 있던 본가에 가는 것도 큰일이었다. 매산동에 살 때인데 아이 다섯을 데리고 만원버스를 타고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가는 것이 고통스러워 날씨가 좋으면 수원역부터 걸어서 간 일도 있다. 이를 딱하게 여긴 화가 남부희(현 협성대 예술대학 조형회화학과 교수)형이 자신의 오래된 승용차로 우리 식구들을 태워다 준적도 여러 차례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어쩌다 통닭을 사갖고 들어가도 세 마리는 돼야 식구 모두의 입에 기름기를 묻힐 수 있었다. 귤 한 상자는 그날 저녁에 텅 비었다. 시집간 셋째 딸을 낳을 때는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았다. 정부의 출산 정책 때문이었다. 인구 절벽으로 국가 소멸이 우려되는 지금은 많이 낳아달라고 정부가 애걸복걸을 하고 출산 장려금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지만 그때는 국가 정책에 반하는 반정부 인사 취급을 받았다. 김영삼 정부 들어서면서 이 규제는 사라졌다. 왜 장황하게 개인사를 늘어놓는가 하면 '수원휴먼주택'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해부터 자녀가 다섯 이상인 무주택 가구에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다자녀가구에 임대하는 주택은 수원시 주거복지정책의 하나인 '수원휴먼주택'의 일부다. 휴먼주택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주거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준다. 수원시는 지난해 5호, 올해 45호, 2020~2022년에는 매년 50호를 매입하는 등 200호를 확보해 다자녀가구 등에 빌려줄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매입한 수원휴먼주택 5호를 다자녀가구에 임대하고 있다. 다섯 가구 가운데 네 가구는 자녀가 6명이고, 한 가구는 자녀가 8명이다. 지난해 11월 26일엔 6자녀 가정이 화서동 소재 신축 다세대주택에 첫 입주했다. 이어 12월 2일에는 8자녀 가정이 매탄동 소재 연립주택에 입주했다. 이날 염태영 시장도 이사 가정을 방문, 축하 인사를 했다. 이에 입주자는 "처음에 (염태영 시장이) 집을 마련해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았는데, 진짜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돼서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염태영 시장이 매탄동 8자녀가정을 방문, 입주를 축하해주고 있다. 올해도 다자녀가구 주택 지원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임대 기간은 2년이고, 재계약을 9번 연 이어 할 수 있기 때문에 최장 20년 동안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도 없다.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게다가 수원시는 아이들이 많은 가족의 특성상 층간 소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겠는데 이를 위해 가능한 한 1층을 매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 직장·자녀 학교 통근·통학문제 등도 감안해 다자녀 가정이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지원할 계획이란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