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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젊어도 방심은 금물, 망막이 들뜨는 망막박리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2021-09-24 08:10:13최종 업데이트 : 2021-09-24 08:12:00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상단표출이미지

 

우리 눈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떨어져 나와 들뜨게 되는 망막박리는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응급질환이다.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자칫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망막박리는 노화에 따른 유리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점점 10대 청소년 및 2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관찰되고 있다. 따라서 젊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눈앞이 번쩍거리는 광시증이나 날파리증 같은 증세를 느꼈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망막박리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가

우선 우리 눈에는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이라는 부분이 있다. 마치 종이처럼 얇은 신경조직으로 안구의 뒤쪽 내벽에 벽지처럼 붙어있다. 그리고 이 망막에서 색깔과 사물을 구별하고 시력을 나타내는 중심 부분을 황반이라고 부른다. 황반 이외의 망막은 주변부를 볼 때나 어두운 곳에서 볼 때 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안구 내벽에 붙어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이 안구 벽으로부터 떨어져 들뜨게 되는 상태를 '망막박리'라 한다. 망막에 구멍이 생겨 액체 상태의 안구내액이 망막 아래로 흘러들어가 망막의 시세포와 내망막층이 분리되는 질환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초기 증상은 눈앞에 작고 까만 물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 일명 날파리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비문증은 눈 속 유리체라는 부위에 부유물질이 생기는 것으로 숫자도 여러 개일 수 있으며 갖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날파리나 하루살이 같은 곤충 모양, 점 모양, 동그란 반지 모양, 아지랑이 모양, 실오라기 같은 줄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보이며 수시로 그 형태가 변할 수도 있다.


또한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이나 검은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변하는 시야 장애, 시력 저하 증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갑자기 시력저하가 나타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안과를 방문해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한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서 시력 저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치매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고령 환자는 망막박리를 방치하다가 결국 수술을 받지 못하고 실명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박리는 왜 발생하는가

망막박리의 주요 원인은 노화 및 고도근시이다. 노화로 인해 망막과 수정체 사이에 투명한 젤리 형태의 유리체가 수축되면서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일명 '유리체 액화' 현상이 생겨 발병한다. 유리체 액화가 발생하면 유리체가 수축하며 유리체-망막 접합부를 유리체가 강하게 잡아당겨서 망막에 구멍이 뚫린다. 이 구멍을 통해 안구내액체가 망막 아래공간으로 이동하며 망막이 내벽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도근시로 인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망막박리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근시가 심할수록 안구의 길이가 길어져 망막이 얇아지는데 근시가 유리체 액화 현상까지 유발해 결국 망막에 구멍이 생기기 쉽고 망막박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도 가려움증 때문에 눈을 세게, 자주 비벼 망막박리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충격을 가하는 외상도 주의해야 한다. 안구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게 되면 급격한 유리체 견인에 의한 망막 열공 및 박리가 발생 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망막박리 진료인원 데이터를 보면 10대나 20대에서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훨씬 높았는데, 젊은 나이 남성의 발병률은 외상과도 관련이 높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때문에 구기 종목이나 권투, 격투기 등의 스포츠를 할 때는 눈을 보호할 수 있는 고글, 헬멧과 같은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치료방법은 수술뿐인가

망막의 박리가 국소적이며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를 침범하지 않은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망막박리가 광범위하며 황반부를 침범한 경우는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수술 방법은 공막돌륭술과 유리체절제술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공막돌륭술은 안구 외부에서 실리콘 스폰지로 눈을 눌러주거나 실리콘 밴드로 안구를 조여서 망막에 생긴 구멍을 막아주는 수술이다. 유리체절제술은 안구 내부의 유리체를 제거한 뒤 레이저로 구멍 주위를 막고 가스를 넣어 망막을 제자리로 돌리는 수술이다. 망막에 생긴 구멍이 모두 잘 막히면 망막이 다시 안구 내벽의 제자리에 붙고 안구를 유지시키면서 시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환자의 나이와 망막박리 양상에 따라 수술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망막박리가 발견되고 가급적 빨리(1주일 이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수술 받을 때 주의할 점은

정확하고 철저한 검사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현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시력회복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한 뒤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황반부가 떨어지기 전에 수술을 받아 망막을 붙이면 정상시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미 황반부가 떨어진 후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 이때는 수술 전까지 망막이 더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막고 들뜬 망막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물론, 수술 후에도 망막이 다시 잘 붙을 수 있도록 일정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지내야 한다.

 

수술만 받으면 시력이 회복되는 데는 문제가 없는가

일반적으로 수술 후 1-2개월 까지는 수술 이전보다 시력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 망막이 안구내벽에 잘 붙고 문제가 없으면 1-2개월 후부터 점점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떨어졌던 망막이 아무리 다시 잘 붙는다 해도 수술 전과 완전히 똑같은 시력을 회복하기란 불가능하다. 당뇨병이나 포도막염 등의 질환이 같이 있는 경우라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수술 후 눈 속에 출혈이 생기거나 망막박리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이차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망막박리 예방을 위해 중요한 점

 
1. 고도 근시라면 10~20대 이더라도 정기적으로 주변부 망막검사를 받아본다.
2. 날파리증과 같은 의심증상이 발생했을 때 빨리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다.
3. 안구에 직접적인 외상을 주는 운동이나 활동을 할 때 안구 보호구를 착용한다.
4. 가족력이 있거나 아토피피부염이 있다면 조기에 망막검사를 하고 외상에 주의한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세준 교수 프로필 및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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