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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아시는가, 경기도청 수원 이전(移轉) 이야기 - 막 내리는 ‘팔달산 경기도청 시대’(중) -
김우영 언론인
2022-04-25 13:42:54최종 업데이트 : 2022-04-26 09:00:42 작성자 :   e수원뉴스 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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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서울에 있던 경기도청 이전을 둘러싸고 수원과 인천은 크게 대립했다.

1953년 4월 15일 인천에서 먼저 '경기도청 유치위원회'가 발족됐다. 이에 1주일 뒤 수원에서도 '경기도청 수원 존치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두지역이 사활을 걸다시피 하면서 본격적으로 뜨겁게 부딪친 것은 1962년부터였다. 수원의 김구배(金九培)라는 이가 개인 자격으로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게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서는 1910년 수원에 있던 경기도청이 서울로 이전해 간 내력과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도청은 수원으로 와야 한다고 간절히 호소하는 내용이다.

 

인천과의 치열한 도청 유치전, 승자는 수원

 

놀랍다, 고위 관직이나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이 무소불위의 시퍼런 권력을 쥐고 있던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의장에게 개인 자격으로 장문의 건의서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당시 박창원 경기지사는 경기도청사를 '시흥군 안양읍'으로 이전케 해달라고 박 의장에게 진언했다고 한다. 이에 김구배는 다시 '수원시민과 화성군민에게 고함'이라는 격문을 냈고 이 격문도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의장에게 발송됐다.

 

수원시와 함께 인천시, 안양시까지 경기도청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수원에는 이병희 국회의원이, 인천에는 유승원 국회의원이 사활을 건 유치전을 벌였다.

1963년 이병희 국회의원과 수원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경기도청 수원유치 추진위원회가 발족됐다.

1963년 12월 7일 인천에서는 경기도청 유치 인천시추진위원회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도청 인천유치 의지를 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천 유치를 위해 인천시내에 전단을 살포하고 12일에 도청 유치 인천시민대회를 갖고, 14일 도청 유치 촉구 철시를 감행하는 등 극한투쟁을 펼치기로 했다.
 

인천 측이 행동에 돌입하기 전 국가재건최고회의는 12월 10일 경기도청을 수원시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2월 16일엔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이전한다는 법률이 공포됐다. 혈전(血戰)의 승자는 수원시였다. 이병희 의원은 삭발을 하고 박정희 의장을 만나 무릎을 꿇고 도청 수원이전을 청원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1964년 10월 15일 팔달산 아래 수원공설운동장 터에서 경기도청사 신축 기공식이 열린 데 이어 1967년 6월 23일 도청 이전식과 시민환영대회 등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열렸다.

 

수원시, 전국 최초 '근저당권부 대위 경매'로 체납세 징수

1967년 6월23일 팔달산 아래 수원 신청사에서 열린 경기도청 이전식

 

 

 

팔달산 시대 마감, 광교신도시로 가는 도청

경기도청은 올해 팔달산 시대를 마감하고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로 이전한다. 경기도청사 이전 움직임은 1995년 '경기도종합청사 기본계획' 수립 이후 계속돼 왔다.
 

1995년 현 도청사에 재건축하는 것으로 설계까지 마쳤지만 1997년 IMF 금융위기로 한차례 좌초됐다. 이어 2001년 도의회의가 이전을 권고함으로써 2004년 현 부지인 광교신도시 이전을 결정했다. 당시 지구지정을 완료한 뒤 2009년 건축설계당선작까지 선정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행되지 못했다.
 

이전 사업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은 남경필 전 지사 시절이다. 2015년 7월 신청사 건립 로드맵이 발표됐고 2016년 4월 마스터플랜을 확정, 이듬해인 2017년 7월 15일 기공식을 가진 것이다.

 

광교신청사는 2만6천227㎡ 부지에 연면적 9만9천127㎡(지하주차장 5만1천666㎡ 별도) 규모로 건립되며,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다. 도 본청 건물(22층)과 도의회 건물(12층)로 구성되며, 2천915억원을 들여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경기도청 주변 슬럼화를 막아라, 도시재생사업 진행

문제는 도청 이전 후 이 일대가 슬럼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2021년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 주민제안공모사업'에 선정된 6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일반공모에서는 '2021도시재단 주민제안 통합공모사업'을 통해 바느질 기술 습득 후 근현대 복장을 제작해 일자리 창출과 향교로에 근현대 복장 대여소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사업인 '근현대 코스튬 제작을 위한 기술 익히기', 마을 특화상품 개발을 통해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홍보하고 교동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향교로 근대문화거리 꾸러미' 2개 사업이 선정됐다.

 

기획공모의 경우 '2021년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 주민제안공모사업(기획공모)'을 통해 총 4개 사업이 선정됐다.
 

△세리그래피로 꿈을 그려 보는 향교로=실크스크린인쇄 양성과정, 협동조합 설립, 전시회 개최 등을 통해 향교로 지역의 공유경제 발전을 부흥시키고 경력단절 및 은퇴자 대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

△新산루리 수원 독립운동가 마을 조성 근대역사문화 탐방활동=청년 역사문화 해설단 양성, 근대역사문화 탐방활동을 통해 향교로 근대역사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청년이 주체가 돼 지역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사업.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지역 대상 주민교육과 관리, 분리 봉투 제작 등을 통해 깨끗한 마을환경을 조성하는 사업.

△자원순환 마을 만들기-플라스틱 방앗간=캠페인을 통해 수집한 플라스틱 뚜껑을 상품으로 제작해 쓰레기에 대한 주민의식을 개선하고 자원 재활용 방법을 탐색하는 사업.

 

모두 일자리 창출부터 환경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더 나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청 앞에 오래 살아서 추억이 많은 나로서는 이 사업들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면 좋겠다.

 <다음 회는 '팔달산 경기도청은 근대문화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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