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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의 향수와 편안한 예술공간 '뽈리화랑'
뽈리화랑으로 재탄생한 구소화초등학교
2024-07-30 12:12:58최종 업데이트 : 2024-07-30 12:12: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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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들이 가득한 북수동성당 뜰 풍경 오래된 건물이 주는 편안함은 안정감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 헤아릴 수 없지만 늘 그 자리에서 풍경이 되어주는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투박한 듯 있는 그대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마음의 고향이 되어준다. '천주교수원순교성지' 간판이 붙은 북수동성당은 처음 화성 봉담에 위치한 왕림성당의 공소였다. 북수리의 팔부자집 2채 약 300여평을 매입하여 천주교 성당으로 수원시에서의 첫 전교를 시작했다. 북수동성당은 수원의 모성당으로 1930년대 심데시라도뽈리신부님이 부임하며 이곳에 고딕양식의 성전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공세리 성당처럼 멋진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있었다면 얼마나 더 근사할까 생각해본다. 1979년에 지어진 북수동성당 건물 6.25를 거치면서 폭격을 맞은 북수동 성당은 1979년 지금의 성전으로 다시 건립되었다고 한다. 담쟁이 덩굴이 온통 세월을 덮어버린 성전에는 미카엘 대천사가 지키고 있다.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이 있는 행궁동에 위치한 북수동성당은 건물이 높지 않아 하늘을 가리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도심 한복판이지만 야생화 밭이 가득한 뜰과 푸르름이 가득한 북수동성당은 있는 그대로 평화를 선물해준다.
북수동성당 뜰에서 발견한 꽃들 심데시라또뽈리 신부는 성전을 건립하고 학교설립을 했다. 처음에는 소화강습회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소화초등학교로 이름을 변경했다. 뽈리신부가 학교를 설립한 이유는 첫째, 가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맹퇴치를 위함이고 둘째,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은연중에 민족의식을 심어주기 위함이었으며 셋째, 천주교의 교리를 통해 아이들을 교회의 일꾼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서슬 퍼런 일제치하에서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돕고 의로운 일을 하며 신앙인으로서 교육자로서 헌신했다. 뽈리신부의 일화 중에서 유명한 것은 한글을 가르치다 한글로 된 교본을 문제삼은 일본형사에게 "내가 배워보니 조선어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서 매우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되오. 조선어를 내놓고 비방한다는 것은 일본 자신을 위해서도 이롭지 못한 일이오."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심데시라또신부기념비와 북수동성당 이 밖에도 뽈리신부는 고향인 프랑스에서 교회에 필요한 종을 프랑스에서 직접 제작해 공수해 왔다. 전쟁의 막바지에 다다른 일본은 청동으로 된 것이라면 숟가락 밥그릇 하나도 빼앗아갔던 때였다. 일본인이 종을 빼앗으려 하자 "프랑스에서 선교 목적으로 만든 이 종을 가져가서 대포알을 만들만큼 일본경제가 안 좋은 것이냐"며 일본의 약점을 찌르는 말로 강하게 제제했으며 이에 일본관리자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종을 숨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수녀원 옆 헛간 겨 속에 숨겨두어 결국 지금까지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대문에 걸린 종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겨진 북수동성당은 알면 알수록 신비스럽기만 하다. 뽈리아트그룹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뽈리화랑 얼마전 방문한 북수동성당 뽈리화랑에 뽈리아트그룹 전시회 프랑카드를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 뽈리아트그룹전에는 총 10명(권순옥, 남서목, 문홍규, 박혜영, 유복영, 이금희, 이홍순, 정수연, 최혜란, 허순자) 작가가 참여했다. 뽈리화랑은 따로 안내하는 사람이 없이 자유롭게 전시회를 관람이 가능하다. 길고 어두컴컴한 복도에 스스로 불을 켜고 들어가 작품을 관람하면 된다. 아주 오래된 교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무로 된 교실 바닥에서 옛 교실의 향수를 느낀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환영처럼 지나간 조용한 마루바닥에서는 그 아이들을 기억한 마루가 어른이 된 아이를 반기는 소리같다. 전시회 작품들과 그림이 된 북수동성당 건물 뽈리화랑 그룹전 작품들 2 교실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장은 긴 창문과 밖으로 보이는 성당건물과 함께 하나의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전시회라기 보다는 아주 운치있는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작가들의 작품에는 손글씨로 쓴 작품의 이름이 마치 명언을 적어놓은 것처럼 마음을 울리는 글귀가 많다. "봄날의 꿈", "영원한 사랑을", "그리운 바이칼", "숲속의 작은집에서 쉼을" 그림도 멋지지만 그림과 어울어진 뽈리화랑의 풍경과 작가들의 정성이 담긴 손글씨 제목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품을 관람했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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